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우'로 돌아온 우혜미 "리쌍 오빠들, 고마운 존재"(인터뷰)

4일 데뷔 싱글 '못난이 인형' 발표

윤성열 기자 / 입력 : 2015.09.03 07:20 / 조회 : 497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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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제공=리쌍컴퍼니


우혜미(27)는 2012년 Mnet 오디션 프로그램 '보이스 오브 코리아' 시즌1에 참가했다. 뛰어난 가창력으로 톱4까지 오르며 시청자의 관심을 한 몸에 받았다. 아담한 체구의 소녀지만, 무대에 올라서면 예사롭지 않은 카리스마와 음색으로 분위기를 압도했다.


그랬던 우혜미가 다시 대중 곁에 돌아왔다. 지난해 힙합 그룹 리쌍(개리·37, 길·38)이 이끄는 리쌍컴퍼니와 한솥밥을 먹게 된 그는 오랜 공백을 깨고 자신의 이름을 건 신곡으로 정식 데뷔한다. 하지만 대중에게 친숙한 '우혜미'란 이름 대신 '미우'(MIWOO)란 예명을 썼다.

오는 4일 첫 싱글앨범 '못난이 인형'을 발매하는 그녀를 최근 서울 종로구 한 카페에서 만났다. 기자를 보고 반갑게 인사하는 그에게 "'미우'가 무슨 뜻인가"라고 물었더니 싱거운 답변이 돌아왔다.

"'우'를 이름 뒤에 붙이고 '혜'를 뺀 거예요. 별 의미는 없어요. 하하."

문신이 새겨진 양 팔로 연신 머리를 쓸어 넘기던 그는 이내 "새로운 시작이니까 예명도 괜찮겠다 싶었다"며 "어린 나이에 갓 데뷔하는 것도 아니고 그동안 공연도 하고, 학교에서 선생도 했는데, '엘리자베스', '다크 엔젤'처럼 생뚱맞은 건 좀 그렇지 않은가"라고 쑥스러운 듯 웃었다.


평소 '4차원'이란 말을 자주 듣는다고 했다. 노래 실력은 물론 독특한 말투와 행동이 '보이스 코리아'에서 주목 받기도 했지만 정작 본인은 이런 시선이 석연치 않은 눈치였다.

"제가 볼 땐 다 비슷한 거 같아요. 그런데 사람들은 어떤 원안에서 조금이라도 벗어나 있으면 '4차원'이나 '돌 아이'로 쉽게 취급하죠. 사실 사람은 전부 다 다른데 말이에요. 저도 보기와 달리 낯도 많이 가리고, 상처도 잘 받거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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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제공=리쌍컴퍼니


직접 작사·작곡한 데뷔곡 '못난이 인형'에도 정해진 틀이나 방식을 단칼에 거부하는 그의 성향이 잘 드러난다. 미디엄 템포의 밝고 경쾌한 리듬이 인상적인 이 곡에서 그는 세상이 정해놓은 아름다움의 정의와 기준 속 스스로를 판단하고 구속하면서 개성을 잃어가는 현대 사회의 안타까움을 '못난이 인형'에 빗대어 표현했다.

"사람들이 기본적으로 생각하는 '예쁜 여자'에 대한 이미지가 있잖아요. 예컨대 긴 생머리에 치마를 입고, 예쁜 구두를 신고 몸매는 날씬하고, 얼굴은 계란형이고요. 소위 '예쁘다'는 비주얼에 맞춰 다들 인형같이 따라가는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전 이런 거에 휘둘리지 않고 자기만의 매력을 찾는 사람이 더 사랑스럽더라고요. 자기가 가지고 있는 개성이나 매력이 타인에 의해 쉽게 변하지 않았으면 좋겠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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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제공=리쌍컴퍼니


호원대학교 실용음악과를 전공한 그는 2012년 5월 '보이스 코리아' 종영 이후 학교에 복학해 음악 활동에 매진했다. "학교 다니면서 이것저것 하고 싶은 대로 했다"며 "조그만 라이브 클럽에서 공연도 하고, 곡도 좀 많이 썼다. 이번 곡도 그떄 나온 노래 중 하나"라고 했다.

리쌍컴퍼니와 본격적으로 한솥밥을 먹게 된 것은 지난해부터다. '보이스 코리아'를 통해 스승과 제자로 연을 이어온 길이 그의 잠재력을 알아채 러브콜을 보냈고, 그도 흔쾌히 응했다.

"써놓은 곡들이 점점 쌓이기 시작하니까 이제 앨범을 내보면 어떨까 생각했는데 마침 길 오빠가 같이 해보자고 연락이 왔어요. 저도 회사가 필요했죠. 곡을 쓸 줄은 알지만 비즈니스는 잘 모르니까요."

리쌍과의 작업은 흥미로웠다. 새로운 환경에 적응해야하는 부담도 있었지만 별다른 문제가 되지 않았다고 했다. 그는 리쌍에 대해 "고마운 존재"라고 치켜세웠다.

"점점 더 고마워져요. 오빠들이 지나가는 말로 '네가 곡 안 썼으면 우리가 너랑 계약했겠어?'라고 하는데, 맞는 말이에요.(웃음) 저를 앞으로 키워야 될 가수로 보기 보다는 아티스트나 뮤지션 '동료'로 생각해줘요. 솔직히 오빠들 위치면 제 의견을 무시할 수도 있잖아요. 그런데 제 의견을 너무 많이 물어봐주고, 수렴해줘요. 만약에 정말 꼭두각시 같이 노래만했다면 별로였을 거예요. 제가 중요하게 생각했던 것들을 오빠들도 중요하게 생각해줘서 다행이에요. 앨범이 나오고 겪어보니 좀 더 확실해지네요."

협업으로 만족스러운 성과도 얻었다. 지난 7월 15일 리쌍이 발표한 신곡 '주마등'에 피처링으로 참여한 것. 이 노래는 발매 직후 각종 음원차트 1위를 차지하며 '미우'란 두 글자를 알리는데 큰 역할을 했다.

"이렇게 음원차트를 신경 써서 본 적이 처음이네요. 정말 신기했죠. 차트의 세계란, 하하. 원래 인터넷이랑 별로 안 친하거든요. 심지어 저희가 1등을 했더라고요. 재밌고 기쁜 경험이었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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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제공=리쌍컴퍼니


미우는 리쌍이 올 하반기 야심차게 준비한 신인 제작 프로젝트의 첫 주자다. 때문에 베일에 가려져 있던 미우의 정체가 공개된 뒤 '제2의 정인'이란 수식어가 그에게 따라붙었다. 그는 "그만큼 나에 대한 관심이 생겼다는 것이니까 기분은 좋다"며 "그동안 이렇게 이슈된 적은 없어서 수식어가 딱히 부담스럽진 않다"고 흐뭇해했다.

그는 첫 앨범을 내며 감회가 남다른 모습이었다. 처음으로 기획사와 전속계약을 맺고 자신이 직접 만든 곡으로 데뷔하는 만큼 부쩍 책임감이 생긴다고 털어놨다. "고등학교 때부터 음악이 좋아서 자연스럽게 곡을 쓰곤 했는데, 이제 회사와 계약하고 앨범을 내다니 제법 판이 커졌다"고 돌아봤다.

"대중이 제 목소리에 익숙해지기까지 1년 보고 있어요. 제가 쓴 가사와 목소리에 공감해주시고 좋아해주시면 더할 나위 없겠죠. 주위의 기대에 부응하고, 음악적으로도 인정받는 가수가 되고 싶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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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성열 | bogo109@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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