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계서열 1, 2위 배경' 삼성-KIA의 FA 침묵 행보.. 행간은?

김동영 기자 / 입력 : 2015.12.01 10: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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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을 떠나 NC 유니폼을 입은 박석민. /사진=삼성 라이온즈 제공





이번 FA 시장에는 또 한 번 '광풍'이 몰아치고 있다. 오재원-박재상-김현수-고영민이 계약하지 않은 상황에서 717억7000만원이라는 거액이 쏟아졌다. 지난 시즌 기록한 FA 계약 총액 720억6000만원(윤석민 90억원 포함)을 넘어설 것이 확실해 보인다.


하지만 조용한 구단도 있다. 삼성 라이온즈와 KIA 타이거즈가 대표적이다. 부자 구단이지만, FA 시장에서는 아니다.

이번 FA 시장에서 삼성과 KIA는 나란히 36억원씩 쓰고 있다. 삼성은 '국민타자' 이승엽과 2년 36억원에 계약을 체결했고, KIA는 주장인 이범호에 4년(3+1년)에 36억원의 계약을 안겼다. 하지만 딱 여기까지다. 삼성이나 KIA나 더 이상의 돈을 쓸 가능성은 높지 않다.

삼성은 또 다른 내부 FA인 박석민을 놓쳤다. 2년 연속으로 내부 FA를 다 잡지 못한 것이다. 박석민은 4년 최대 96억원의 계약을 체결하며 NC로 이적했다. 삼성 관계자에 따르면 협상 과정에서 금액차가 적지 않았던 것으로 보인다. 삼성이 최정(4년 86억원) 수준의 금액을 제시했다는 이야기가 있지만, 어쨌든 박석민은 더 많은 돈을 받을 수 있는 NC행을 택했다. 삼성은 리그 최고의 3루수를 잃었다.


사실 삼성은 내년 시즌 전력 공백이 적지 않을 전망이다. 해외 원정도박 파문으로 임창용이 보류명단에서 제외됐고, 윤성환과 안지만도 상황을 지켜봐야 한다. 이미 마무리가 빠진 상황에서 최악의 경우 1선발과 최고 셋업맨 없이 시즌을 치러야 할 수도 있다.

하지만 삼성은 이번에도 외부 FA 시장에 눈을 돌리지 않았다. 투수진을 강화할 수 있는 손승락(4년 60억원, 롯데), 정우람(4년 84억원, 한화), 윤길현(4년 38억원, 롯데) 등이 시장에 나왔지만, 모두 지나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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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IA와 재계약에 성공한 이범호. /사진=KIA 타이거즈 제공





KIA 역시 외부 FA 영입에 적극적으로 나서지 않았다. 박재상과 오재원이라는 자원이 시장에 남아있지만, 적어도 현재까지는 2년 연속으로 외부 FA 영입이 없을 가능성이 아주 높아 보인다.

문제는 팀 전력이다. KIA는 2015년 시즌 예상외의 선전을 펼치며 5강 진출을 바라봤다. 하지만 결과는 7위였다. 막판 뒷심이 달렸다. 신진급 선수들을 대거 중용하며 힘을 냈지만, 두텁지 못한 선수층에 발목이 잡혔다.

이제 2016년 시즌도 상황은 비슷할 전망이다. 특히 2015년 보였던 구멍이 2016년에도 여전히 남아있을 가능성이 높다. 투수진에서는 '90억 팔' 윤석민을 선발로 돌릴 경우 당장 마무리가 필요하다. 외야 역시 보강이 필요한 것은 매한가지다. 마침 시장에는 손승락, 정우람, 유한준(4년 60억원, kt) 등 괜찮은 자원들이 쏟아져 나왔다. 하지만 KIA의 움직임은 없었다.

KIA의 경우 2015년을 경험한 젊은 선수들이 급성장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KIA가 가장 바라는 시나리오라 할 수 있다. 하지만 당장 전력이 눈에 띄게 좋아질 것이라는 예상은 일러 보인다. 삼성도 마찬가지다.

냉정히 말해 삼성이나 KIA가 돈이 없어서 내부 FA 단속과 외부 FA 영입에 실패했다고 보기는 어렵다. 삼성과 KIA는 모그룹이 재계서열 1-2위인 삼성그룹과 현대·기아자동차다(공기업 제외).

결국 돈을 안 썼다는 해석이 가능하다. 내부적으로 '어느 정도까지 쓰겠다'는 가이드라인을 세우고, 이를 넘어설 경우 잡지 않는 방침을 세웠을 가능성이 높다. 심지어 삼성의 경우 외부 FA 영입은 없을 것이라고 일찌감치 천명했을 정도다. 삼성의 마지막 외부 FA는 2004년 심정수와 박진만이다.

삼성이나 KIA나 '외부 영입 없이 내부 육성으로 전력을 강화한다'는 생각을 하고 있는 모양새다. 가장 이상적인 모습이다. 하지만 지금 시점에서 삼성 내부에서 박석민과 임창용을 대체할 수 있는 자원이 나타날 가능성은 제로에 가깝다. KIA 역시 당장 리그 최정상급 외야수와 마무리가 나올 여지는 거의 없다.

그래도 삼성과 KIA는 육성을 택한 모양새다. 일단 지금까지는 그렇다. 두 구단 모두 2군과 3군 육성에 지원을 아끼지 않는 구단이다. 지금 당장은 아니어도, 나아질 여지는 있다는 의미다. 과연 FA 시장에서 조용한 행보를 보이고 있는 삼성과 KIA의 2016년 시즌이 어떨지 관심이 쏠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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