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발 전환' LG 봉중근, 성공할 수 있을까

한동훈 기자 / 입력 : 2016.02.06 06: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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봉중근. /사진=LG트윈스 제공





2012년부터 LG의 뒷문을 지켜온 봉중근이 올해에는 선발 마운드에 선다. 한국 나이로 37살, 전성기 시절의 막강한 구위를 기대하기는 무리다. LG 또한 그에게 에이스급의 활약을 바라지는 않는다. 하지만 개인적으로는 FA를 앞두고 있으며 팀에게는 9위의 수모를 탈출해야 하는 중요한 시즌이다.


봉중근은 긴 미국생활을 끝내고 돌아와 2007년 해외파 우선지명으로 LG 유니폼을 입었다. 2008년부터 3년 연속 170이닝과 10승을 돌파하며 LG의 에이스로 거듭났다. 그런데 2011년 팔꿈치 수술을 받았다. 재활 끝에 2012년 복귀했는데 긴 이닝을 소화하기 어려웠던 몸 상태와 마무리 투수가 공석이었던 팀 상황이 맞물려 보직을 변경했다. 2014년까지 3년 연속 20세이브를 달성하는 등 변신은 대성공이었다.

그러나 구속 감소와 극심한 타고투저의 흐름을 이겨내지 못했다. 2015시즌 15세이브를 올리면서도 블론세이브 5개, 평균자책점 4.93으로 흔들렸다. 시간이 지나면서 팔꿈치 상태는 완전히 회복됐는데 마무리 자리는 점차 힘에 부쳤다. 결국 봉중근은 양상문 감독과 면담 끝에 선발투수로 돌아가기로 했다. 그리고 시즌 막바지인 9월, 선발로 2차례 등판하며 감각을 끌어올렸다.

봉중근은 "어린 선수들 많이 성장했고 (마무리는)그 선수들이 해야 될 것 같다고 생각했다. 좋았을 때(2008~2010년로 100%는 돌아가지 못하겠지만 로테이션만 지켜줘도 다른 투수들이 편해질 것이다. 지난 시즌 마지막에 2번 등판했던 경험이 많은 도움이 됐다. 부족한 부분을 느꼈고 대비를 잘 할 수 있을 거란 생각이 든다"고 말했다.


또한 "예전엔 겁이 없었다. 이제는 나이도 무시 못 한다. 길게 던져야겠다는 생각을 하고 있기 때문에 강약조절 중요하다. 힘으로 이길 수 있는 시대는 갔다. 155km/h도 치는 타자들인데 유희관처럼 헷갈리게 해야 한다. 그런 추세에 맞게 던지겠다. 10개 구단 4, 5선발 중에서는 제일 잘할 수 있도록 하겠다"고 다짐했다.

수싸움을 강조하면서 그런 부분에서는 자신감을 내비쳤다. "마무리 경험이 많은 도움이 됐다. 9회에는 1이닝에 목숨을 걸어야 했다. 이것저것 던질 수가 없다. 선발로 가보니 내가 가진 구종을 모두 던질 수 있다는 여유가 있었다. 똑같은 직구라도 느리게 던진다든지 하는 등 던지고 싶은 게 워낙 많았는데 이제 그 기회가 왔다"고 기대했다.

지난 시즌 LG의 5선발 자리에는 임정우, 임지섭, 장진용, 김광삼, 봉중근, 이준형이 도합 36차례 등판했다. 합계 3승 12패에 평균자책점은 6점대를 웃돌았다. 4~5선발을 비교적 안정적으로 돌렸던 삼성과 SK에 비교해 초라한 기록이다. 삼성은 클로이드와 장원삼이 윤성환·피가로·차우찬의 뒤를 받치며 21승을 합작했다. SK는 박종훈과 윤희상이 로테이션을 거르지 않고 200이닝 가까이 책임졌다.

봉중근에게 기대되는 역할은 역시 꾸준한 등판이다. 외국인투수 2명과 우규민, 류제국의 4선발이 건재한 가운데 봉중근은 자신의 말대로 로테이션만 지켜줘도 팀에 큰 힘을 줄 수 있다. 호투는 덤이다. 봉중근의 활약 여부에 따라 LG는 지난 시즌 선발 5명 전원이 10승을 달성한 삼성의 마운드를 넘을 수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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