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현재 "생애 첫 악역..아직도 캐릭터에 목마르다"(인터뷰)

SBS '용팔이' 한도준 역 조현재 인터뷰

이정호 기자 / 입력 : 2015.10.06 07:30 / 조회 : 559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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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우 조현재/사진=임성균 기자


배우 조현재(35)는 늘 갈증에 시달렸다. 조현재 하면 아직도 13년 전 드라마 '러브레터'의 안드레아 신부가 떠오른다. 선하고 순수한 마스크를 가진 덕분에 그는 지금까지 악역과는 늘 거리가 멀었다. 스스로도 "이미지와 같이 실제 성격도 내성적이고 조용한 편"이라는 조현재는 늘 착한 역할만 연기했고 대중도 이러한 이미지에 익숙했다.


그런 조현재가 생에 첫 악역 캐릭터에 도전했다. 얼마 전 종영한 SBS 수목드라마 '용팔이'에서 서자 콤플렉스에 시달리며 온갖 악행을 일삼는 한도준 역할을 맡았다. 선한 얼굴에서 뿜어져 나오는 살기와 자신의 목적을 위해 악행을 일삼는 조현재에게선 그간 그를 둘러싼 선한 이미지를 찾아볼 순 없었다.

"'제왕의 딸, 수백향'을 할 당시 극 중 아버님이 돌아가시고 이성을 잃는 부분이 있었어요. 황진영 작가님이 그걸 보시고는 '악역을 해보는 게 어떠냐'고 추천해 주신 적이 있었어요. 사실 어려서부터 늘 악역을 해보고 싶었어요. 이미지 때문에 역할이 들어오지도 않고 부탁해도 시켜주지도 않았죠."

처음 해본 악역에 부담이 느껴질 만했다. 조현재는 부담을 오히려 즐겼다. 억울했던 일, 안 좋았던 사람들의 표정과 목소리, 눈빛까지 떠올리며 한도준이 되어갔다. 극 초반부 한도준에 대한 설명이 절대적으로 부족했는데 컵을 던지는 짧은 장면에서 조현재는 정상인이 아닌 듯한 한도준을 멋지게 표현했다. 그러나 처음 하는 악역에 주변 사람들의 걱정이 이만저만이 아니었다고 한다.

"저는 부담이 없었지만 주변에서는 '네가 악역이 어울릴까' 말하는 사람들이 많았어요. 당연히 배우라면 다양한 캐릭터를 연기할 수 있어야 하죠. 전 두려워하지 말고 소신 있게 자신을 믿고 표현하자고 다짐했어요. 오히려 한도준 인물에 대한 자세한 설명도 없고 극 초반에 분량이 별로 없는 점이 걱정이 됐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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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우 조현재/사진=임성균 기자


인터뷰 내내 조현재의 표정은 밝았고 목소리는 자신감이 넘쳤다. "어느 배우라도 자신의 연기에 100% 만족하는 사람은 없을 것"이라며 겸손함을 보이다가도 "주변에서 악해 보인다고 말할 때마다 기분이 너무 좋았다"며 지금 자신을 둘러싼 상황을 즐기는 모습도 보였다.

조현재는 "지금까지 연기한 모든 캐릭터 하나하나가 소중하고 감사하다"며 자신의 이미지에 대한 생각도 밝혔다. "지금도 기존의 번듯한 청년 이미지의 캐릭터가 들어오면 할 것"이라고 말하는 그는 누구보다 연기욕심이 많은 배우였다.

"모든 캐릭터가 소중하고 감사해요. 배우라면 늘 새로운 도전을 해야죠. 이번에 악역을 했으니까 다음에는 어리바리하고 장난기도 많고 위트있는 캐릭터도 하고 싶어요. 이런 캐릭터도 분명 저랑 어울릴 겁니다. 망가질 자신고 있고 두렵지 않아요. 노출만 아니면 다 할 수 있어요."

배우로서 주관도 뚜렷했다. 갈수록 산으로 흘러간 '용팔이'를 두고 일각에선 막장드라마라는 말도 나왔다. 여기에 조현재는 "배우는 총을 든 일개 병사라고 생각한다"라며 "배우마다 다르겠지만 난 작가와 감독을 따라가는 편이다. 설사 막장이라도 대중이 사랑한다면 뭐든지 하고 싶다"고 소신을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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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느덧 30대 중반에 들어선 나이. 배우로서 중요한 시기에 들어온 첫 악역을 연기하고 또 큰사랑까지 받은 '용팔이'가 그에겐 특별할 터. 조현재는 지금 만난 한도준이 너무 고마웠다고 한다.

"그 전에 순수하고 반듯한 이미지만 있었는데 한도준을 통해 좀 벗겨지지 않았을까요? 지금 한도준을 만난 것이 너무 감사해요. 저도 연기도 지금부터 새롭게 시작하는 기분입니다."

그는 총알처럼 지나간 20대에 대한 아쉬움도 전했다. "20대 때는 쉬지 않고 일만 했어요. 연기에 대한 이해도도 부족했고 열정도 부족했어요. 또 제가 일 시작하면서 아버지가 아프셔서 요양원에 계속 계셨어요. 가장의 역할까지 해야 하는 입장이어서 힘들었죠. 군대 다녀오고 욕심이 생긴 것 같아요. 지금 마음가짐 그대로 다시 돌아가고 싶어요."

이미지로 먹고사는 게 배우라지만 한가지 이미지가 확고해지면 맡을 수 있는 역할이 한정돼 오히려 독이 되어 돌아온다. 독이 된 이미지는 다시 뒤집기도 쉽지 않다. 그러나 조현재는 멋지게 한판승을 거뒀다. "시청률도 좋지만 내가 연기한 캐릭터가 사랑받는 게 배우로서 가장 큰 보람을 느낀다"는 조현재는 누구보다 캐릭터 욕심이 강한 배우다. 앞으로 조현재가 선보일 다양한 캐릭터가 벌써 기대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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