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리조나 on Air] 소박한 넥센 돈 "한국서 뛴다니 아내가 굉장히 행복"

대니 돈(왼쪽에서 두 번째)과 그의 아내. /사진=김우종 기자

넥센의 4번을 책임졌던 박병호(30,미네소타)는 떠났다. 대신 대니 돈(32)이 '넥센의 4번타자'라는 중책을 맡는다. 막중한 자리지만 돈의 목표는 소박하다. 그저 '건강하게 한 시즌을 잘 치르고 싶다'고 말했다.

대니 돈은 현재, 넥센의 스프링캠프가 꾸려진 미국 애리조나주 서프라이즈에 위치한 텍사스 연습구장서 성실히 훈련을 소화하고 있다. 넥센은 대니 돈을 비롯해 라이언 피어밴드(31)와 로버트 코엘로(32)가 모두 캠프에 있다.

스프링캠프 현장에서 만난 대니 돈은 우익수로서 수비 연습을 하고 있었다. 신장 186cm, 몸무게 92kg의 다부진 체격을 갖춘 대니 돈은 코너 외야 수비와 1루 수비가 가능한 자원. 우선, 염경엽 감독은 대니 돈을 우익수 겸 4번 타자로서 중용할 계획이다.

돈은 지난 2006년 신시내티 레즈의 지명을 받았다. 메이저리그에서는 애리조나 소속으로 통산 23경기에서 출전, 타율 0.167, 3타점에 그쳤다.


하지만 마이너리그에서는 통산 1010경기에 출전해 타율 0.285, 156홈런, 592타점을 올렸다. 특히 지난 시즌에는 트리플A(애리조나, 토론토 산하) 무대서 81경기에 나서 타율 0.374, 10홈런, 54타점, 출루율 0.430, 장타율 0.595, OPS는 1.025에 달했다.

넥센의 스프링캠프 일정도 어느덧 종반을 향해 달려가고 있다. 대니 돈은 훈련 성과에 대해 "매일매일 점점 더 나아지고 있다. 몸 상태는 좋다. 개막전에 맞춰 몸을 만들어 가고 있는 중이다"고 밝혔다.

차분한 성격을 지닌 돈은 팀에 잘 융화되고 있다. 돈은 "동료들이 모두 친절하게 잘 대해줘 고맙다. 모두 다 열심히 하는 것 같다. 재미있다. 이번 시즌 굉장히 기대가 된다"면서 "동료들을 하나둘씩 알아가는 과정이다. 이제 이름과 얼굴을 매칭 시킬 정도가 됐다. 아무래도 외야수들과 함께 훈련을 많이 해 그들과 친해졌다. 동료들이 영어를 조금씩 한다. 한국말도 알려준다. 고종욱과 특히 친하다"고 이야기했다.

타격 연습 중인 대니 돈. /사진=김우종 기자

대니 돈이 한국 무대에서 뛰게 된 데에는 쟁쟁한 KBO리그 외국인 선수들의 도움이 컸다. 바로 KIA의 브렛 필과 NC의 에릭 테임즈가 그 주인공들이다.

돈은 "브렛 필과는 캘리포니아 주립대학교에서 4년을 함께한 동기다. 또 테임즈가 NC에 오기 전 베네수엘라 윈터볼 때 동료로 함께 뛰었다. 두 선수 모두 한국 리그가 굉장히 재미있고 좋은 리그라고 했다. 이런 리그에 와 경험을 하게 돼 굉장히 기대가 된다"고 밝혔다. 필은 돈이 한국에서 뛸 수 있도록 구단에도 이야기를 전해주는 등 다방면으로 힘썼다고 한다.

돈은 거포라기보다는 중장거리형의 타자다. 돈은 "타격에 강점이 있다. 그것이 한국에 오게 된 이유다"라면서 "물론 그것뿐만 아니라 수비적인 부분 등 모든 측면에서 열심히 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올 시즌 목표에 대해서는 "팀 동료들과 팬들에게 내가 어떤 선수, 어떤 사람인지 알려주고 싶다. 또 특정한 숫자보다는 건강하게 한 시즌을 잘 치르고 싶다. 타점도 많이 올리면서 팀에 도움이 되는 선수가 되고 싶다"며 소박하게 말했다.

대니 돈은 현재 아내와 함께 넥센 캠프 숙소에 머물고 있다. 아직 아이는 없다. 돈은 "가족들 모두 한국에 온다고 했을 때 굉장히 좋아했다. 아내도 굉장히 행복해 했다"면서 "미국에 머무르고 있는 부모님도 이제 TV를 통해 중계를 볼 것이다. 구단에 물어볼 것으로 알고 있다. 나 역시 굉장히 기대가 크다"고 힘차게 말했다.

좌투좌타의 대니 돈. 소박한 목표를 밝힌 그가 고척돔에서 과연 어떤 모습을 보여줄까. /사진=김우종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