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듀101'에 빠진 韓가요계, 잊고있는 것은? '신예 창작자' 오디션의 '부재'

[길혜성의 뮤직 유니버스]33

길혜성 기자 / 입력 : 2016.04.14 11: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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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화면캡처=Mnet '프로듀스 101'


요즘 가요계와 방송계에서는 어딜 가도 Mnet '프로듀스 101'이 탄생시킨 11인조 신예 걸그룹 아이오아이(I.O.I) 이야기가 빠지지 않는다.

그도 그럴 것이, 아이오아이는 각기 다른 회사 소속 101명의 연습생들이 치열한 경합을 벌인 뒤 대중의 직접 선택에 의해 탄생된 국내 초유의 걸그룹이어서다.


파격 콘셉트의 '프로듀스 101' 최근 종영할 때까지 매회 핫이슈로 자리했기에, 아이오아이에 대한 관심은 현재로선 가히 톱 걸그룹급이라 할 만하다. 오는 5월 정식 데뷔할 아이오아이의 일거수일투족이 벌써부터 언론과 미디어의 주목을 이끌어 내고 있는 것도 이 때문이다.

'프로듀스 101'과 아이오아이의 존재는 너무도 열심히 가수의 꿈을 키워온 꿈나무들에, 스포트라이트를 받으며 데뷔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했다는 점에서도 의미가 있다. 대규모 프로모션을 진행할 수 있는 대형 기획사 소속 신예 걸그룹이 아닌 경우, 아이오아이처럼 데뷔 전부터 큰 관심을 이끌어 내기 힘든 게 가요계의 현실이어서다.

여러모로 의미 있는 '프로듀스 101'과 아이오아이다. 하지만 이들에 대한 주목도가 커지면 커질수록, 가요계 전체적 관점에서 볼 땐 아쉬운 점도 분명 있다.


물론 '프로듀스 101'과 아이오아이에 대한 부정적 견해는 아니다. 하지만 현 가요계와 방송계가 신예 작사가 및 작곡가 등 창작자들을 양산하는 데보다는, 곧장 화제가 될 수 있는 가수(팀)들을 탄생시키는 쪽에 무게 추가 아직도 심하게 기울었다는 점은 분명 짚고 넘어가야 한다.

비단 '프로듀스 101' 뿐 아니다. 적지 않은 기간 지속되며 여전히 관심을 끌고 있는 Mnet '슈퍼스타K' 및 SBS 'K팝스타'도 신예 가수를 탄생시키는데 역점을 둔 방송사 오디션 프로그램들이다.

가요계와 방송사가 가수 양산 오디션 프로그램에 중점을 두면서, 가요계의 가장 중요한 한 축이라 할 수 있는 작사 및 작곡 분야에서 스타급 새 얼굴들이 탄생하는 것은 갈수록 어려워지고 있다.

국내에는 수많은 대학에서 실용음악을 전공하는 실력 있는 능력 있는 학생들이 있지만, 이들이 메이저 음악 시장에 진입하기란 하늘에 별따기다.

현재 가장 많이 통용되고 있는 잠재적 작사가 작곡가 즉, 창작자들의 등용 방법은 유명 프로듀서 아래로 들어가 함께 음악을 만드는 것이다. 물론 유명 프로듀서에게 발탁되는 것 역시 소수의 행운아들에만 주어지는 일이다.

가요계와 방송계가 신예 가수 탄생에만 몰두하면서, 국내 가요계에서는 외국 창작자들과 일하는 게 어느덧 일반적 현상이 됐다. 물론 개성 넘치는 외국 창작자들과 작업은 세계적 트렌드를 빨리 읽을 수 있다는 장점 등, 국내 가요계에도 긍정적 영향을 미치고 있다. 하지만 글로벌 팬들이 여전히 관심을 갖고 있는 K팝이 기초부터 더욱 탄탄해지고 한국 특유의 색깔을 유지하려면, 국내 창작자 육성이 꼭 필요하다.

이를 위한 한 방편으로 방송계와 가요계가 뜻과 힘을 모아, 신예 작사가 및 작곡사를 메이저 가요 시장에 등용시킬 수 있는 오디션 프로그램도 탄생시켜야 할 시점이 왔다. 아니 지금 시작해도 늦었다 할 수 있다.

앞서 30년 경력의 톱 가수 이승철은 지난 2013년 '마이 러브'를 타이틀곡으로 한 정규 11집에 실용음악과 학생들의 곡을 의도적으로 담았다. 국내 가요계가 더욱 풍성해졌으면 하는 마음에서, 실용음악과 학생들에 메이저 창작자들로 거듭날 수 있는 기회를 자신의 앨범을 통해 제공한 것이다. 현재 가요계와 방송계는 당시의 이승철의 의도를 꼭 한 번 곱씹어 봐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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