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살인미소' 김재원이 '화정' 인조를 만났을때(인터뷰)

윤상근 기자 / 입력 : 2015.10.07 16:43 / 조회 : 479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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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우 김재원 /사진제공=윌엔터테인먼트


배우 김재원(34)하면 떠오르는 수식어가 바로 '살인미소'다. 지난 2002년 MBC 드라마 '로망스'에서 김하늘이 "넌 학생이고 난 선생이야"라는 유행어를 남겼다면, 김재원은 김하늘은 물론 여심을 사로잡았던 매력적인 미소를 남겼다. 당시 22세였던 김재원의 앳된 모습은 강한 인상을 남겼다.

김재원에게 살인미소는 하나의 대표 브랜드였다. 김재원은 "수많은 명품 회사들도 각각을 대표하는 브랜드 이미지가 있는데 다른 무언가가 등장한다고 해서 그 이미지가 달라지진 않는다. 살인미소는 이제 나만의 또 다른 브랜드가 된 것 같다"고 밝혔다.

김재원은 지난 9월29일 종영한 MBC 사극 '화정'을 통해 대중 앞에 섰다. 권력 지향적인 야심가이자 악한 이미지를 품은 인조라는 인물을 맡은 김재원은 특유의 능청스러움과 서늘한 분위기를 연출하며 캐릭터를 구축했다.

7일 서울 청담동에서 만난 김재원은 역시나 미소로 화답했다. 왜 살인미소라는 수식어가 김재원에게 붙게 됐는지 금방 알 수 있었다. 김재원과 함께 '화정'을 마친 소감과 함께 악역 캐릭터에 대한 속마음, MBC '리얼스토리 눈' MC 출연 등 다른 분야 활동에 대한 진지한 생각 등을 들어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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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우 김재원 /사진제공=윌엔터테인먼트


단도직입적으로 김재원에게 악역 캐릭터를 마친 소감을 물었다. 김재원은 "역사적으로도 좋지 않은 시선을 받은 인물을 연기하며 그런 시선을 직접 맞아보니 쉽지 않았던 것 같다"고 덤덤하게 말했다.

"인조가 당시 23년이라는 시간 동안 왕위를 지켰음에도 인조에 대한 역사적인 자료가 생각보다 많지 않더라고요. 오히려 공백의 미가 있었고 제가 스스로 그 부분을 채워나가야겠다는 생각이 들었죠. 지금 대중이 생각하는 인조에 대한 인식과 기록을 바탕으로 저도 연기를 하게 됐지만 분명 알려지지 않은 무언가가 있을 거라 생각도 했죠."

김재원은 인조반정을 언급하며 "분명 그 시기에도 왕이 필요했지만 개인적으로 인조를 대체할 왕은 없었을 것이라 생각한다"고 밝혔다. 이어 "인조가 가진 능력보다 더 뛰어난 인물은 있을 수 있겠지만 왕으로서의 인조를 대신할 순 없다"라고 말하기도 했다. 주위의 도움을 받지 못하고, 강대국의 눈치를 봐야 하는 등 여러모로 어수선한 정국에 놓인 인조였기에 더욱 그의 삶은 파란만장하게 비쳐 졌을 법했다.

특히나 미소가 아름다웠던 김재원이 연기하는 인조는 분명 남달랐다. 마지막 순간 죽음을 맞이할 때에도 김재원의 얼굴에서 미소는 지워지지 않는 듯했다. 이에 대해 김재원은 머쓱한 듯 웃으며 말을 이었다.

"고통에서 벗어나기 위해서 억지로라도 웃게 되면 그 고통이 덜하게 되잖아요. 아마 마지막 순간에 드리워진 웃음도 모든 것을 내려놓고 자기도 모르게 나온 웃음이 아니었나 생각해요."

생애 첫 악역을 마친 김재원에게 다음 작품에서도 악역을 할 수 있겠냐고 묻자 김재원은 바로 "다시는 못 할 것 같다"고 답했다. 이후 이어진 답은 좀 엉뚱했다.

"만약에 제가 맡은 그 인물이 기본적으로 못된 심성을 갖고 악행을 저지르는데 결과적으로 선행을 낳게 되는 이야기가 그려진다면 출연할 것 같아요. 이 역할로 악역의 패러다임을 깨고 싶어요.(웃음)"

만약 이대로라면 이 작품은 분명 B급 정서가 담긴 이른바 '병맛' 코드를 담은 코믹 장르가 될 것 같아 보였다. 김재원은 이마저 "아마 에피소드가 참신해야 할 것 같아요"라고 답했다. 김재원은 "영화 '스쿨 오브 락'의 잭 블랙 캐릭터나 주성치만의 개그 코드를 매우 좋아한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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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우 김재원 /사진제공=윌엔터테인먼트


김재원은 현재 MBC 교양 프로그램 '리얼스토리 눈'에서 내레이션 겸 진행자로 출연하며 남다른 경험을 쌓고 있다. 우리 사회에서 벌어지고 있는 소소하고도 묵직한 이야기들을 김재원은 특유의 중저음 보이스로 전하고 있다. 배우 영역이 아닌 분야에 도전하고 싶은 생각은 없었는지 물어봤다.

"취지가 좋다면 출연하는 것에 있어서 큰 고민은 하지 않을 것 같아요. 예능이나 교양 등 드라마. 영화가 아닌 프로그램이 갖고 있는 그 취지와 본질을 알고 공감할 수 있다면 출연 역시 남다른 의미가 될 것 같아요. 개인적으로는 삶의 갈림길에 섰거나 어려움을 겪은 사람들의 이야기를 들어주고 조언을 해줄 수 있는 역할이라면 자신있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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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상근 | sgyoon@mt.co.kr

머니투데이 스타뉴스 가요 담당 윤상근 기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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