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윤호의 체인지업] 박찬호와 LA 메모리얼 콜리세움의 추억

장윤호 스타뉴스 대표 / 입력 : 2016.02.06 09:30 / 조회 : 40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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슈퍼볼 진출을 확정지은후 기뻐하는 캐롤라이나 팬더스 선수들. /AFPBBNews=뉴스1


미(美) 프로미식축구(NFL) ‘제50회 수퍼볼(Super Bowl) 2016’이 8일(한국시간) 오전 8시25분 캘리포니아주 산타 클라라에 있는 리바이 스타디움에서 열린다.

슈퍼볼은 세계 인구 73억4900만명의 거의 1/7인 10억명, 그리고 미국 인구 3억2180만명의 1/3이 넘는 1억1440만명(제49회 뉴잉글랜드 패이트리어츠-시애틀 시혹스전 기준)이 동시에 시청한 단일 스포츠 이벤트 최고의 경기이다. 제1회 슈퍼볼이 열린 곳은 LA의 메모리얼 콜리세움이었는데 당시는 겨우 6만1946명의 관중에 그쳤다. 슈퍼볼 역사상 최다 기록은 1980년 제14회대회로 LA 인근 패서디나 로즈보울 구장에서 열렸는데 무려 10만3985명이 경기장을 찾았다. 로즈보울구장은 골프장을 끼고 있는데 풋볼 경기가 열리면 골프장을 주차장으로 개방한다.

슈퍼볼을 관심있게 살펴보면 특이한 점을 알 수 있다. 제50회 대회가 열리는 산타 클라라 리바이 스타디움은 NFL 샌프란시스코 49ers의 홈구장이다. 그런데 슈퍼볼에서 격돌하는 팀은 덴버 브롱커스(AFC)와 캐롤라이나 팬서스(NFC)이다. 메이저리그처럼 챔피언십에서 맞붙는 팀의 연고지가 아닌 제3의 장소에서 경기를 치른다. NFL이 올림픽을 벤치마킹해 ‘빈스 롬파르디 트로피’를 놓고 단판 승부를 펼치는 전 세계인의 스포츠 축제로 만들겠다는 전략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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덴버 브롱코스의 쿼터백 페이튼 매닝. /AFPBBNews=뉴스1


아직은 우리에게 생소한 NFL은 포털사이트 네이버(NAVER)의 생중계를 통해 한국에서도 팬들을 확장시켜 나가고 있다. 슈퍼볼에는 미 대선 후보도 광고에 나서고 이번에는 한국의 글로벌 기업, 현대차가 30초에 500만달러(약 60억원)에 달하는 광고를 4편이나 내보낸다. 지난 28일 현대차가 발표한 광고 컨셉에 따르면 60초 광고 2편, 30초 2편이다. 계산하면 제작비를 제외하고도 광고비만 3000만달러, 약 360억원이다. 현대차는 프리미엄 브랜드, ‘제네시스EQ’와 고성능을 자랑하는 ‘뉴 엘란트라’, 그리고 현대차가 더 좋은 세상을 만들어나가겠다는 의지가 담긴 브랜드 이미지 홍보를 할 예정이다.

제50회 슈퍼볼이 캘리포니아주 산타 클라라에서 개최되면서 LA의 NFL 팬들은 더 흥분하고 있다. 1월13일 열린 NFL 32개 구단주 회의에서 30-2의 압도적인 지지로 세인트루이스 램스의 LA 카운티 이전이 공식 결정됐기 때문이다. 램스는 1995년 LA를 떠났다가 무려 22년 만에 LA로 돌아오게 됐다. LA 카운티로 돌아온 램스 구단은 불과 일주일이 지나자 잉글우드 시에 최대 30억달러(약 3조6000억원)를 투자해 세계에서 가장 비싼 구장과 호텔 쇼핑몰 등 개발 사업을 펼치겠다고 공식 발표했다. 잉글우드에 2019년 새로운 홈구장이 완공된다.

LA 램스는 그 동안 LA 메모리얼 콜리세움을 홈구장으로 사용한다. LA 메모리얼 콜리세움은 메이저리그 공식 경기 역사상 최다 관중 기록(11만5000명)을 세운 구장이고 그 경기의 투수로 LA 다저스 박찬호가 섰었다는 각별한 추억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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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A 다저스 시절 박찬호. /AFPBBNews=뉴스1


박찬호에게 2008시즌은 위기였다. 결국 그가 선택한 구단은 자신이 메이저리그에 데뷔한 LA 다저스였다. 스프링캠프에 ‘난 로스터(non-roster’ 초청선수로 참가해 치열하게 주전 확보 경쟁을 펼쳤던 그는 3월30일 오전 11시 LA 메모리얼 콜리세움에서 열린 보스턴 레드삭스전에 선발 로아이자에 이어 팀의 두 번째 투수로 등판했다. 당시 LA 다저스 조 토리 감독은 선발은 에스테반 로아이자, 그리고 두 번째로 박찬호가 나선다고 예고했다. 두 투수가 제5선발 자리를 놓고 다투는 상황이었다. 결과는 로아이자가 3이닝 5실점, 박찬호 2 2/3이닝 2실점이었다.

글쓴이가 느닷없이 NFL 제50회 슈퍼볼, 그리고 박찬호와 LA 메모리얼 콜리세움을 떠올리는 이유는 박찬호가 마운드에 올랐던 메이저리그의 역사상 최다 관중 경기 역시 다저스가 뉴욕 브루클린을 떠나 연고지를 LA로 옮긴 후 50주년을 기념하는 경기였기 때문이다. ‘램스’ 역시 LA를 떠난 지 22년 만에 제50회 슈퍼볼이 열리기 직전 LA 카운티로 돌아오게 됐다.

박찬호는 이에 앞서 중국 베이징에서 15일 오후 열린 샌디에이고 파드레스와의 시범 경기 1차전에도 선발 등판했다. 13일 미 시애틀을 출발해 베이징으로 이동한 후 15일 경기에 선발 등판하는 강행군을 하고 LA로 돌아왔다. 한국인 최초의 빅리거, 메이저리그 아시아 출신 투수 최다 124승을 올리는 등 박찬호는 여러 가지 의미 있는 기록을 가지고 있는데 상상조차 하기 어려운 11만5000명 관중 앞에서 투구한 것은 전무후무한 추억이 될 것이다.

현대차는 지난 해 8월 GM을 제치고 2019년까지 4년간 NFL의 공식 후원사가 됐다. 그리고 ‘글로벌 머니 게임’이라고 평가받는 슈퍼볼 광고에 본격적으로 뛰어 들었다. 기아차는 이번 50회까지 무려 7년 연속 슈퍼볼 광고를 진행하고 있다.

LG 전자도 50회 슈퍼볼 광고에 참가한다. LG 전자는 올레드 TV 광고를 하는데 영화 ‘마션’을 만든 리들리 스콧 감독이 제작한 것으로 알려져 기대를 모으고 있다.

현지 시간 7일 일요일 경기여서 ‘슈퍼 선데이로’ 불리는 제50회 슈퍼볼이 과연 8일 오전 한국에서 어느 정도의 시청률을 보일지도 궁금하다. 지난해 미국에서는 49.7%의 역대 최고 평균 시청률을 기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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