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음원 사재기, 쪼개기' 향한 개리의 돌직구

윤성열 기자 / 입력 : 2015.10.04 07: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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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제공=리쌍컴퍼니


요즘 가요계 큰 화두는 '음원 사재기' 문제다. 최근 음악 사이트에서 사재기가 이뤄진 것으로 의심되는 정황이 포착됨에 따라 가요계에 병폐로 잠복해있던 의혹이 다시 수면 위로 떠올랐다.

논란이 불거지자 일부 대형 가요기획사와 박진영, 이승환 등 영향력 있는 음악인들은 기다렸다는 듯 업계에 만연한 불공정 행위에 대한 비판을 쏟아내며 저마다의 방식으로 목소리를 내고 있다.


힙합듀오 리쌍(개리 길)의 개리 역시 JTBC '뉴스룸'이 음원사재기 의혹을 보도하기 몇 시간 전 이러한 문제를 언급해 눈길을 끌었다. 지난달 21일 0시 첫 정규앨범 '2002'를 발표한 그는 신곡을 통해 가요계에 공공연히 알려진 음원사재기 문제를 지적하며 쓴 소리를 냈다. 2번 트랙 '둥둥'과 8번 트랙 '쉬파파'(SHIPAPA)가 바로 그것.

'어차피 뻥카치는 세상 아님 말어/ 난 그냥 쿨 하게 살어/ 개 같은 바닥 전부 사재기하더만 몰랐어 나만/ 난 촌스러워서 그렇게는 안살아/ 방송물 먹어도 방송국 똥꼰 안 빨아'('쉬파파' 가사 중)

불편한 진실을 정면으로 마주하는 그의 태도는 막힘이 없고 신랄하다. 욕설을 연상케 하는 '쉬파파' 노랫말에는 불공정한 행위로 업계의 물을 흐리는 이들을 향한 혐오감으로 가득 차있다. SBS 예능프로그램 '런닝맨'에서 멤버들의 농담에 '허허' 웃어넘기던 모습과 달리 사뭇 진지하다.


또 다른 수록곡 '둥둥'에서는 사재기 의혹을 넘어 인지도나 이슈에 의해 좌우되는 음원차트의 모순을 꼬집었다.

'매일 수백 곡의 노래가 애들 콧물처럼 쏟아져/ 난 차트 상관없이 땀을 쏟아 부어/ 개나 소나 다 1위하는 차튼 마치 마트 안에 카트처럼/ 누구나 다 갖는 타이틀'이라며 인스턴트식 음원이 판치는 현 가요계에 세태를 비꼬았다.

소비주기가 빠른 디지털 음원 시대에 효과적으로 대응하기 위해 1~2곡만이 실린 싱글을 발표하거나 '음원 쪼개기'(음반에 수록된 곡들을 나눠서 순차적으로 공개하는 것) 전략을 펼치는 현 추세 때문에 공들여 만든 정규앨범이 쉽게 묻히는 안타까움도 내포한 것으로 전해졌다.

가요계 흐름을 거슬러 무려 10곡이 담긴 정규앨범을 낸 점도 이 같은 이유에서다. 개리 측 관계자는 스타뉴스에 "당초 정규를 2개의 파트로 쪼개어 발매하는 형식을 고려했었으나 짜임새 있는 스토리텔링과 완성도 높은 음악성을 선보이기 위해 정규로 결정했다"고 전했다. 앨범에 대한 그의 남다른 애착이 드러나는 대목이다.

수면 위로 떠오른 '음원 사재기' 문제는 2년 전인 지난 2013년에도 논란이 된 바 있다. SM엔터테인먼트, YG엔터테인먼트 등 대형 기획사를 중심으로 집단 고발장을 제출하며 검찰 수사까지 진행됐으나 증거 불충분으로 무혐의 처분을 받았다.

하지만 음원 사재기 의혹이 다시 불거지면서 문제를 근절할 대책 마련이 시급하다는 업계의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국내 최대 음원사이트인 멜론도 지난달 30일 '음원 사재기를 할 경우 법적인 조치를 취하겠다'는 내용을 골자로 각 가요 소속사 측에 공문을 발송했다. 음악시장 질서를 어지럽히고 불공정한 경쟁을 조장하는 문제를 뿌리 뽑기 위해 정부 차원에 대응이 시급하다는 지적도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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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성열 | bogo109@mt.co.kr

머니투데이 스타뉴스 연예국 가요방송뉴미디어 유닛에서 방송기자로 활동 중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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