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806개 스크린서 '검사외전'만..예고된 독과점 논란

김현록 기자 / 입력 : 2016.02.10 11: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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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검사외전' 포스터


설 연휴 흥행 질주에 나선 영화 '검사외전'이 폭발적인 흥행과 함께 스크린 독과점 논란을 불 지폈다.

10일 영화진흥위원회 입장권통합전산망에 따르면 '검사외전'(감독 이일형·제작 영화사월광 사나이픽처스)은 지난 9일 하루 동안 117만4699명의 관객을 불러모으며 박스오피스 정상을 차지했다. 동시에 '검사외전'은 '명량'(125만7380명)에 이어 일일 스코어 역대 2위를 차지했다. 역대 3위 '어벤져스:에이지 오브 울트론'(115만5766명), 4위 '트랜스포머3'(96만6500명), 5위 '암살'(95만665명)을 모두 뛰어넘었다. 누적 관객은 7일 만에 544만5166명에 이르렀다.


이같이 폭발적인 흥행에는 압도적인 스크린 수가 한 몫을 했다. 개봉 전날 69.2%의 예매율을 기록한 '검사외전'은 첫날부터 1268개 스크린을 확보했고, 설 연휴 시작과 함께 스크린 수가 더 크게 늘어나 설 당일이었던 지난 8일에는 무려 1773개, 지난 9일에는 1806개에 이르렀다. 상영 횟수는 각각 9225회, 9422회였다. 영진위 통합전산망에 따른 전국 스크린 수가 2489개인 것을 감안하면 전국 극장의 70% 이상이 오로지 '검사외전'만을 틀어대고 있는 셈이다.

'검사외전'의 스크린 수는 지난해 스크린 독과점 논란에 휩싸였던 마블의 1000만 영화 '어벤져스: 에이지 오브 울트론'과 맞먹는다. 지난해 4월 말 개봉한 '어벤져스:에이지 오브 울트론'은 당시 1843개 스크린에서 하루 1만 번 이상 상영된 바 있다. '검사외전'의 스크린 독식에 오동진 평론가는 지난 9일 자신의 페이스북을 통해 "세상에나.. 이건 정말 미친 짓이다"라고 꼬집기도 했다.

전국 스크린의 70% 이상이 한 영화에 몰릴 수 있는 점은 한국 극장산업의 기형적인 행태임에 틀림없다. 그러나 닷새의 설 연휴를 앞두고 쇼박스의 '검사외전'외에는 별다른 대형 기대작이 없었던 배급 사정도 스크린 쏠림 현상에 큰 몫을 했다.


CJ엔터테인먼트의 경우 드림웍스 애니메이션 '쿵푸팬더3'을 일찌감치 설 영화로 밀며 2위 자리를 확보했다. 여기에 설 연휴를 2~3주씩 앞두고 개봉한 롯데, NEW의 '로봇,소리', '오빠생각'이 큰 호응을 얻지 못하면서 알아서 자리를 내준 셈이 됐다. 동시에 황정민 강동원의 흥행 투톱을 내세운 '검사외전'이 배우들의 스타성, 코믹 범죄물로 폭넓게 대중에게 다가가며 기대감이 더욱 커졌다.

극장은 극장대로 기대작에 더욱 많은 관을 몰아줬다. 연초 데이트족과 가족 관객이 몰려들어야 할 1월 총 관객이 1690만으로 지난 해 같은 기간 75% 수준에 머문 터라 흥행작에 대한 목마름이 더욱 컸다. '검사외전'은 설 연휴 대거 스크린을 확보하고도 좌석점유율까지 50~60%를 넘나들며 1위 수준을 유지하니 극장으로선 반길 수밖에. 연휴의 스크린 쏠림 현상은 이미 예고된 것이나 다름없다.

'검사외전'은 설 연휴 대체 휴일인 10일 중 600만 관객을 가볍게 넘어 이대로 다시 주말 관객을 정조준할 전망이다. 지금과 같은 기세라면 1000만 관객 돌파도 꿈이 아니다. 오는 11일 다시 몇몇 신작이 개봉하지만 '검사외전'의 기세를 꺾기에는 역부족이다. 예고된 독과점 논란 역시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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