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호준 "난 배우가 되는 과정에 있는 사람"(인터뷰)

영화 '비밀'의 손호준 인터뷰

임주현 기자 / 입력 : 2015.10.13 07:00 / 조회 : 596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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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우 손호준/사진=홍봉진 기자


영화 '비밀'의 손호준(31)은 놀라웠다. 케이블채널 tvN 예능프로그램 '삼시세끼-어촌편1'(이하 '삼시세끼')에서 차승원과 유해진의 심부름을 하고 강아지 산체와 고양이 벌이와 놀아주던 그는 스크린에 없었다. 여자친구의 복수를 위해 10년을 살아간 남자 남철웅이 있었다. 하지만 어색하지 않았다. 손호준은 달라진 이미지의 폭을 연기로 메웠다.

그런 그의 연기는 그냥 나온 게 아니었나 보다. 손호준은 10년 동안 복수를 준비하는 인물의 심리와 행동에 자신만의 해석을 곁들일 정도로 캐릭터에 완전히 녹아들었다. 장면 하나하나에 어떤 감정으로 임했는지도 충분히 설명했다. 예능에서도 진지한 태도로 웃음을 줬던 그는 연기를 논할 때도 진지했다.

손호준은 연기를 함께하고 싶은 배우에 관해 묻자 쉽사리 대답하지 못했다. 그는 "배우라는 칭호를 얻기 힘들다고 생각한다. 배우분들과 호흡을 맞추는 자체가 감사하다"며 어렵사리 답했다.

사실 손호준이 예능에서 인기를 얻게 된 이유도 화려한 입담 때문이 아니었다. '삼시세끼' 속 차승원과 유해진을 돕는 그의 우직한 모습이 대중의 눈에 들었다. 그것이 손호준의 예능 비결이라면 비결이었다. 그는 연기에 대한 질문을 받을 때는 막힘없이 답을 해나갔다. 지금을 배우가 되어가는 과정이라고 설명한 그에게 배우라는 칭호가 아깝지 않았다.

"배우가 되는 과정에 있는 사람"이라고 자신을 표현한 손호준은 배우로서 한 단계, 한 단계 밟아나가며 기본에 충실하고 있었다.

"어떤 작품을 하든지 감독님과 대화를 정말 많이 한다. 감독님의 의도와 생각, 그림에 대한 걸 많이 듣고 감독님과 많이 생각하고 이야기하는 편이다. 감독님이 두 분이셔서 힘들 것이라고 생각했다. 오히려 감성적인 부분은 여자 감독님이 잡아주시고 남자 감독님은 큰 그림을 그려주셨다. 한가지 신에 두 가지 디렉팅이 들어왔을 때 선택권이 생긴다. 좀 더 내가 이해할 수 있을 방향으로 선택할 수 있어 좋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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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우 손호준/사진=홍봉진 기자


손호준은 좋은 배우가 되려 부단히 노력하고 있었다. '삼시세끼'의 차승원, 유해진과 '삼시세끼-정선편1'에서 함께 게스트로 출연한 이순재, 영화 '비밀'에서 호흡을 맞춘 성동일의 조언을 자양분 삼았다. tvN '응답하라 1994'에서 한 차례 만난 성동일은 아버지라고 부를 정도였다.

"'응답하라 1994'에서 비중이 많지 않았다. 아버지(성동일)는 어떻게 연기를 하면 부각될 수 있을지 많이 알려주셨다. (차승원, 유해진) 형들은 연기에 대해서 물어보면 '잘하고 있다'고 다독거려주신다. 이순재 선생님께 '어떻게 하면 잘할 수 있어요'라고 물었더니 '나도 어떻게 해야 하는지 몰라'라고 말씀하셨다. 대선배님께서 그렇게 말씀하실 정도면 전 아직까지 병아리도 안 되는 것이다. 계속 배워가려고 노력하고 있다."

'삼시세끼'를 통해 일약 예능 스타로 떠오른 손호준이었다. 손호준은 '삼시세끼' 후에도 다양한 예능에 출연했었다. 이번 영화에서 쓸쓸하고 어두운 역할을 맡았기에 '삼시세끼-어촌편2'에 출연하는 것을 망설이지는 않았을까. 그는 단번에 아니라고 답했다.

"요새 대중들이 많이 성숙해졌다고 생각한다. 예능에서의 모습은 인간 손호준인

거고 배우에서의 모습은 남철웅으로 봐주실 거라고 생각한다. 전혀 부담은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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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우 손호준/사진=홍봉진 기자


손호준이 처음부터 끝까지 진지하기만 했던 건 아니다. 연예계 절친한 친구 유연석에 대해 말할 땐 쉴 새 없이 이야기를 늘어놨다. 유연석과 여행을 계획했지만, 계속 일정이 맞지 않았다며 한숨을 쉬는 그의 모습은 마치 소년 같았다.

"유연석과 여행을 이야기 중인데 일정이 안 맞는다. 제가 드라마를 할 때 연석이는 여유가 있었다. 제가 드라마 끝나고 시간 괜찮아지려고 하니까 (유연석이) 뮤지컬과 영화에 들어간다. 연석이가 워낙 여행을 많이 가서 저한테는 선택사항이 없다. 저는 잘 모른다. 항상 연석이가 얘기해준다. '중점적으로 보고 싶은 게 뭐야'라고 물어 얘기해주면 알아서 코스까지 짜준다. 좋은 친구다."

손호준은 대중에게 인정받는 배우를 꿈꿨다. 그는 "지금은 많은 분들이 평가해주셔야 하는 단계다. 그분들한테 인정받은 후에 어떤 장르와 캐릭터라도 하고 싶다"고 털어놨다. 영화 '비밀'을 통해 이미지 변신에 성공했지만, 여전히 자신의 이름 앞에 배우라는 단어를 붙이기 어렵다는 그다. 손호준은 예능에서 조용히 자기 할 일을 하며 성과를 얻었었다. 그가 걸어가는 배우의 길도 다르지 않다. 손호준이라는 배우가 기대되는 이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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