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더걸스 혜림 "나는 탱탱볼 같은 여자"(인터뷰)

박한빛누리 기자 / 입력 : 2015.08.28 17: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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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더걸스 혜림 /사진출처=더스타


처음 그녀가 원더걸스에 합류한다고 했을 때 반응이 기억난다. 누군가는 심한 악플을 달았고, 다른 누군가는 조금 덜 심한 악플을 달았다. 가수라는 꿈 하나로 홍콩에서 바다를 건너온 그녀에게 대중들은 모질었다. 그로부터 5년이 흘렀다. 기타를 들고 무대에 섰을 때, 수많은 대중들은 이미 그녀의 팬이 되어 있었다. "혜림이 눈에 띄게 예뻐졌다"는 댓글이 산더미처럼 쌓였다. 대중들은 그녀에 대해 얼마나 알고 있을까? 탱탱볼처럼 어디로 튈지 모르지만 그 통통 튀는 모습마저 사랑스러운 혜림의 이야기다. 패션매거진 더스타가 혜림을 만났다.

▶ 공백기동안 뭐하면서 보냈어요?


- 한중합작영화를 찍었어요. '두도시 이야기'라고 지진희 선배님의 딸 역할이에요. 중국에서만 개봉해서 국내 팬들은 잘 모르실 수 있어요. 로맨틱 코미디영화에요. 한중합작이지만 중국에서만 개봉했어요. 그리고 '팝스인서울'이라고 아리랑TV에서 하는 프로그램 MC도 맡았었어요. 그렇게 나름 바쁘게 지냈던 것 같아요.

▶ 연기를 해보니까 어때요?

- 가수랑은 너무 다른 작업이었어요. 연기는 디테일하잖아요. 표정이나 손동작 하나에 다 신경을 써야 해요. 움직임도 너무 많으면 안 되고요. 저는 손으로 막 이렇게 표현하는 걸 좋아하는데 연기할 때는 그러면 안 된대요. 눈빛으로 얘기해야 한대요. 눈빛 연기가 제일하기 어려웠어요. 눈물을 흘리지 않더라도 눈빛으로 슬픔을 표현해야 하는데 그게 어렵더라고요. 좋으면 좋은 것도 눈빛으로 표현해야하는데 그걸 어떻게 하죠?


▶ 그래서 그 연기를 화면으로 보니까 어떻던가요?

- 뿌듯하고 열심히 한 보람이 있어요. 무엇보다 중국어로 대사를 다 외웠다는 게 너무 신기했어요.

▶ 혜림 씨 중국어 잘하지 않아요?

- 홍콩에서 쓰는 광동어랑 중국에서 쓰는 만다린(우리가 흔히 알고 있는 중국어)랑 달라요. 저는 광동어를 할 줄 알고 만다린은 회사에 들어와서 하게 되었어요. 그래서 일상적인 소통은 할 수 있지만 조금 서툴러요. 근데 그걸 다 외워서 했다는 게 너무 뿌듯해요.

▶ 이번 앨범에 혜림 씨가 작업한 음악 좋더라고요. 특히 'OPPA'.

- 맞아요. 제 색깔이 완전 드러나요 근데 여자들은 너무 좋다고 공감된다고 하고, 남자들은 내 여자 친구가 이러면 정말 싫을 것 같다고 얘기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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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더걸스 혜림과 선미 /사진출처=더스타



▶ 본인 얘기예요?

- 네. 그런데 많은 사람들이 공감할 수 있어요. 젊을 때 하고 싶은 걸해야 한다고 생각해요. 나중에 나이 들어서 '난 젊을 때 추억이 없어. 다 참았고, 놀지도 않았어. 난 착하게 살았기 때문에 좋았어' 이건 별로예요. 저는 실수를 하더라도 젊을 때라면 괜찮다고 생각하거든요. 그래야 나중에 늦바람이 나지 않으니까? (웃음)

▶ 혜림 씨는 'Act Cool'이나 'OPPA'에서는 랩을 해요. 원더걸스 활동에서는 노래를 하잖아요. 어떤 게 본인한테 맞아요?

- 저는 노래하는 것을 좋아해요. 노래도 발라드 밖에 안 들어요. 그런데 잘하는 것과 좋아하는 것은 다른가 봐요. 저한테 잘 맞는 것은 랩, 근데 좋아하는 것은 발라드예요.

▶ 본인이 직접 가사 쓴 것 중에 가장 마음에 드는 것이 있다면?

- 'OPPA'라는 곡에서 '더 참다 나 도 닦겠어. 절가서 목탁 치겠어' 이런 가사가 있어요. 제 발랄함이 묻어나요. 그동안 조용하고 쑥스러워하는 모습만 보여드렸었는데 저한테도 이런 편한 모습도 많이 있거든요. 이 곡에서는 다양한 색깔을 보여줄 수 있어서 좋았어요.

▶ 정말 생각했던 이미지랑 많이 다르네요.

- 탱탱볼에 비유한 가사도 있어요. '그래 난 탱탱볼처럼 튀어나갈지도 몰라. 어디로 갈지도 그 누구도 몰라. 나조차도 몰라. 사람이 탱탱한 탱탱볼이 될 수 있다는 거 보고 싶어?' 이런 가사가 있어요. 저한테도 어디로 튈지 모르는 면이 있어요.

▶ 탱탱볼처럼 어디로 튈지 모르는 일탈을 해본 적이 있어요?

- 연습생 때 너무 힘들어서 홍콩으로 도망간 적이 있어요. 홍콩에 도착하자마자 회사에 전화해서 홍콩 왔다고 얘기했죠. 연습생이 그렇게 하기 힘들잖아요. 근데 회사에서 화낼 줄 알았는데, 이왕 간 거 쉬다 오라고 해서 한 며칠 있다가 다시 들어왔어요.

▶ 정말요? 너무 웃긴데요? 이거 잡지에 실어도 되요?

- 괜찮아요. 옛날 얘기니까.(웃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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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더걸스 혜림 /사진출처=더스타


▶ 이번 앨범에서 악기로 기타를 선택한 이유가 있어요?

- 발라드를 좋아하니까 자연스럽게 어쿠스틱 통기타를 접하게 됐어요. 저 컨트리 음악도 좋아해요. 그리고 기타는 통기타를 배우면 일렉트로닉 기타도 칠 수 있잖아요.

▶ 물집 같은 게 잔뜩 잡혔겠네요?

- 있죠. 어쿠스틱기타를 칠 때 꽉 잡아야 해요. 그래서 꽉 잡느라 살이 까지고 피도 나고 굳은살이 잡혔어요. 한번 만져 보세요. 여기.

▶ 와, 진짜 엄청 딱딱하네요. 근데 여자로서 이런 굳은살은 치명적일 텐데.

- 글쎄요. 안치면 없어지지 않을까요?

▶ 그럼 앞으로 기타를 안치겠다는 얘기?

- 하하하. 얘기가 그렇게 되나요? 그건 아니에요. 기타를 치면서 포기한 게 많아요. 사실 저 네일아트를 엄청 좋아하는데 기타를 치니까 그걸 못 해요. 손톱을 기르지도 못하고 짧게 잘라야 해요. 근데 또 짧으니까 그 나름대로 편한 점도 있더라고요.

▶ 밴드로 변신한 것뿐만 아니라. 다른 변신도 있어요?

- 단발머리를 처음 해봤어요. 어렸을 때 빼고는 처음이에요. 예전에 ‘2 Different Tears’ 할 때는 가발을 썼어요.

▶ 이번 활동을 앞두고 반응이 어떻던가요?

- ‘너희들이 무슨 밴드냐’ 이런 댓글도 있었고 욕하는 사람들도 있었어요. 그냥 보면서 웃었어요. 웃기잖아요. 우리는 정말 열심히 했는데. 그게 생각이 안날 정도면 괜찮은 것 같아요. 오히려 그것보다 좋은 댓글이 많았어요.

▶ 이번 앨범에서 이루고 싶은 목표가 있다면?

- 우리 음악을 더 전하고 아무도 다치지 않고 즐겁게 활동했으면 좋겠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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