버벌진트 "'쇼미더' 공정해야 하지만, 나도 불완전"(인터뷰)

버벌진트, 산체스와 듀엣 프로젝트 음반 '여자' 발매

윤성열 기자 / 입력 : 2015.08.31 06: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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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제공=브랜뉴뮤직


올해로 데뷔 17년차를 맞은 래퍼 버벌진트(35·김진태)는 이미 힙합신에 잔뼈가 굵은 실력파 뮤지션이다. 1999년 '빅 브래그(Big Brag)'로 데뷔해 오랜 기간 선 굵은 디스코그래피를 쌓아가며 평단의 지지를 얻었다. 서울대 경제학과 졸업생으로 대중에겐 '엄친아 래퍼'로도 친숙하다.

그런 그가 최근 Mnet 힙합 서바이벌 프로그램 '쇼미더머니4' 프로듀서로 출연해 화제의 중심에 서 있었다. 심사과정에서 참가자의 탈락 판정을 번복하면서 공정성 논란에 휩싸인 것. '블랙넛'이란 엄청난 수혜자가 탄생했지만 그의 '양심 고백'은 득보다 실이 많은 선택이었다.


방송 이후 "긴 시간 동안 어떤 꼬리표가 저희에게 붙어 따라다녀도 변명할 수 없는 부끄러운 장면으로 남을 것"이라는 그의 말대로 '번복진트'란 오명이 그를 따라다녔다.

판정 번복 사태가 벌어지기 몇 주 전 그룹 팬텀의 산체스(29)와 프로젝트 음반 '여자' 발매를 준비 중이던 버벌진트와 대화를 가졌다. 방송 초반부터 논란이 끊이지 않은 '쇼미더머니4'에 대해 일부 불편한 시선이 있었던 터라 그의 생각이 궁금했다.

"다 양면성이 있다고 생각해요. 실제 '쇼미더머니'란 프로그램이 있었기 때문에 성공의 지름길을 탄 래퍼들이 있잖아요. 그런 것들을 보고 더 많은 래퍼들이 '쇼미더머니'에 참전했죠. 결국엔 방송사는 방송사대로, 참가자는 참가자대로 각자 실현하고 싶은 욕망이 서로 맞닿은 거죠. 일종의 잔치라면 잔치고, 격렬한 경쟁이라면 경쟁입니다. 크게 부정적인 시선을 가지고 있진 않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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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제공=브랜뉴뮤직


콘텐츠의 파급력을 인정하면서도 유독 '쇼미더머니'에게만 이슈가 쏠리는 현상에 대해선 부정적이었다. 그도 그럴 것이 '쇼미더머니'의 화제성에 밀려 빛을 보지 못하고 묻히는 '진짜' 실력파 뮤지션들도 부지기수기 때문이다.

버벌진트는 "지금은 '엠넷'(Mnet)이 '쇼미더머니'를 정면에 세워 가요계의 화두를 뺏어갈 수 있는 장악력을 가지고 있다"면서 "이런 시기에 '쇼미더머니'에 안 나오는 가수들의 앨범은 나와도 별 주목을 못 받지 못한다는 역효과가 있다"고 지적했다.

다만 그는 "무언가를 실현하기 위해 '쇼미더머니'에 나온 사람을 비판하고 싶은 마음은 없다'며 "단지 공정했으면 한다. 물론 나 자체도 불완전한 사람이지만, 공정하려고 노력하고 있다"고 말했다.

촬영 분을 자극적으로 편집해 방송하는 제작진의 일명 '악마의 편집'은 어떻게 생각은 하고 있을까.

"어쩔 수 없다 생각해요. 제가 방송을 직접 만드는 사람은 아니니까 100% 이해는 못하겠지만, 예컨대, 동등한 실력을 가진 두 사람 중 한 사람이 화제성이 있고 또 다른 사람은 그렇지 않다면, 당연히 편집 분량은 화제성 있는 쪽으로 기울 수밖에 없죠. 이건 쇼 비즈니스니까요."

하지만 참가자들이 의도적으로 논란을 조장하는 행위는 경계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그는 "'쇼미더머니'에 나왔으니 건수 하나 만들어야지'란 생각으로 어울리지 않은 것을 하면 오히려 손가락질 받기 쉬운 대상이 될 것"이라며 "참가자들이 스스로를 속이지 않으면 좋을 것 같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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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제공=브랜뉴뮤직


한편 버벌진트는 31일 산체스와 함께 듀엣 프로젝트 음반 '여자'를 발표한다. 그는 올 가을 자신의 정규앨범 '고 하드'(Go Hard) 발매에 앞서 래퍼보다 음악감독으로서 면모를 확고히 하고자 이번 음반을 준비했다고 설명했다.

앨범엔 더블 타이틀곡인 '페이보릿!(Favorite!)과 '귀아래'를 포함해 총 7곡이 수록됐으며, 다비치 강민경, EXID LE, 범키 등이 참여했다.

버벌진트는 "래퍼로서 전면에 나서는 게 아닌 음악감독으로서 좀 더 초점을 맞춘 음반이라 의미가 있다"며 "수많은 힙합 뮤지션들이 그동안 노래로 여자 얘기를 많이 하고, 남성의 시선으로 일방적으로 풀어냈다면 이번엔 여자를 주인공으로 놓고 노래를 풀어봤다. 여러모로 이전엔 시도해보지 않은 작업들이었다. 한국 힙합에도 비슷한 예가 없을 것"이라고 자부했다.

버벌진트와 산체스는 지난 2012년 6월 발표한 '충분히 예뻐'로 인연을 맺은 뒤 꾸준히 음악적 교류를 하며 두터운 친분을 쌓았다.

산체스는 "알고 지낸지 3년이란 기간 동안 서로 어떤 여자를 만나는지 지켜봤었다"며 "우리들의 삶이 주제 의식을 가지고 자연스럽게 앨범을 내게 됐다. 아직 신인인 나에게 뜻 깊은 작업이었다. 앞으로 내 행복에 큰 영향을 미치는 앨범이 될 것"이라고 기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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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성열 | bogo109@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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