오승환, 86경기-90이닝 페이스.. '너무 자주' 던진다

김동영 기자 / 입력 : 2016.05.06 06: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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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인트루이스의 불펜투수로 맹활약중인 오승환. /AFPBBNews=뉴스1





KBO 리그와 일본프로야구를 평정한 '끝판대장' 오승환(34)이 메이저리그 무대에서도 위용을 뽐내고 있다. 리그를 가리지 않고 있는 셈이다. 하지만 걸리는 부분도 있다. 너무 자주, 많이 던지고 있다는 점이다. 시즌을 치르면서 독이 될 수 있다.


오승환은 5일(이하 한국시간) 미국 미주리 주 세인트루이스의 부시 스타디움에서 열린 '2016 메이저리그' 정규시즌 필라델피아 필리스와의 경기에서 8회 올라와 1이닝 1피안타 무실점을 기록했다. 세인트루이스는 9회말 맷 할러데이의 끝내기 안타에 힘입어 5-4로 승리하고 전날 패배를 설욕했다.

이날 등판 성적을 더해 오승환은 올 시즌 15경기 15⅔이닝, 1승 무패 4홀드, 평균자책점 1.72를 기록하게 됐다. 피안타율과 WHIP(이닝당 출루허용률)도 각각 0.148과 0.89로 특급이다. 피OPS도 0.437에 불과하다.

여기에 20탈삼진-6볼넷으로 탈삼진-볼넷 비율도 3.33으로 좋다. 9이닝당 탈삼진 개수가 11.49개다. 볼넷은 지난 4월 21일 마지막으로 1개를 내준 이후 7경기 연속으로 무볼넷 경기를 치르는 중이다. 이처럼 오승환의 위력은 의심의 여지가 없다.


다만, 걸리는 부분이 없는 것은 아니다. 등판이 잦다. 투구수도 적지 않다. '혹사'라는 단어를 쓸 상황은 아니지만, 많이 등판하고 있는 것 또한 사실이다. 보직도 모호하다. 이길 때 등판했다가, 지고 있을 때 오르기도 한다. 필승조인지 추격조인지 헷갈린다.

오승환은 현재 팀 내 불펜투수 가운데 가장 많은 경기에 나서고 있다. 자연히 이닝도 가장 많이 소화했다. 투구수도 272구로 1위다. 오승환을 제외하면 200구 이상 던진 불펜투수조차 없다.

성적에서, 팀 불펜투수 가운데 평균자책점 2위에 피안타율-WHIP-탈삼진-피OPS이 모두 1위라는 점은 '오승환의 위엄'이다. 하지만 자주 등판해서, 많이 던지는 점은 분명 우려가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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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승환의 투구 연속동작. /AFPBBNews=뉴스1





5일 경기까지 세인트루이스는 28경기를 치렀다. 이 가운데 오승환은 15경기에 출전했다. 이닝은 15⅔이닝이다. 시즌 전체로 환산했을 때, 현재 오승환은 86경기-90이닝 페이스를 보이고 있다. 경기수는 프로데뷔 후 한 시즌 최다이며(심지어 오승환의 한 시즌 최다 등판은 2014년 64경기다), 이닝은 데뷔 첫 해인 2005년 99이닝을 기록한 이후 최다가 된다.

최근 3년간 메이저리그 불펜투수들 가운데 최다 등판은 80~81경기였다. 2013년 조엘 페랄타가 80경기에 나섰고, 2014년은 브라이언 쇼가 80경기에 등판했다. 2015년에는 현재 오승환의 팀 동료인 케빈 시그리스트가 81경기에 출전했다.

이닝으로 보면, 최근 3년간 불펜 최다이닝은 2013년 앤서니 스와잭(두산에서 뛰었던 그 스와잭이다)의 96이닝, 2014년 카를로스 토레스의 92이닝, 2015년 델린 베탄시스의 84이닝이었다.

단순 계산이기는 하지만, 현재 오승환이 보이고 있는 페이스라면, 불펜투수 시즌 최다 등판에 최다 이닝까지도 예상할 수 있다. 어쨌든 여기까지는 그럴 수 있다. 문제는 이후다. 스와잭이나 쇼, 페랄타나 토레스 모두 다음 시즌 좋지 못했다.

예외라 할 수 있는 베탄시스는 2014년 70경기-90이닝(이닝 2위)을, 2015년 74경기-84이닝를 연이어 소화, 많이 던지면서도 성적도 좋았다. 하지만 베탄시스는 1988년생으로 한창 나이다. 1982년생의 오승환은 만 34세 선수다.

최근 몇 년간 메이저리그에서는 불펜 투수의 가치가 급등했다. '불펜 3대장'을 앞세운 캔자스시티의 성공이 도화선이 됐다. 하지만 '과거에 비해' 나아졌을 뿐, 아직 박한 대우를 받고 있는 것도 사실이다. 기본적으로 몸값이 낮으면 구단이나 감독이 쓰기가 편하다. 불펜투수는 상대적으로 더하다.

감독 입장에서는 잘 던지고 있는 투수를 계속 쓰고 싶어 할 수밖에 없다. 하지만 아낄 수 있을 때 아껴줄 필요가 있다. 물론 현재 세인트루이스가 오승환을 마구잡이로 쓰고 있다는 것은 아니다. 3연투는 없으며, 2연투만 세 차례 있었다. 하지만 절대적인 수치가 높은 것은 우려스럽다. 시즌은 길다. 남은 시즌 동안 세인트루이스가 오승환을 어떻게 쓸지 관심이 쏠리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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