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리조나 on Air] 넥센, '벌크업'하면 느려진다?.. 이지풍 코치의 답은

애리조나(미국)=김우종 기자 / 입력 : 2016.02.08 06:10 / 조회 : 47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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넥센 이지풍 코치. /사진=넥센 히어로즈 제공






애리조나에서 만난 넥센 선수들은 한눈에 보기에도 또 '전사'가 돼 있었다. 바로 벌크업. '주장' 서건창을 비롯해 김하성, 고종욱, 유재신, 윤석민, 박동원 등. 그들의 몸은 더욱 단단한 근육으로 무장이 돼 있었다. 그리고 이들의 벌크업을 돕고 있는 한 남자. 바로 이지풍(38) 트레이닝 코치다.

'3년 연속 포스트시즌 진출'이라는 성과를 이뤄낸 넥센 염경엽 감독과 코칭스태프 및 선수단. 이제 넥센은 '4년 연속 가을야구'라는 또 다른 목표를 향해 뛴다. 그러나 다소 환경이 바뀌었다. 넥센은 창단 후 올 시즌까지 사용했던 홈구장, 목동구장을 뒤로 하고 고척돔으로 이동한다. 넥센의 '고척돔 시대'가 열리는 것이다.

목동구장과 고척돔은 환경이 많이 다르다. 우선 목동구장보다 고척돔이 외야가 넓다(중앙 118m→122m, 좌우 98m→99m). 펜스 역시 2m에서 4m로 높아졌다. 당연한 이야기지만 구장이 크고 펜스가 높으면 홈런이 나올 가능성은 줄어든다.

넥센은 지난 시즌 팀 홈런 1위(203개)였다. 팀 별명이 '넥벤져스 군단'일 정도로 거포들이 많았다. 강정호와 박병호를 비롯해 스나이더, 유한준 등이 막강 화력을 뿜어냈다. 그러나 이들 '거포'들은 메이저리그 진출과 FA 이적, 재계약 불발 등의 이유로 모두 넥센을 떠났다. 주력 거포들이 사라졌고, 구장 환경이 바뀌었다.


넥센 염경엽 감독은 지난 1월 시무식에서 3가지 중요한 사실을 밝혔다. "선발 타순을 짜는 데 있어 4~5명 정도의 빠른 타자들을 넣을 생각이다", "리그 3위 안에 팀 도루 숫자가 들어가는 게 첫 번째 목표다". 이른바 '고척표 뛰는 야구'의 선언이었다. 이어 "올 시즌에는 모든 선수에게 '그린라이트(사인 없이 주자가 스스로 판단해 도루할 수 있는 권리)'를 줄 생각이다"고 했다.

그런데 넥센 선수들의 특징은 '벌크업'을 바탕으로 한 '파워'다. 여기서 한 가지 드는 의문점. 선수들의 근육량 증가로 몸이 커지고 체중이 증가하면, 상대적으로 주력은 줄어드는 게 아닐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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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지풍(좌) 코치는 훈련 중 직접 나서 배팅볼을 던지기도 한다. 비선수 출신이지만 피칭 실력은 선수들 사이에서도 인정 받을 정도로 수준급이다. /사진=김우종 기자





그러나 넥센 선수단의 이지풍 코치의 생각은 정반대였다. 이 코치는 아주 간단하게 "아니오"라고 답했다. 이 코치는 "근육량이 증가하면 자연스럽게 달릴 수 있는 힘도 증가하는 것이다. 따라서 더 빨라질 수 있다"고 밝혔다.

그 순간, 유재신이 옆으로 지나갔다. 유재신의 상,하체 역시 지난해와 비교해 한층 더 탄탄해 보였다. 유재신은 지난해까지 넥센의 전문 대주자였다. 62경기에 나서 10개의 도루를 성공시켰다. 통산 도루는 35개. 특히 결정적인 승부처에 투입돼 팀에 많은 승리를 안겼다.

이 코치는 "유재신 역시 지난해와 비교해 체중이 7kg 증가했다"면서 "하지만 전혀 느려지지 않을 것이다. 한 번 올 시즌 보시라"고 자신 있게 말했다. 또 "유재신은 지난해까지 주로 대주자로 뛰었다. 그렇지만 올해에는 본인 역시 주전에 도전하는 마음이 강하다. 꼭 주력을 위해 벌크업을 하는 게 아니라, 타격 등 여러 면을 생각해 근육량을 늘린 것"이라고 강조했다.

2016 넥센의 '주력 야구' 중시. 그렇다면 '벌크업'에 있어서도 어떤 프로그램 변화가 있는 것일까. 이 코치는 "똑같다. 특별하게 뛰는 야구를 추구한다고 해서 달라지는 건 없다"면서 "가장 중요한 건 역시 근력이 떨어지지 않도록 도와주는 적절한 휴식이다"고 강조했다. 이어 "최근 다른 구단들도 대부분 웨이트를 중시하는 추세로 돌아서고 있다. 사실, 우리 구단이 가장 먼저 시작했는데…"라고 웃은 뒤 "이런 모습들을 보면 개인적으로 기분이 좋다"고 이야기했다.

넥센이 이번 애리조나 1차 스프링캠프에서 중요하게 여기고 강조하는 게 바로 주루다. 염경엽 감독은 라이브 훈련 도중 한 선수가 '스킵' 동작을 소홀히 하자 어김없이 불호령을 내리기도 했다. 좀처럼 훈련 중 소리를 치지 않는 염 감독도 그만큼 '주루'에 신경을 쓰고 있다는 것이었다.

끝으로 이지풍 코치는 다음과 같이 말했다. "올해 빠져나간 선수들을 WAR(대체선수 대비 승리기여도)로 환산하니 '28승'이 빠져나갔더라. 28승…. 누군가 넥센이 5강권 싸움만 해도 대박, 포스트시즌에 진출하면 초대박이라고 했다. 그런데 전 우리 팀 선수들이 올해도 초대박을 낼 것 같다. 왠지 느낌이 그렇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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넥벤져스 전사들이 고척돔에서 보여줄 '주루 능력'은? /사진=김우종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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