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일형 감독 "'검사외전', 처음부터 황정민 바라며 썼다"(인터뷰①)

윤상근 기자 / 입력 : 2016.02.05 08: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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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일형 감독 /사진=홍봉진 기자


4일 오후 5시 서울 삼청동 모 카페에서 영화 '검사외전'을 만든 이일형(36) 감독을 만났다. '검사외전'은 개봉 첫날인 지난 3일 무려 53만 명에 달하는 관객을 모으는 데 성공하며 화려한 출발을 알렸다. 이미 예매율만 70%가 넘으며 이른바 대박 흥행의 조짐이 보이고 있는 분위기였다. 이일형 감독은 "기쁘긴 한데 좀 무섭다"며 얼떨떨한 반응을 보였다.

'검사외전'은 살인 누명을 쓰고 감옥에 갇힌 검사가 사기꾼을 이용해 누명에서 벗어나기 위한 작전을 담은 영화다. 제목부터 뭔가 심상치 않다. 검사라는 단어에 '외전'이라. 본 편에서 다루지 않은 비하인드 스토리 내지는 메인스트림에서 벗어난 주인공들의 이야기 정도로 해석할 수 있겠다.


이일형 감독이 설명하는 '검사외전'의 탄생 당시의 모습과 제목의 의미는 이랬다.

"'검사외전'이 처음에는 '폭력검사'라는 단어로 붙은 시나리오로 탄생했어요. 여기에 사기꾼이 합류하게 되면서 부피가 커졌고, 결국 '검사외전'으로 완성됐죠. '검사외전'은 말 그대로 검사가 중심인 이야기예요. 누명을 쓴 검사부터 정치인이 된 검사, 우직한 검사에 검사를 사칭하는 가짜 검사까지 다양한 검사가 등장하죠. 검사 세계의 리얼한 내면을 파헤치는 것이 아니라 이 캐릭터들이 오락적인 소재로 활용되는 것이 중요한 부분이죠. 무협 영화에 외전이라는 단어가 붙듯 검사들의 새로운 배경에서의 이야기라고 해도 될 것 같아요."

황정민과 강동원은 '검사외전'에서 빼놓을 수 없는 주축이다. 기본적으로 범죄 오락 영화라는 틀을 갖고 있는 '검사외전'은 톤을 전체적으로 가볍게 가면서 간간이 무거운 톤으로 균형을 맞춰나가는 흐름으로 이어갔다. 강동원이 전체적인 톤의 중심에 섰다면 황정민은 극의 중심을 잡는 역할을 맡았다.


이일형 감독은 "'검사외전'의 변재욱이라는 인물은 처음부터 황정민을 떠올리며 시나리오를 작성했다"고 말했다. 반대로 한치원에 대해서는 "그저 느낌 가는 대로 인물을 완성했다"고 덧붙였다.

"이미 (황정민 선배를) 염두에 뒀죠. 그냥 변재욱을 그려내며 황정민을 떠올렸어요. 황정민이 이전 작품들에서 보여준 수많은 캐릭터를 정리하며 그려갔어요. 한치원의 경우는 강동원이 할 거라는 생각 안 하고 만들었어요. 그런데 너무나 흔쾌히 OK 해주시던데요."

순간 황정민을 섭외했을 때 당시가 떠올랐는지 이일형 감독은 "황정민 섭외 직후 아버지께 전화를 해서 감격에 눈물을 흘렸다"고 말했다. 이일형 감독은 '검사외전'으로 데뷔하기까지 16년이 걸렸는데 확신 없이 충무로에서 연출부 생활을 한 자신의 노력이 보상으로 돌아온 것 같았다며 남다른 감회를 전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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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검사외전' 스틸


'검사외전'에서 코믹의 요소는 매우 중요했다. 그리고 이를 위해서 필요했던 것이 한치원에 대한 설정이었다.

"변재욱이 감옥에 들어간다고 했을 때 다음 이야기를 어떻게 풀어갈 것인가에 대한 방향은 다양하게 그려질 수 있죠. 액션으로 풀 수도 있고, 스릴러가 될 수도 있죠. 전 변재욱이 거짓말로 인해 감옥에 간다는 것에서 해답을 찾았어요. 이미 그 자체가 난센스잖아요. 결국 이를 풀 수 있는 방법은 바로 거짓말쟁이가 될 수 있겠다고 생각했어요. 그 거짓말쟁이는 바로 사기꾼이었고요."

코믹의 요소를 극대화하는 데 있어서 비주얼에의 설정도 중요했다. 가장 대표적인 예가 바로 감옥의 모습이었다.

"실제 교도소의 모습은 그 자체로 어둡고 무거운 분위기를 자아내죠. '검사외전'에서는 어울리지 않는 장소였어요. 톤을 높이기 위해 판타지를 가미한 감옥을 완성했어요. 죄수복 역시 뭔가 느낌 있게 완성했고요. 영화적인 설정이죠."

'검사외전'을 보면 비슷한 감옥 배경 영화들을 자연스럽게 떠올릴 수 있다. 최근 재개봉한 영화 '쇼생크 탈출'과 '빠삐용', 인기 미국 드라마 '프리즌 브레이크'까지. 실제로 '검사외전'의 일부 장면들은 이 작품 속 모습을 어느 정도 참고(레퍼런스)한 장면이 들어있기도 하다. 이일형 감독 역시 이를 인정했다.

"교도소를 배경으로 한 영화를 만드는 데 있어서 '쇼생크 탈출'이나 '빠삐용' 등은 정말 교과서와 같은 작품이에요. 어느 정도는 비슷한 형태로 나타날 수 있다고 저는 생각해요. 일부 장면을 아예 똑같이 따라 하진 않더라도 새로운 영화를 통해 색다르게 접목되면 그 역시 큰 무리는 없다고 생각해요."

- 인터뷰②로 이어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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