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화 김성근 감독. /사진=OSEN |
회심의 승부수는 모두 통하지 않았다. 결국 경기 막판 이는 자승자박에 빠진 꼴이 됐다.
한화 이글스는 30일 오후 서울 잠실구장에서 열린 두산 베어스와의 '2015 타이어뱅크 KBO리그' 원정 경기에서 연장 혈투 끝에 4-5로 역전패했다. 이날 승리로 두산은 65승50패를 기록하며 리그 3위를 수성한 채 3연승을 질주했다. 반면, 한화는 2연패에 빠진 채 57승61패를 기록했으나, 같은 날 6위 KIA가 넥센에 패하며 5위를 유지했다.
한화가 4-2로 앞선 8회초. 선두타자 최진행이 볼넷으로 출루한 뒤 김경언이 좌전 안타를 때려냈다. 무사 1,2루 기회. 다음 타자는 폭스. 이날 3타수 무안타로 부진했지만, 한 방이 있는 폭스였다.
그러나 한화 벤치는 대타 이시찬을 투입했다. 이시찬에게 큰 기대를 건 것은 아니었다. 희생 번트 정도를 성공시키기 원했다. 하지만 이시찬은 투수 바로 앞에 번트를 댔고, 2루 주자는 3루에 가기 전 아웃됐다. 번트 실패. 아웃카운트만 하나 늘어난 1사 1,2루.
다음 타자는 김회성. 이때 한화 벤치는 또 다시 과감한 결단을 내렸다. 2루주자 김경언을 대주자 송주호로 교체한 것이다. 뒤를 바라보기보다는 당장 승부를 걸겠다는 교체였다. 하지만 김회성이 3루수 앞 병살타로 물러나며 대주자 승부수도 통하지 않았다.
이어진 8회말 한화는 권혁을 올렸다. 앞서 7회 1사 주자 없는 상황서 한화는 송창식을 올렸다. 송창식은 김재호, 허경민을 모두 범타 처리하며 안정적인 모습을 보였다. 그러나 김 감독의 선택은 권혁. 8회와 9회, 2이닝을 '최강 마무리'에게 맡기겠다는 심산으로 보였다.
하지만 믿음이 통하지 않았다. 권혁은 선두타자 대타 민병헌에게 볼넷을 내준 뒤 1사 후 김현수에게 동점 투런포를 허용했다. 4-4 동점. 승부는 알 수 없는 방향으로 빠지기 시작했다.
이때부터 한화의 모든 작전이 어그러지기 시작했다. 한화는 힘을 쓸 만한 타자들을 대거 뺀 상황. 연장 10회초에는 1사 1루서 대타 정현석이 삼진을 당했다. 원래라면 김경언의 타순. 다음 타자는 폭스 대신 대타로 투입됐던 이시찬. 이시찬은 중견수 뜬공으로 물러났다. 그리고 패배로 직결된 최악의 한 수가 10회말 나왔다.
10회 권혁 대신 마운드에 김범수가 오른 가운데 선두타자 김현수에게 볼넷을 허용했다. 여기서 투수는 이동걸로 바뀌었다. 이어 양의지의 희생번트로 1사 2루가 된 가운데, 한화는 최주환을 고의 4구로 거르며 1루를 채웠다. 1사 1.2루.
다음 타자 오재원을 2루수 인필드 플라이 아웃 처리하며 한 숨 돌린 한화. 계속된 2사 1,2루 위기. 이때 한화가 또 다시 결단을 내렸다. 승부 도중 오재일에게 고의 4구를 지시한 것. 만루 작전이었다. 루를 꽉 채우면서 다음 타자 김재호와 승부를 보겠다는 것.
그러나 주자가 3루에 있었기에 그만큼 부담도 컸다. 결국 우려가 현실이 됐다. 김재호 타석 때 이동걸이 초구 폭투를 범했고, 3루에 있던 김현수는 그대로 홈을 밟았다.
승부수 때마다 이런저런 작전을 낸 한화 벤치. 그러나 모두 통하지 않았고, 경기 막판에는 자충수가 되고 말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