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병호, 결국 돈보다 꿈 택했다.. 남은 건 '적응'

김동영 기자 / 입력 : 2015.12.02 11:55 / 조회 : 127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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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네소타와 4년 1200만 달러에 계약한 박병호. /사진=뉴스1






'코리안 슬러거' 박병호(29)가 미네소타 트윈스와 계약을 완료했다. 냉정히 말해 만족스러운 금액은 아니다. 하지만 박병호는 돈이 아닌 꿈을 택했다. 이제 날아오를 일만 남았다.

미네소타 구단은 2일(이하 한국시간) 박병호와의 계약을 공식 발표했다. 4년 총액 1200만 달러(약 139억 원)다. 5년 차에 650만 달러(약 75억 원)의 옵션이 붙는다. 이 옵션 행사 권리는 구단이 가진다. 바이아웃 금액(구단이 옵션을 포기할 경우 박병호에 지급해야 할 금액)은 50만 달러(약 5억8000만 원)다.

포스팅 금액 1285만 달러(약 149억 원)에 비하면 연봉 규모는 다소 작은 편이다. 박병호는 1200만 달러를 보장받았다. 강정호가 피츠버그와 계약하면서 보장받은 1100만 달러(연봉 1075만 달러+바이아웃 금액 25만 달러)와 큰 차이가 없는 수준이다.

물론 포스팅 금액이 강정호(500만2015달러)의 두 배가 넘고, 옵션까지 포함하면 박병호의 몸값이 훨씬 높다. 강정호는 5년 차 옵션 550만 달러를 포함하면 2125만 달러지만, 박병호는 5년차 옵션 650만 달러까지 더하면 총액 3085만 달러가 된다.


하지만 '몸값'과는 별개로 박병호 개인이 받는 돈은 그리 많지 않다는 것이 중론이다. 현지에서도 비슷한 의견을 내놨다. 500만~1000만 달러 사이의 연봉을 받을 것으로 내다봤지만, 결과는 연평균 300만 달러였다. NBC스포츠는 "예상외로 적다"라고 전했고, 폭스스포츠는 포스팅 시스템의 불공평함을 언급했다.

한화로 백억 원이 넘는 금액이기 때문에 절대적인 금액이 적은 것은 아니다. 하지만 연평균 연봉이 2015년 메이저리그 평균 연봉인 425만 달러(개막전 기준)에도 미치지 못하는 금액은 분명 아쉬움이 남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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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네소타 구단이 트위터에 올린 박병호 환영 사진과 문구. /사진=미네소타 트윈스 트위터





그래도 박병호는 미네소타와의 계약을 택했다. 박병호는 예상외로 연봉 총액이 낮다는 것도 어느 정도 알고 있었던 것으로 보인다. 뉴스1의 29일자 보도에 따르면, 박병호는 29일 미네소타로 출국하기에 앞서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많은분들이 기대하는 것만큼은 아닐 것 같다. 많이 나오지 않을 것으로 생각한다. 어느 정도 맞으면 기분 좋게 사인할 것이다"라고 말했다.

결국 금액보다는 자신의 꿈을 실현시키는 데 초점을 맞춘 셈이다. 낮은 금액이지만, 미네소타에서 좋은 모습을 보일 경우 4년(혹은 5년) 후 FA가 되어 더 좋은 계약을 따낼 수 있다. 박병호가 하기 나름인 셈이다.

이제 남은 것은 적응이다. NC의 에릭 테임즈는 지난 KBO 시상식에서 박병호에 대한 조언할 것이 있는지 묻는 질문에 "적응"이라고 가장 먼저 말했다. 리그부터 다르다. 구속은 더 빠르고, 변화구는 더 날카롭다. 여기에 언어가 다르고, 문화가 다르다. 류현진과 강정호가 다저스와 피츠버그에서 성공한 가장 큰 원인을 꼽자면 적응을 잘한 것을 들 수 있다.

기본적으로 박병호는 능력을 갖춘 선수다. KBO 리그에서 사상 처음으로 2년 연속 50홈런을 때렸고, 4년 연속으로 홈런왕과 타점왕을 차지했다. 한 시즌 최다 타점(146타점) 기록도 가지고 있다. 여기에 타율도 3할을 친다. 정교함과 파워를 동시에 갖췄다는 얘기다.

결국 리그에 순조롭게 적응할 경우, 자신의 몸값을 훌쩍 뛰어넘는 활약을 펼칠 가능성이 높다. 박병호에게도 미네소타에게도 좋은 일이다. 과연 '꿈'을 택한 박병호가 미네소타에서 어떤 모습을 보일지 벌써부터 관심이 쏠리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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