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빠라고 불러도 돼요?" 이정재를 사로잡은 소녀의 한마디(종합)

부산=전형화 기자 / 입력 : 2015.10.02 17:19 / 조회 : 1008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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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정재/사진=박찬하 기자


부산을 찾은 이정재(42)의 마음을 한 소녀가 사로잡았다.

2일 오후 제20회 부산국제영화제가 한창인 해운대 비프빌리지 야외무대에서 '한국영화기자협회와 함께 하는 오픈토크-더 보이는 인터뷰'(이하 오픈토크)가 열렸다. 이 자리의 주인공은 바로 이정재.

오픈토크는 부산국제영화제에서 펼쳐지는 공개 인터뷰 형식의 이벤트. 지난해에 이어 올해도 한국영화기자협회와 함께 진행했다. 이정재는 올 여름 1200만명이 넘는 관객을 동원한 '암살'의 주역으로 이 행사에 초청받았다.

이정재를 보기 위해 가을 태양 볕이 몹시 뜨거운 해운대 모래사장엔 행사 시작 전부터 500여명이 넘는 팬들이 몰렸다. 이정재가 모습을 나타내자 "꺄~악" 비명 소리들이 이곳저곳에서 터져 나왔다. 들뜬 표정의 이정재는 "오랜만에 부산영화제를 찾는다"며 "이 자리를 찾아준 여러분들에게 감사드린다"며 손을 흔들었다. 팬들의 환성이 더 커진 것은 물론이다.

코 밑에 점을 뺐다던가란 가벼운 질문부터 '암살'의 캐릭터를 만들기 위한 노력 등 진중한 질문들이 오간 가운데 정작 이정재와 관중의 마음을 사로잡은 건 한 소녀였다.

살이 익을 만큼 뜨거운 햇살 속에서도 앞자리에서 '이정재, 인생 베팅'이란 푯말을 들고 계속 환호하던 이 소녀는 마침내 질문이 주어지자 수줍은 부산 사투리로 "오빠라고 불러도 돼요?"라고 물어 좌중을 폭소케 했다. 이정재도 몹시 즐거워했다. 십대로 보이는 소녀 팬의 진심이 느껴졌기 때문이다.

무대에 올라서자마자 "잘생겼다"란 소리를 들은 이정재지만 소녀의 다음 질문에 더 가슴이 뛰었던 것 같다. 이정재는 소녀가 "자신의 매력 포인트 세 가지를 이야기해달라"고 하자 크게 웃음을 터뜨렸다.

곰곰이 생각하던 그는 "젊게 살기 위해 늘 젊은 생각을 하려 한다"며 "그래야 더 창의적으로 생각할 수 있기 때문이다"고 말했다. 이어 "내 매력이라기보다는 젊은 분들의 매력을 흉내내거나 흡수하려는 것 같다"면서 "두 번째나 세 번째 매력은 잘 모르겠다"고 덧붙였다.

하지만 이정재는 이 소녀의 반응에 다시 한 번 웃음을 터뜨려야 했다. 이정재의 대답이 아쉬웠던 소녀가 "귀라든지, 눈이라든지, 구체적으로 매력 포인트를 이야기해달라"며 다급하게 외친 탓이다. 이정재는 손을 스윽 들면서 "손"이라고 말해 소녀와 관중들의 박수갈채를 받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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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정재/사진=박찬하 기자


한편 이 자리에선 이정재가 '암살'에 쏟았던 노력과 절친한 친구 정우성과의 일화 등 다양한 이야기들을 쏟아내 관중을 즐겁게 했다.

이정재는 "고등학교 1학년 때부터 몸무게가 72~73㎏을 유지했다"며 "살을 찌우는 것도 빼는 것도 다 어려웠다"고 말했다. 그는 "'암살'에서 맡았던 염상진이 노인이 됐을 때 옷을 풀어헤치는 장면이 있었다. 그 때 마른 몸을 보여줘야 했기에 몸무게를 줄어야겠다는 생각을 했다"고 설명했다.

이정재는 "다른 방법이 없더라"며 "매일 아몬드 다섯알, 계란 두개, 고추 두 개를 다섯 봉지에 나눠 담아서 하루 종일 그것만 먹었다. 소금도 일절 안 먹었다. 그랬더니 두 달만에 15㎏이 빠지더라"고 털어놨다.

이어 "'암살'에서 맡았던 인물에서 벗어나기가 쉽지 않았다. 모든 촬영이 끝나고 두 달 정도 공허했었다"고 덧붙였다.

또 이정재는 '암살'로 세 번이나 한 영화에서 호흡을 맞춘 전지현에 대해 칭찬을 아끼지 않았다. 그는 "세 작품을 같이 한 배우는 전지현이 처음"이라며 "'시월애' 때는 어린 친구가 참 잘한다라고 생각했었다"고 말했다. 이어 "'도둑들' 때는 전지현이 너무 잘했고, '암살' 때는 정말 깊이 있게 연기를 했다"고 덧붙였다.

이정재는 "촬영장에서 전지현이 연기할 때 하정우, 곽도원 등과 모니터를 같이 보면서 '어떻게 저렇게 잘 하지'라고 말하곤 했었다"고 덧붙였다.

이정재는 절친한 친구인 정우성과 '태양은 없다' 이후 꼭 다시 한 영화에서 호흡을 맞출 계획이란 것도 소개했다. 이정재는 "'태양은 없다' 끝나고 (정우성과)많이 친해졌고 더 깊은 사이가 됐다"며 "오늘도 오전에 정우성 영화 촬영현장에 다녀왔다. 같이 점심 먹고 왔다"고 설명했다.

이정재는 "둘이서 또 다른 영화를 하려고 무던히 노력했다"며 "시나리오도 같이 골랐었다"고 말했다. 이어 "시나리오를 직접 만들어봐야겠다는 생각에 작가들을 만나 아이디어를 내기도 했었다"고 덧붙였다.

이정재는 "아직도 같이 하고 싶다는 생각을 갖고 있다. 2~3년 안에는 꼭 해야지란 생각이다"고 말했다. 이어 "정우성이 직접 쓴 시나리오에 5만원을 주겠다며 출연제안을 하기도 했었다"며 "5만원 주고받고 사진도 찍었다. 사실상 계약을 한 것"이라고 말해 좌중을 폭소케 했다.

이정재는 이날 "어릴 적에는 섹시하다란 말이 그렇게 싫었다. 연기보단 외모로 기억되는 것 같았기 때문이다"며 "하지만 이제는 섹시하다는 말이 기분이 좋다"고 했다.

그의 말은 기억하던 관중들은 이정재가 오픈토크를 마치고 일어나자 일제히 "이정재, 섹시하다"고 외쳤다. 배우도, 팬들도, 즐거운 부산영화제의 추억을 만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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