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5 LG 돌아보기②] '쏟아진 유망주' 강제 리빌딩이 남긴 희망

한동훈 기자 / 입력 : 2015.10.07 08:26 / 조회 : 318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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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G 유강남, 양석환, 서상우, 안익훈. /사진=LG 트윈스 제공






페넌트레이스는 9위로 끝났지만 최악의 시즌은 아니었다. 다음 시즌을 기대하기에는 오히려 2013년이나 2014년보다 나은 상황이다. 어느 때보다 새 얼굴들이 많이 등장했고 가능성도 뚜렷하게 보였다.

LG 트윈스의 2015년은 '반 강제적인 리빌딩 시즌'이었다. 기존의 선수들이 주춤하는 사이 새로운 선수가 치고 나오면서 세대교체는 자연스럽게 시작된다. 하지만 올해 LG의 리빌딩은 주축 선수들의 줄부상으로 어쩔 수 없는 상황에서 이뤄졌다. 그럼에도 기회를 받은 영건들은 각각의 장점을 어필하며 눈도장을 확실히 찍었다.

2013년과 2014년에는 2년 연속 포스트시즌에 진출하기는 했으나 베테랑들의 활약이 절대적이었다. 박용택과 이병규(9), 이진영, 정성훈의 활약 속에 젊은 선수들은 감초 역할을 맡았다. 2013년 김용의와 문선재가 임팩트 있게 등장했으나 시즌 내내 성적을 유지하지는 못했고 이듬해에는 다시 중심에서 멀어졌다. 2014년에도 채은성과 최승준이 등장했는데 역시 4강을 이끈 주역이라기에는 무리가 있었다.

반면 올해에는 주전 라인업의 대부분을 어린 선수들이 차지했다. 기존의 박용택 정도가 자리를 지켰고 오지환이 중고참 노릇을 할 정도로 평균연령이 낮아졌다. 2루와 3루, 포수, 외야수 등 모든 포지션에 걸쳐 부상 선수가 속출해 고육지책으로 '젊은 피'를 적극 활용했는데 효과는 의외로 좋았다.


포수 유강남과 내야수 양석환은 거의 주전급으로 성장했다. 유강남은 최경철의 부상으로, 양석환은 외국인타자 잭 한나한과 3루를 백업할 손주인의 연쇄 부상으로 기회를 잡아 놓치지 않았다. 둘 모두 풀타임 1년차에 120경기 이상 소화했고 타격에서 가능성을 인정받았다. 유강남은 조인성 이후 LG 포수 중 가장 뛰어난 공격력을 선보였다. 300타석 이상을 소화해 타율 2할7푼2리, 홈런 8개로 양상문 감독이 말한 주전 포수의 기준 '2할5푼'을 여유 있게 충족했다. 양석환 또한 시즌 초반과 막바지에 찾아온 두 차례 타격 슬럼프를 슬기롭게 극복하며 다음 시즌 전망을 밝혔다.

2014년 2차 1라운드 고졸신인 안익훈은 데뷔전부터 환상적인 수비로 주목을 받았다. 양 감독은 안익훈이 출전하기 전부터 "1, 2군 통틀어 외야수비가 가장 훌륭하다"고 평가했었는데 그대로 증명했다. 어깨가 강한 편은 아니지만 빠른 타구판단과 스피드를 바탕으로 폭넓은 수비 범위를 자랑한다. 타격에서는 초반에 어려움을 겪었는데 9월 이후 적응하며 시즌타율을 3할3푼9리로 마쳤다.

가장 주목을 받은 타자는 역시 서상우다. 서상우는 7월까지 퓨처스리그서 4할에 육박하는 맹타를 휘둘러 1군의 부름을 받았다. 2군 4할 타자가 과연 1군에서도 통할지 궁금증이 증폭됐는데 첫 안타를 홈런포로 신고했다. 1군에서는 58경기 171타석을 소화하며 54안타 6홈런, 타율 3할4푼, OPS 8할8푼9리를 기록했다. 포수 출신이라 확실한 자기 포지션이 없다는 게 흠이다. 양 감독은 다가올 캠프서 "외야와 1루 중 잘 맞는 곳을 시킬 것"이라 이야기했었다.

이들 대부분은 시즌이 끝나기도 전인 10월 초 미야자키 교육리그로 떠나 벌써부터 2016년을 위한 담금질에 돌입했다. 미야자키는 양석환과 서상우가 발굴된 곳이기도 하다. 2016시즌 개막전 라인업까지 이들이 과연 자리를 지킬 수 있을지 기대를 모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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