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V별점토크]'슈가맨', 두 마리 토끼 쫓다가 한 마리도 못 잡는 격?

이수연 방송작가 / 입력 : 2015.08.28 13:39 / 조회 : 78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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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제공=JTBC


유재석, 10여년 이상 ‘국민MC’자리를 자키고 있는 그는 이름만으로도 브랜드가 되었다. 유재석이라는 그의 이름이 프로그램에 걸리면 최고일 것이다, 재미있을 것이다, 하는 ‘믿음’을 준다. 그러다보니 각 방송사 프로그램마다 그를 갈망한다. 새로운 프로그램을 기획할 때마다 유재석이 함께 하면 행운을 거머쥐었다고 생각할 만큼. 그렇게 귀하다보니 또 모든 프로그램에서 그와 함께 할 수 있는 건 아니다. 특히, 지상파를 제외한 케이블과 종편채널에선 그를 전혀 볼 수 없었다. 그랬던 그가 종편채널에 출연한다는 극적인 소식이 들려왔다. 바로 JTBC의 ‘슈가맨’이다.

‘슈가맨’은 정규 방송되기 전 그 가능성을 보기 위한 2회 파일럿 프로그램으로 제작되었지만, 유재석의 출연사실만으로도 방송 전부터 화제의 중심에 섰다. 왜? 그는 재미있는 프로그램이란 신뢰를 주니까. 그리고, 기대하고 기대하던 2회가 모두 방송이 되었다. 그런데, 결과는? 방송직전보다 오히려 화제성이 떨어지며, 1회보다 2회 시청률이 낮게 나왔다. 그토록 갈망하던 유재석, 그가 출연했는데도 말이다. 대체 그 이유가 뭘까?

결론부터 말하자면, ‘슈가맨’은 너무나 욕심이 많았다. 한 시간짜리 프로그램에 너무나 많은 내용을 담았다. ‘슈가맨’은 메인MC인 유재석과 유희열이 두 팀으로 나뉘어져서 과거 히트곡을 냈던 두 명의 가수를 찾아간다. 그리고, 작곡가, 작사가, 프로듀서, 가수로 이루어진 양팀원들이 그 곡을 재해석하고 편곡해서 공연을 해주고, 일반인들의 판정이 이어진다. 그런데, 문제는 분명히 한 개 프로그램인데, 마치 여러 프로그램을 본 듯한 느낌이라는 것이다. ‘슈가맨’은 뭘 보여주려는 걸까?

* 추억속의 가수를 찾는 추리 프로그램일까?

* 명곡을 편곡한 음악 프로일까?

* 과거 스타의 토크쇼일까?

* 아니면 긴장감 있는 대결인가?

단순함이 진리다. 이것은 삶의 진리일 뿐만 아니라, 프로그램에 적용되는 법칙이기도 하다. 성공한 프로그램들이 이를 방증한다. ‘슈가맨’에 음악이 나오니 음악 프로그램으로만 이야기해보자.

‘슈퍼스타K’나 ‘K팝스타’같은 프로그램은 오디션이라는 하나의 콘셉트가 분명하다. ‘나는 가수다’는 가창력 뛰어난 가수들의 공연이며 ‘불후의 명곡’은 당대 가요계를 휩쓸었던 선배 가수들의 명곡을 후배 가수들이 부르며 대결한다. ‘히든싱어’는 모창을 똑같이 하는 일반인들과 진짜 가수의 대결이고, ‘복면가왕’은 인기유무, 히트곡 유무, 직업에 상관없이 오직 가창력만으로 승부를 한다. 이렇듯 아주 딱 하나의 콘셉트가 있다. 이들 프로그램의 기본적인 콘셉트는 단순하지만, 그것이 주는 힘은 ‘명쾌함’이다. 시청자들이 무엇에 집중해야 하는지가 분명하기 때문이다. 다시 말해, 목표가 정확하니까 집중력이 생기는 것이다.

그런데, ‘슈가맨’은? 예전 ‘TV는 사랑을 싣고’처럼 누군가를 찾는 것이 목표였다가, 추억 속의 스타의 토크쇼가 목표였다가, 음악 대결이 목표가 되며 계속 분산된다. 그러니 시청자들의 집중도가 당연히 떨어질 수밖에. 두 마리 토끼 쫓다가 둘 다 놓친다. 욕심이 화를 부른다. 만약 ‘슈가맨’이 정규방송으로 이어진다면, 살을 도려내는 아픔이 있더라도 버릴 것은 과감히 버려야 하는 결단이 필요하다.

‘슈가맨’은 ‘선택’과 ‘집중’이 필요하다! 그래서, 제 별점은요~ ★★☆ (2개 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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