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종'은 알겠는데 '량첸살인기'는 뭐죠?③

[★리포트]

김현록 기자 / 입력 : 2015.10.09 11: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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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특종:량첸살인기' 포스터


영화 '특종:량첸살인기'(감독 노덕·제작 우주필름 뱅가드스튜디오, 이하 '특종')은 독특한 부제로 눈길을 끈다. 바로 '량첸살인기'다.

영화는 일생일대의 특종인 줄 알았던 보도가 희대의 오보임을 알게 된 방송사 사회부 기자 허무혁의 이야기다. 연쇄살인범의 자필 메모인 줄 알고 그 내용을 특종 보도했던 무혁은 후속취재에 나섰다가 메모에 적힌 내용이 소설 '량첸살인기'의 일부임을 알게 된다. 특종과 오보는 또 다른 사건으로 꼬리를 물며 새로운 국면을 맞게 된다.


그와 동시에 등장하는 생소한 제목의 책 '량첸살인기'. 극 중 살인자의 시선 1인칭 시점으로 쓴 살인의 경험과 소회가 담겨 영화 속 내내 중요한 역할을 해낸다. 중국인의 이름을 연상시키는 '량첸'에 '살인기'가 더해진 독특한 제목으로도 먼저 시선을 붙든다.

인터넷을 뒤지면 그럴듯한 책 소개와 설명, 줄거리까지 발견할 수 있지만 푹 빠져들지는 마시길. 이는 영화의 주요 소재일 뿐 실재하는 책은 아니다. 처음부터 끝까지 그럴듯한 설정을 힘있게 밀고 가는 '특종:량첸살인기'가 영화적 재미를 위해 더한 가상의 이야기다.

노덕 감독은 '특종:량첸살인기'를 2003년부터 무려 12년간 구상한 것으로 전해졌다. 2012년 개봉한 첫 영화 '연애의 온도'를 준비하기 한참 이전에 시작한 작품인 셈이다. 그는 누구나 납득할 수 있을 법한 사건의 얼개를 구축하고 상황에 휘말려가는 주인공을 이해시키기 위해 아이디어를 개발하며 시나리오에 힘을 쏟았다는 후문이다. 가상의 책 '량첸살인기'는 그 과정에서 탄생한 산물이다.


그러나 맨 처음 '저널리스트'로 알려졌던 영화가 제목을 '특종:량첸살인기'로 결정하기까지는 이런저런 우여곡절이 있었다. 제작자이자 노덕 감독과도 친분이 두터운 한재림 감독이 특히 '량첸살인기'라는 제목을 고집한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생소하고 어려워 상업영화의 제목으로 적절치 않다는 반대에 부딪혔고, 고심 끝에 현재의 '특종:량첸살인기'로 제목이 결정됐다.

투자배급사 롯데엔터테인먼트의 마케팅 관계자는 "'량첸살인기'라는 제목에 12년간의 고민과 개발 과정이 담겨 있다고 볼 수 있다"며 "실재하지 않는 것이 실재에 영향을 미친다는 상징적인 의미가 작품과 맞닿아 있다는 판단 아래 '량첸살인기'라는 제목을 부제로 살렸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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