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대 '번개맨' 정현진 "제가 히어로같은 얼굴이래요"(인터뷰)

김현록 기자 / 입력 : 2016.02.09 15:00 / 조회 : 7554
image
영화 '번개맨' 정현진 / 사진=임성균 기자 tjdrbs23@


혹시, '번개맨'을 아십니까? 아마 세대별로 답이 다를 것이다.

아이가 없는 30대 이상이라면 '모른다' 내지 '이름은 들어봤다'가 주된 답이 될 것이다. 20대 초반 이하라면 EBS에서 탄생한 17년차 토종 슈퍼히어로를 알고 있을 가능성이 높다. 10대라면 한번쯤 '번개맨'을 따라 주먹을 내지르며 "번개파워", "파워충전"을 외쳤던 기억을 갖고 있을 가능성이 높다. 초등학생이라면 한때 사랑했던 '번개맨'을 버리고 '터닝메카드'에 열을 올리고 있을 지 모른다. 그러나 미취학 어린이라면 그 이름에 반색할 가능성이 높다. '번개맨' 옷을 입고 한바퀴 굴러 점프하며 공개방송에서 그를 만날 날을 손꼽아 기다리고 있을지도 모른다.

오는 11일 개봉하는 영화 '번개맨'(감독 조근현)은 이 토종 인기 히어로 번개맨을 스크린으로 옮겨낸 첫 작품이다. 그 간판이나 다름없는 주인공 '번개맨'을 맡은 이가 바로 신인 배우 정현진(27)이다. 1,2대 번개맨 서주성, 서지훈의 뒤를 잇는 3대 '번개맨'인 셈이다.

"영화 '26년'이 인연이었어요. 조근현 감독님과 단역배우과 감독님으로 만났죠. 그 때 기억이 남으셨대요. 운 좋게 인연이 돼 이번 '번개맨'에 출연하게 됐습니다. 왜 제게 연락을 하셨는지, 왜 캐스팅을 하셨는지 알려주시지는 않으셨어요. 그런데 영화 끝나고 후반작업을 하면서 문득문득 말씀하시더라고요. '참 히어로같이 생겼다'고. 감독님께 '히어로 같이 생긴 얼굴이 뭔가요?'라고 물어보기도 했는데 '그냥, 너 보면 생각이 나'이런 말씀이셨어요."

슈트를 벗고 만난 정현진은 조근현 감독이 왜 그런 말을 했는지 짐작이 가는 비주얼의 소유자였다. 다부진 체격에 굵고 반듯한 마스크, 부드럽고 낮은 목소리를 겸비했다. 꼭 맞는 '번개맨' 슈트로 드러나는 올록볼록한 초콜릿 복근 또한 당연히 그의 근육질 몸이 바탕이다.

"처음 캐스팅 되고 나서 제일 먼저 여쭤본 게 의상이었어요. 공연이랑은 다른 히어로물 영화 같은 디자인이라고 하시더라고요. 몸을 본떠야 하니까 그 전까지 근육을 만들어 달라는 주문을 받았어요. '얼마나 원하시냐'고 물어봤죠. '할 수 있는 만큼'이 답이었어요."

image
영화 '번개맨' 정현진 / 사진=임성균 기자 tjdrbs23@


정현진은 두 달이 채 되지 않는 기간 동안 식단 조절에 운동을 계속하했다. 평소에도 크로스핏 등으로 단련된 몸이 더욱 탄탄한 근육질이 됐다. 정현진이 걷어올린 셔츠 아래로 탄탄한 복근을 확인한 조근현 감독은 두 말 없이 슈트 제작에 들어갔다. "근육이 좀 더 돋보이게 한 것은 있지만 기본적으로는 제 몸이 바탕"이라는 정현진의 설명에서는 히어로물의 주인공다운 자부심이 느껴지기도 했다.

번개를 맞은 듯 비죽비죽 세워진 '번개맨'의 헤어스타일도 영화판에선 노란 올백으로 바뀌었다. 노란 앞머리는 부분 가발, 보라색으로 염색한 부분은 정현진의 본래 머리다. 덕분에 영화 속 '번개맨'은 만화에서 튀어나온 듯한 알록달록한 모습 대신 조금 더 정돈된 비주얼로 관객과 만날 수 있게 됐다.

image
사진=영화 '번개맨' 스틸컷


촬영 전엔 고민도 있았다. 신인배우로서 가장 비중있는 역할을 처음 맡는 셈인데 그것이 어린이 타깃 영화의 히어로 '번개맨'이라니. 하지만 결정은 빨랐다. 배우로서 존재를 드러낼 수 있는 기회였고. 어린 시절부터 좋아하던 히어로로 직접 변신해 볼 기회이기도 했다. '오글거리면 어쩌나' 했던 걱정은 슈트를 입고 카메라에 선 순간 사라졌다. 꼭 맞는 슈트를 빈틈없이 착용하고 와이어에내내 매달려 영화를 찍는다는 게 쉬운 일은 아니었지만 기꺼이 해낼 수 있었다.

'번개맨' 공개방송이나 뮤지컬에선 잘 드러나지 않았던 '번개맨'의 사연도 궁금했다. 비록 영화에서 구체적으로 드러나지는 않았지만 번개맨의 탄생에 대해 나름의 설정이 마련됐던 터다. 정현진에 따르면 '번개맨'은 외계인이 아닌 지구인. 사고로 부모님을 잃고 부상을 당했다가 척척박사 아띠 할아버지의 도움으로 건강을 회복하고 슈트의 능력으로 '번개파워' 등 초능력을 갖게 됐다는 설명이다.

"저는 '번개맨'을 건강하고 밝은, 옆집 소방관 오빠 느낌으로 설정했어요. 태어나 번개맨이 되는 과정까지를 적어서 콘셉트를 잡았죠. 개봉이 다가오니 이런저런 생각이 들어요. 신상 번개맨이어도 좋을 것 같고, 번개맨이 아니라고 할 까봐 걱정이 되기도 하고요. 팬들이 다양하니까 새로운 영화로 받아들일 수도 있고, 조금 달라졌다고 느낄 수도 있겠죠. 어느 쪽이든 재미있게 봐주시면 좋을 것 같아요."

고등학교 연극부에서 연기의 맛을 느껴 배우를 꿈꿔 온, '번개맨'으로 어린 관객들을 먼저 만날 정현진이 좋아하는 배우는 할리우드의 연기파 톰 행크스다. 하나하나 열거할 수 없는 수많은 작품에서 꼭 그에 맞는 캐릭터로 변신하는 그의 모습을 좋아하는 탓이다. 정현진 또한 "다양한 장르에서 다양한 모습을 보일 수 있는 배우였으면 좋겠다"고 각오를 다졌다. 번개맨 슈트를 벗은 그냥 정현진의 모습을 다시 만날 수 있기를 기대한다.
image
영화 '번개맨' 정현진 / 사진=임성균 기자 tjdrbs23@




  • 트위터
  • 페이스북
  • 라인
  • 웨이보
  • 프린트
  • 이메일
김현록|roky@mtstarnews.com 트위터

스타뉴스 영화대중문화 유닛 김현록 팀장입니다.

이 기자의 다른기사 보기

최신뉴스

더보기

베스트클릭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