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표팀-군사훈련' 손아섭, ML 포스팅 딜레마 어찌 풀까?

국재환 기자 / 입력 : 2015.10.26 12:02 / 조회 : 49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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롯데 손아섭. /사진=롯데 자이언츠 제공






롯데 자이언츠가 결단을 내렸다. 포스팅을 통해 메이저리그 진출을 선언한 외야수 손아섭(27)과 황재균(28) 중 손아섭에게 먼저 기회를 줬다.

롯데는 25일 보도 자료를 통해 "손아섭과 황재균의 메이저리그 포스팅 진출 요청에 대해 양 선수의 강한 도전 의지와 목표의식을 높이 평가했다. KBO 규약에 따라 1명의 포스팅 참가 선수를 선정하기 위해 면밀한 논의를 거쳤고, 최근 5년간 개인 성적, 팀 기여도의 척도인 연봉, KBO 기구의 대표팀 발탁횟수 및 언론의 시각에서 판단하는 골든글러브 수상 횟수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해 손아섭에게 먼저 포스팅 참가를 허용하기로 했다"고 발표했다.

손아섭과 황재균은 각각 지난 14일과 15일 구단 측에 메이저리그에 도전하겠다는 의사를 밝혔다. 롯데로서는 난감했다. 주축 선수 2명이 하루 간격으로 포스팅 의사를 전달한데다, KBO 규약 104조 2항 '해외 구단에 양도할 수 있는 선수는 한 팀에서 1년에 1명으로 정해야 한다'는 규정에 따라 한 선수만을 택해야 했기 때문이다. 게다가 한 팀에서 두 명의 선수가 비슷한 시기에 해외 진출 의사를 밝힌 적이 없었기에 롯데 구단은 KBO 측에 '두 선수가 동시에 포스팅에 나갈 수 있는지, 아니면 1명만 포스팅에 나갈 수 있는지'에 대한 유권 해석을 의뢰했다. 이에 대해 KBO는 지난 20일 롯데 측에 '두 선수의 동시 포스팅 입찰은 불가능하지만, 먼저 포스팅에 나선 선수가 계약이 결렬될 경우 다음 선수에게 포스팅 입찰의 기회가 돌아간다'는 결론을 전달했다. 이에 따라 롯데는 구단 내부적으로 논의를 거친 뒤 손아섭에게 먼저 포스팅 기회를 주기로 결정했다.

포스팅 입찰은 11월 1일부터 진행할 수 있다. 일단 롯데 측은 삼성 라이온즈와 두산 베어스의 한국시리즈가 끝난 뒤 손아섭의 포스팅을 진행하겠다는 뜻을 밝혔다. 양 팀의 대결이 7차전(11월 3일)까지 간다면, 빨라도 손아섭의 포스팅 신청은 11월 4일부터 진행될 수 있는 상황이다.


포스팅 절차에 따르면 KBO가 메이저리그 사무국에 손아섭의 포스팅 사실을 알릴 경우, 메이저리그 사무국은 또 30개 구단으로부터 비공개 입찰을 받게 된다. 이후 롯데가 포스팅 금액을 받아들인다면 손아섭은 최고 응찰 금액을 써낸 구단과 한 달 동안 협상을 벌이게 된다.

그러나 손아섭은 11월 8일부터 21일까지 열리는 'WBSC 프리미어 12'에 출전한다. 게다가 지난해 인천 아시안게임에서 금메달을 획득해 병역 면제 혜택을 받은 손아섭은 11월 23일부터 훈련소에 입소해 4주간의 기초 군사훈련까지 받아야 한다. 11월에 포스팅에 나설 손아섭에게 주어진 시간이 그리 많지 않다는 뜻이다.

일단 실질적인 협상은 에이전시가 진행한다. 그러나 협상이 순조롭게 진행된다면, 손아섭 본인이 직접 미국으로 건너가 해당 구단의 계약서에 사인하고 메디컬 테스트까지 받아야한다. 군사훈련을 받는 도중에는 불가능한 일로, 손아섭으로서는 기초 군사훈련 입소 이전까지 계약을 마무리 지어야만 한다. 설령 대표팀이 프리미어 12 결승전(11월 21일), 4강전(11월 19일 또는 20일), 8강전(11월 16일) 진출에 실패하더라도 손아섭이 온전히 협상과 계약에 임할 수 있는 시간은 불과 열흘 남짓밖에 되지 않는다. 황재균의 상황도 손아섭과 같다. 황재균 역시 프리미어12 최종 엔트리에 이름을 올렸고, 지난해 인천 아시안게임 금메달을 획득한 상황으로 손아섭과 같이 훈련소에 입소해 4주 기초 군사훈련을 받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이에 대해 롯데 관계자는 26일 스타뉴스와의 전화 통화에서 "두 선수가 동시에 포스팅에 나설 수 있다면 약 한 달 반 정도의 시간이 소요될 것으로 예상했다. 그러나 KBO의 유권 해석에 따라 순차적으로 1명씩 포스팅 기회를 주게 됐고, 이에 따라 두 선수의 포스팅이 최종적으로 마무리되는 데는 약 3달 정도의 시간이 걸릴 전망이다. 설령 두 선수 모두 군사훈련이 끝나는 시점부터 차례로 포스팅에 나서게 되더라도 이 과정이 최종적으로 마무리 되는 시점은 2월에서 3월 정도가 된다. 이 경우에는 손아섭의 포스팅이 끝나더라도 황재균이 포스팅에 나서고 협상에 나설 시간이 부족해진다. 덩달아 2월 정도면 구단 역시 다음 시즌을 준비하는데 있어 굉장히 중요한 시점이다"면서 상황을 설명했다.

상황과 시간이 녹록치 않다. 하지만 손아섭으로서는 먼저 포스팅에 나서게 된데다 후발 주자인 황재균도 포스팅을 기다리는 상황이기에 어떻게든 군사훈련을 받기 전까지 결과물을 도출해야 한다. 대표팀과 군사훈련, 그리고 포스팅의 딜레마에 빠져 있는 손아섭이 상황을 어떻게 풀어갈지 지켜볼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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