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리조나 on Air] '백의종군' 봉중근 "LG팬에 늘 죄송, 꼭 10승 거둘 것"

애리조나(미국)=김우종 기자 / 입력 : 2016.02.13 06: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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봉중근. /사진=김우종 기자





올 시즌 LG 트윈스의 성적은 이 선수에게 달려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LG의 수호신'이자 '정신적 지주' 봉중근(36). LG의 뒷문을 책임졌던 그가 이제는 앞문을 든든하게 지켜 선다.


한국의 메이저리그 1세대 봉중근. 그는 지난 2007년 기나긴 미국 생활을 정리한 뒤 한국으로 돌아왔다. 이후 2008년부터 2010년까지 3년 연속 10승 이상의 성적을 거뒀다. 그는 LG 트윈스를 상징하는 에이스였다. 2011년 팔꿈치 수술을 받은 뒤 2012년부터 마무리를 맡았다. 이후 3년 연속 20세이브를 달성하며 LG의 수호신으로 거듭났다.

그러나 2015 시즌 봉중근은 구속 감소와 함께 다소 부진했다. 시즌 최종 성적 5승 1패, 평균자책점 4.93. 15개의 세이브를 올렸지만 블론세이브도 5개나 됐다. 결국 그는 지난 시즌 막바지에 선발 전환을 결심했다. 이어 지난해 9월 선발로 2차례 등판하며 감각을 끌어 올렸다.

시즌 일정을 마친 봉중근은 마무리 캠프에 참가, 혹독한 훈련 일정을 무사히 소화했다. 또 겨울 휴식기 기간에도 스스로 사이판과 괌에서 개인 훈련을 이어나갔다. 그 사이 체중도 6kg이 훌쩍 빠졌다. 이후 봉중근은 미국 애리조나 1차 스프링캠프에 참가, 성실하게 훈련을 마쳤다. 불펜 피칭도 투구 수를 점점 늘려 80개까지 소화했다. 스프링캠프 훈련 현장서 만난 봉중근은 한눈에 봐도 수척해진 모습이었다. 하지만 상체와 하체는 더욱 균형 잡힌 모습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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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펜 투구를 하는 봉중근의 모습.


- 체중이 많이 빠진 것 같아요

▶ 살이요? 음. 사실 지난 4년 동안 마무리를 하면서 체중에 전혀 신경을 안 썼어요. 1이닝만 던지면 되니까요. 짧은 이닝만 소화하면 됐기 때문에 체중 변화는 제게 있어 그렇게 중요한 게 아니었어요.

그런데 이번에 선발로 전환을 하면서 모든 게 변했습니다. 그 중에서도 체중 변화가 가장 컸구요. 음 사실, 시즌에 들어가면 체중이 조금씩 증가하기 시작합니다. 저희가 불규칙한 시간대에 밥을 많이 먹어서 체중이 증가하거든요. 아마 지금 이 정도로 맞춰서 가면 4월에는 통통해지지 않을까요. 과거 선발로 뛰었을 때의 루틴이 있기 때문에, 당시 상황을 떠올려 다시 그대로 하고 있습니다.

- 다이어트를 하는데 힘들지는 않았나요

▶ 먹고 싶은 것을 먹지 않고 참는 게 가장 많이 힘들었습니다. 그런데 살을 빼다 보니 잔 부상도 없어지고 정말 좋은 것 같아요. 지금까지도 계속해서 자연스럽게 조절을 잘 하고 있는 것 같습니다.

- 5년 만에 선발 투수로 돌아왔습니다

▶ 사실, 처음 선발 투수로 뛰는 건 아니기 때문에 큰 걱정은 하지 않습니다. 물론 나이가 중요하고, 팬들이 염려하는 부분도 '이제 조금 긴 이닝을 던지기 힘들지 않겠나'라는 것도 알고 있습니다.

그래서 훈련을 많이 했습니다. 원래 선발 투수처럼 던지고 싶고 또 충분히 해낼 자신이 있습니다. 음, 개인적인 목표가 있다면 앞에 1,2,3 선발들은 잘 보좌해 4,5선발로 잘 뛰는 것입니다. 로테이션을 비우지 않는다면, 제가 역할을 다하는 게 아닌가 생각합니다.

- 한때 팀 내 최고의 투수가 스스로 4선발이라고 언급하니 백의종군이라는 말이 생각납니다.

▶ 사실 로테이션을 거르지 않으면 충분히 10승은 할 수 있을 거라 생각합니다. 공백 기간 없이 뛰는 게 목표입니다. 물론, 아파서 잠시 쉬거나 그렇게 된면 곤란하겠지만요. 그것만 안 하고 한 시즌 동안 꾸준히 간다면 충분히 10승 이상 할 거라 봅니다.

제가 4,5 선발로서 잘 자리를 메우면 1,2,3선발도 그 스케쥴에 맞춰서 돌아갈 것입니다. 이 로테이션만 잘 지켜주면 5명의 선발이 모두 잘 돌아갈 거라 생각합니다.

- 불펜 피칭을 한 소감은

▶ 80개 정도까지 투구 수를 늘렸습니다. 이 기간에 80개 정도의 공을 던진 건 7년 만이에요. 원래 선발로 뛸 때에는 스프링캠프서 이렇게 공을 많이 안 던졌거든요. 이번에는 조금 빠른 시기에 공을 던지고 있습니다. 지난 마무리 캠프와 개인 훈련서 체력을 키워서 그런지 아직은 버틸 만합니다. 이제 일본 오키나와로 넘어가 게임을 해도 80~90개는 던질 수 있을 것 같아요.

- 체력적인 부담은?

▶ 사실, 이게 제일 부담이 컸습니다. 지난해 마무리 캠프에 참가하면서 '혹독하게 시켜달라' 했습니다. '여기서 실패하면 실패다'라고 마음을 먹고 훈련에 임했는데 끝까지 다했습니다. 그때 체력 훈련을 했던 게 지금까지 큰 영향을 주고 있습니다.

- 하늘에 계신 아버지가 생각 날 때는

▶ 아버지는…. 허허, 만날 생각난다. 누나 3명에 저 아들 하나라. 많이 생각난다. 늘 하늘에서 지켜보고 계실 거라 믿는다. 워낙 야구를 많이 좋아하셨다. 그래서 야구장 마운드에 오르면 늘 생각나는 것 같다.

- 끝으로 팬들에게 한 말씀

▶ 지난 4년 간 마무리로 뛰었는데, 마지막에 성적이 안 좋아 LG 팬들에게 늘 죄송한 마음을 갖고 있습니다. 선발로서 그 죄송한 마음을 다시 씻을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습니다. 올 시즌 끝까지 최선 다하는 모습을 지켜봐 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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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G 양상문 감독과 봉중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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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우종 | woodybell@mtstar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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