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육룡' 유아인 "20% 돌파 로코 없이도 사랑받아..자부심"(인터뷰②)

SBS 월화드라마 '육룡이 나르샤' 이방원 역 유아인 인터뷰

임주현 기자 / 입력 : 2016.03.24 08:36 / 조회 : 596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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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아인/사진제공=UAA


(인터뷰①)에서 계속


드라마 '육룡이 나르샤'의 또 하나의 재미는 유아인(30)과 김명민의 연기 대결이었다. 영화 '베테랑'의 황정민, '사도'의 송강호 등 걸출한 실력의 연기자와 호흡을 맞췄던 유아인은 이번에도 김명민과 만나 우열을 가릴 수 없는 연기 대결을 벌였다. 유아인은 김명민과 호흡이 잘 맞았다고 밝혔다.

"('육룡이 나르샤'에서) 김명민 선배님과 관계가 단순하지가 않아요. 50부 내에서 대단히 존경하는 롤모델이었다가 정적이 되죠. 그 과정에서 변화의 포인트를 보여드리고 싶었어요. 김명민 선배님과 연기하면서 호흡이 잘 맞았죠. 천호진 선배님도 나오시니까 감독님이 '기 죽지마'라고 보내셨는데 제가 기죽는 성격은 아니에요. 초반에는 이방원이 기가 죽어있는 애고 정도전을 우상처럼 바라보고 눌려있는 부분이 있었죠. 어느 날 어른이 됐을 때 어긋나는 지점들에서 힘있게 부딪히는 순간이 있었어요. 김명민 선배님과 많은 대화를 나누지 않았지만 훨씬 장난도 많이 치고 재밌는 농담 하면서 편하게 지냈던 건 사실이에요."

이방원을 성공적으로 그려낸 유아인이지만 이방원을 연기하면서 혼란스러운 적이 있었다고 털어놨다. 기존의 이방원에 대한 이미지와 팩션 사극에 대한 대중들의 시선 탓이었다.

"이방원을 연기하면서 혼란스러웠던 건 이미지가 심어져있는 인물이다 보니까 '얼마나 널뛰기를 할 것인가, 선입견의 연장선에서 미묘하게 차이를 줄 것인가'였어요. 역사적으로 누구나 다 이름만 들어도 아는 인물이다 보니까 사람들이 인식하고 있는 이방원과 다른 것을 꺼내야 했죠. 하지만 시청자들이 역사에 대해 예민하고 민감하셔서 다른 해석을 부정적으로 받아들이면 어쩌나 그런 부분이 혼란스러웠던 것 같아요. ('육룡이 나르샤'에서) 연기하면서 느꼈던 혼란이 다른 작품들과 비교했을 때 다르진 않았어요. '어떻게 전달할 것인가'가 혼란스러웠죠. 조금만 그래도 역사 왜곡이라고 하시고 조금만 그래도 미화라고 하시더라고요. 댓글 보면 정도전 편과 이방원 편으로 나눠서 싸우고 역사에 예민하고 민감한 분들이 많아 조심스럽게 다뤄야 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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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제공=SBS


이방원은 세상을 바꾸고 싶어 했고 이를 그대로 실천했다. 정도전과 함께 새 나라를 꿈꿨던 이방원은 조선의 왕이 돼 세상을 바꿨다. 이방원을 연기한 유아인은 잘 알려졌듯 사회문제에 큰 관심을 가지고 있었다. 20대 총선을 앞두고 투표를 해야 하는 이유를 요목조목 말하는 유아인은 배우로서도 인간으로서도 유일무이했다.

"정치에 관심 가져야겠다고 생각해요. 지금 개인화되고 개인의 영달을 위해 살아가지만 그 개인의 영달을 위해 중요한 게 정치죠. 기성세대가 만든 이분법적이고 선악 구도에서 벗어나 열린 시각으로 정치를 바라보고 참여해야 해요. 반드시 그래야 한다고 생각하고 '어떤 대학에 가야지. 어떤 직업을 가져야지' 만큼 '어떤 사람이 정치해야지'가 중요하다고 생각해요. 당장 내 삶을 어마어마하게 바꿔놓지 않지만 모든 분들이 우리가 어떤 세계에 살고 있는지 알고 있으니 반드시 투표를 해야 한다고 생각해요. 그게 시대 정신이고요. (투표에) 참여하는 것이 우리에게 주어진 첫 번째 몫이고 중요한 일입니다."

유아인이 우선순위로 여기는 가치는 사람이었다. 사람이 가장 중요하다고 생각한다고 말하는 유아인의 표정은 자못 진지했다.

"우선순위는 사람인 것 같아요. 스스로에게 좋은 사람이 되고 타인에게 좋은 사람이 되고 싶죠. 다른 사람에게 좋은 영향을 끼치고 다른 사람을 아름답게 바라보고 싶어요. 징그럽고 오글거리지만 사람이 가장 중요하다고 생각해요. 20대 때는 성장이 가장 큰 화두였고 가장 큰 가치였죠. 그 부분에서 가장 중요한 것도 사람이었어요."

지난 2015년 한 해 최고의 인기를 누린 유아인이었지만 그의 행보는 파격의 연속이었다. 아무런 변명의 여지가 없는 악인 조태오와 점점 광기에 사로잡히는 사도세자는 배우로서 쉽지 않은 선택이었을 터. 유아인의 선택은 성공을 거뒀고 그는 자신의 선택에 자부심을 느끼고 있었다. 입대를 앞두고 있는 유아인은 조만간 대중들 곁을 잠시 떠나겠지만 돌아온 그가 또 어떤 선택으로 대중을 놀라게 할지 궁금해진다.

"연기적으로 실험대에 서고 싶어요. 시간이 오래 걸리는 일이겠지만 나의 유일무이함을 만들고 싶다고 생각했고 그 과정 속에 있는 것 같아요. 제가 느꼈던 성취감이 컸어요. 시청률 20%를 돌파하는 로맨틱 코미디 없이 이렇게 사랑을 받았다 자부심이 있었죠. 작년 한 해 그런 순간이 큰 선물이었고 제가 틀리지 않았다는 걸 알려줬어요. 제가 다 만들었다고 생각하진 않아요. 애써도 그런 순간이 오지 않을 수 있는데 행운처럼 와서 겸허히 그 순간을 목도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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