관 바꿔치기까지 '검사외전' 예고된 스크린 독과점?

전형화 기자 / 입력 : 2016.02.11 08: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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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고된 스크린 독과점인가? 되는 영화 밀어주기인가?

설 연휴 극장가를 '검사외전'이 독식했다. 11일 영진위 영화관입장권통합전산망에 따르면 지난 3일 개봉한 '검사외전'은 10일까지 637만 6493명이 관람해 이번 설 연휴 극장가를 휩쓸었다.


'군도' 조감독 출신인 이일형 감독의 데뷔작 '검사외전'은 살인누명을 쓰고 감옥에 갇힌 검사가 꽃미남 사기꾼과 협력해 누명을 벗으려 하면서 벌어지는 일을 그린 영화. 황정민과 강동원이 주연을 맡아 이번 설 연휴 최고 기대작으로 꼽혔다.

개봉 전 70%가 넘는 예매율을 보이면서 일찌감치 이번 설 연휴를 독식할 것으로 예상 됐다. 1월 극장가가 전년 같은 기간보다 600만명 이상 관객이 줄었던 만큼, 각 극장들이 '검사외전'에 스크린을 대거 몰아줄 것으로 예상되기도 했다. '오빠생각' '로봇, 소리' 등 앞서 개봉한 경쟁작들은 초반 흥행에 실패했고, 다른 경쟁작들은 아예 '검사외전'을 피해 개봉하는 만큼 흥행가도에 이상은 없어 보였다.

예상대로 '검사외전'은 설 연휴 파죽지세로 관객몰이를 했다.


하지만 후유증도 만만찮다. '검사외전'이 한국 총 스크린 2400여개 중 1800여개에서 상영된 데다 하루 만 번 가까이 상영 되면서 스크린 독과점 논란이 뜨거운 것. 2위 '쿵푸팬더'가 10일 912개 스크린에서 3758번, 3위 '앨빈과 슈퍼밴드'가 379개 스크린에서 798번 상영된 걸 고려하면 '검사외전' 상영관과 상영횟차가 어느 정도였는 지 짐작할 수 있다.

일부 극장에선 IMAX 상영이 예정된 '쿵푸팬더3' 예매를 취소시키면서 '검사외전'을 트는 일이 벌어질 정도였다.

'검사외전' 독과점 논란은 예고된 것이나 다름없었다. '검사외전'은 개봉 직후부터 상영 점유율이 꾸준히 올라가 50%를 넘겼다. 개봉 다음날인 2월4일 46.8% 상영 점유율을 기록한 '검사외전'은 2월5일 47.7%, 6일 48.9%, 7일 50.5%, 8일 53.6%, 9일 53.1%, 10일 53.2%를 기록했다. 이는 극장들이 '검사외전'에 관객이 몰리니 스크린과 상영횟차를 몰아줬다는 뜻이다.

주목할 건 '검사외전'이 흥행이 잘 되서 극장이 몰아주기를 한 건 맞지만 극장이 몰아주기를 하면서 '검사외전'이 더욱 흥행이 잘 됐다는 점이다.

'검사외전' 좌석점유율은 극장의 몰아주기가 시작되자 치솟았다. 4일 32.7%였던 '검사외전' 좌석점유율은 5일 40.7%, 6일 58.3%, 7일 47.0%, 8일 54.9%, 9일 66.8%, 10일 54.6%를 기록했다. 극장에 영화를 보러 가도 '검사외전' 밖에 없어서 '검사외전'만 본 셈이다.

1월 부진을 만회하려는 극장의 욕심이 '검사외전' 밀어주기를 부추겼고, 그 결과 '검사외전'은 더욱 흥행몰이에 성공한 것이다.

이번 주말까지 '검사외전'은 극장들의 비호 속에 계속 승승장구를 할 것 같다. 17일 '데드폴' '동주' 등이 개봉할 때까지 마땅한 경쟁작이 없는 탓이다.

'검사외전' 스크린 독과점 논란은 배급사 쇼박스의 노련한 전략에 손을 들어줘야 할지, 극장의 욕심을 탓해야 할지, '검사외전'을 피해 간 다른 영화들을 민망해 해야 할지, 이래저래 씁쓸한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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