쌈디 "이센스 대마, 내 책임도..형으로서 잘못해 미안"(종합)

쌈디 / 사진=박찬하 인턴기자

래퍼 사이먼디(쌈디, 31·정기석)가 대마초 흡연 혐의(마약류관리에관한법률위반)로 기소된 래퍼 이센스(28·강민호)의 항소심 재판에 증인으로 출석해 법원에 선처를 호소했다.

13일 서울고등법원 형사10부(허부열 판사)의 심리로 진행된 이센스에 대한 항소심 2차 공판에 증인으로 선 그는 "(이센스가 이렇게 된 데는) 내 책임도 있다"며 "활동 당시 나는 솔로도 병행하고 생계유지를 위해 살기 바빴다"고 말했다.


쌈디는 이어 "형으로서 도리를 잘못한 것 같아 미안함 마음"이라며 "이제는 시간적으로나 마음적으로 여유가 생겼다. 옆에서 자주는 아니더라도 가까이에서 지내며, 최선을 다해 친동생 이상으로 돌볼 것"이라고 덧붙였다.

쌈디는 이센스와 지난 2007년부터 힙합 그룹 슈프림팀으로 한솥밥을 먹었던 사이로, 이번 재판에 이센스의 감형을 돕기 위해 증인으로 채택됐다.(스타뉴스 9월 15일자 단독 보도)

이센스 측 변호인이 그를 증인으로 세운 것은 그만큼 이센스의 평소 성품과 배경을 누구보다 잘 알고 있는 인물이라는 판단에서다.


지난 2003년 이센스를 처음 만나 2007년 데뷔 직전까지 동거했다는 쌈디는 이센스가 평소 심한 강박증을 앓고 있었다고 털어놨다.

그는 "(이센스가) 등 뒤에 아무것도 없는데 뒤를 보며 확인하는 버릇이 있었다"며 "특히 이센스의 책상 위에 여러 가지 펜이 많았는데 그 중 하나가 없어지거나 배열이 바뀌어있으면 못 참고 다시 정리하려는 모습을 많이 봤다"고 말했다.

그는 이센스가 대마초를 흡연하게 된 이유에 대해 "당시 소속사와 갈등도 있었고, 음악신에 대한 불만이 많았기 때문에 술에 취하지 않아도 극단적으로 행동했다"며 "평상시에도 분노가 많은 성격이었는데 대마초 흡연이 안정감과 차분함을 주는 것 같아 점점 의존을 하게 된 것 같다"고 설명했다.

수의를 입고 묵묵히 재판을 지켜본 이센스도 법원에 선처를 구했다. 그는 "항상 잘 해나갈 수 있다는 것을 생각하지 못하고 실수한 부분만 꼭 집어서 안 좋게 생각하는 경향이 있었다"며 "지금은 내가 남들보다 힘들게 살았다고 생각하지 않고 감사하게 생각한다. 그땐 미처 몰랐다. 수감 생할을 하고 나서야 깨달았다. 벌을 받은 것을 억울하게 생각하지 않는다. 죄송하다"고 호소했다.

쌈디는 40분가량 진행된 증인 신문을 마치고 법정을 빠져나왔다.

검은색 모자를 눌러쓰고 굳은 표정으로 일관한 그는 취재진과 만나 "확실히 이번엔 죄를 뉘우치고 잘못을 깨닫고 죗값 빨리 갚고 나왔으면 좋겠다"며 "이번에 나오면 마지막으로 믿는다고 생각하고 지켜보겠다"고 말했다.

그는 "(이센스에게) 면회를 다녀온 적 있다"며 "(법정에서 만나니) 마음이 안 좋았다"며 안타까워했다.

다음 공판은 오는 11월 10일 속개된다.

슈프림팀의 쌈디(왼쪽)와 이센스 /사진=아메바컬쳐

한편 이센스는 지난해 9월부터 최근까지 서울 마포구의 한 주차장 및 자택에서 3차례에 걸쳐 대마초를 피운 혐의로 구속 기소됐다. 그는 지난해 9월14일과 올해 3월 30일 친구 이모씨와 함께, 3월15일에는 홀로 자택에서 대마초를 피운 것으로 조사됐다.

지난 2012년에도 대마초를 흡연한 혐의로 징역 1년2월에 집행유예 2년을 선고받은 그는 지난해 11월 또 다시 대마초 흡연 혐의로 경기지방경찰청에 적발돼 조사를 받는 도중 이 같은 범행을 저지른 것으로 알려져 충격을 안겼다

이후 이센스는 지난 7월22일 열린 1심에서 징역 1년 6개월과 추징금 55만 원을 선고받았다. 재판부는 "피고인은 종전에 집행 유예 전과와 동종 사건을 또다시 저질렀다"며 "죄질이 가볍지 않다"고 판시했다. 법원의 판결에 불복한 이센스는 양형부당을 주장하며 항소를 제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