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완성된 유격수' LG 오지환의 조용한 커리어하이 시즌

한동훈 기자 / 입력 : 2015.10.04 07:00 / 조회 : 196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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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G 오지환. /사진=LG트윈스 제공



LG 트윈스 주전 유격수 오지환은 커리어하이 시즌을 보내고 있다. 시즌 중반 부진과 9위에 머무른 팀 성적에 가려 빛을 보지 못했지만 의미가 깊은 한 해였다. 이미 정상급 수비력을 갖췄다고 평가받는 가운데 공격력도 평균 이상으로 성장했다.

오지환은 4일 현재 137경기에 출전, 493타수 138안타 타율 2할8푼, 11홈런 55타점 25도루를 기록 중이다. 타율은 물론 안타, 2루타, 타점, 출루율, 장타율 등 공격 지표 거의 모든 부문에서 기존 개인 최고기록을 갈아치웠다. 프리미어12 예비엔트리 승선이 유력했으나 아쉽게 쓴잔을 들이켰다.

수비에서는 더 이상 보여줄 게 없다. 올해 유격수로 1000이닝 이상 뛴 선수 중 NC 손시헌만이 오지환보다 실책이 적다. 수비율은 9할7푼8리로 동률이다. 유격수 중 최고다. 강한 어깨와 풋워크, 수비 범위는 오지환이 독보적이다.

오지환은 프로에 와서 유격수 수비를 배웠다. LG는 2010년부터 오지환을 유격수로 만들기 위해 갖은 노력을 쏟았다. 데뷔 시즌이나 다름없던 2010년에 홈런을 13개나 때릴 정도로 공격 잠재력이 충만한 선수였으나 수비에 치중해서였는지 타격에서는 점점 빛을 잃어갔다. 강한 어깨와 부드러운 풋워크를 바탕으로 수비는 갈수록 발전했으나 타석에서의 성장은 지지부진했다.

2010년부터 백업도 없이 혼자서 유격수로 풀타임을 소화했다. 수비에서는 이미 지난 시즌부터 '진짜 유격수가 됐다'는 평가를 받았을 만큼 손색이 없는 모습이었다. 하지만 타율은 좀처럼 오르지 않았다. 2010년 2할4푼1리, 2011년 2할1푼2리, 2012년 2할4푼9리로 타율 2할5푼이 넘을 수 없는 벽처럼 느껴졌다. 출루율은 꾸준히 3할 중반을 유지해 선구안이 나쁜 편도 아니었다. 다만 매년 삼진을 100개 넘게 당할 정도로 컨택 능력에서 한계를 노출했다. 지난해 타율 2할6푼2리가 커리어하이였을 정도였다.

올 시즌을 앞두고 양상문 LG 감독은 "오지환의 타율이 2~3푼 정도만 오른다면 우리 타선이 정말 짜임새가 갖춰질 것"이라 말했었다. 오지환은 과감히 타격폼을 바꿨고 스프링캠프 내내 구슬땀을 흘렸다.

개막 후 2주 동안은 4할에 가까운 맹타를 휘둘러 대변신에 성공한 듯 했지만 시련은 금방 찾아왔다. 5월 한때 2할3푼까지 곤두박질치며 혼란을 겪었다. 타격폼을 다시 조금씩 바꾸면서 돌파구를 찾았지만 전반기가 끝나도록 2할6푼 언저리를 맴돌았다.

반전은 8월부터 시작됐다. 리드오프의 짐을 내려놓고 체력부담을 덜면서 다시 감을 잡았다. 8월 한 달 3할4푼1리로 반등하며 시즌 타율을 2할7푼8리까지 끌어올렸다. 2014년을 제외하면 오지환은 8월 이후 2할6푼을 유지한 적도 없었으니 괄목할 만한 성장이었다. 하지만 올해에는 9월에도 2할7푼 대를 유지했고 지난 2일과 3일 2경기 연속안타로 결국 2할8푼까지 올라섰다.

유격수 중 OPS(출루율+장타율)이 오지환(0.806)보다 높은 선수는 넥센 김하성(0.851)뿐이다. 김하성은 타율도 2할9푼으로 높고 19홈런 22도루를 기록 중으로 강력한 신인왕 후보다. 다만 아직 실책은 21개로 수비에서는 부족한 면이 있다.

양 감독의 바람대로 오지환은 타율을 2푼이나 올리는 데 성공했다. 그럼에도 LG 타선에는 부상과 불운, 부진 등 여러 악재가 순차적으로 겹치면서 만족할만한 성과를 내지 못했다. 전체적인 침체로 오지환의 커리어하이가 묻혔지만 다음 시즌을 바라본다면 이보다 긍정적인 신호는 없다. 2016년에는 또 다시 최고의 시즌을 보내며 화려한 스포트라이트를 받을 수 있을지 관심을 모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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