롯데 이성민 'SNS 논란'..규정은 문제 없나?

국재환 기자 / 입력 : 2015.08.04 09:53 / 조회 : 28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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롯데 이성민. /사진=롯데 자이언츠 제공



'워크 에식(Work Ethic)'. 흔히 말하는 '직업 윤리'인데 사전적 의미로 자신이 맡은 일에 대한 투철한 사명감과 책임감, 근면성을 뜻하는 용어다. 종목을 불문하고 스포츠를 직업으로 하고 있는 프로 선수라면 반드시 요구되는 윤리 의식이라고 할 수 있다. 하지만 이 기본적인 개념을 망각한 선수가 있었다. 롯데 자이언츠 마무리 투수 이성민(25)이다.

지난 2일 롯데와 kt의 경기가 한창 진행되던 오후 7시 10분경. 한 온라인 커뮤니티 게시판에는 경기 도중 이성민이 SNS를 사용하고 있다는 내용이 담긴 사진과 글이 게재됐다. 이에 따르면 이성민은 경기가 한창 진행 중이던 오후 6시 52분경 자신의 SNS에서 또 다른 이용자를 팔로우 했다.

경기 도중 SNS를 사용했다는 점에서 자연스럽게 비판이 쏟아질 수밖에 없었다. 가뜩이나 롯데가 kt와의 전날(1일) 경기서 6-19로 대패를 당했고, 5강 진출을 위해 한 경기 한 경기에 사활을 걸어야 하는 상황이었기 때문에 이성민의 행동에 롯데 팬들은 실망스럽다는 반응을 나타냈다.

경기 도중 SNS를 사용해선 안 된다는 규정은 없다. KBO리그 규약 제26조(불공정 정보의 입수 및 관련 행위 금지) 2항을 보면 벤치(더그아웃) 및 그라운드 내에서 무전기, 휴대전화, 노트북, 전자기기 등의 사용이 불가능하다고 명시돼 있으나 그 외의 장소에 대해서는 언급이 없다. 이성민은 규정에 명시된 벤치가 아닌, 라커룸 등 다른 장소에서 휴대폰으로 SNS를 사용했다고 볼 수 있다.

그러나 투구 내용까지 좋지 못했다는 점이 문제를 더 심각하게 만들었다. 이성민은 이날 팀이 8-5로 앞선 8회말 2사 3루에서 등판해 앤디 마르테를 볼넷으로 내보낸 뒤, 김상현에게 동점 스리런 홈런을 맞았다. 이어 팀이 9-8로 다시 리드를 잡고 맞게 된 9회말에는 안타 3개를 맞고 또 한 번 동점을 허용했다. 결국 이성민이 두 차례 리드를 날린 끝에 연장전에 돌입한 롯데는 연장 12회말 끝내기 안타를 맞고 9-10의 충격적인 역전패를 당했다.

비판이 폭주했다. 경기 도중 SNS를 사용했다는 점에서 팬들에게 분노를 안겨준 이성민은 팀 승리까지 날려버리면서 팬들로부터 십자포화를 맞았다.

하루 지나 이 소식을 접한 롯데 측은 "선수 본인과 운영팀, 코칭스태프가 이 점에 관해 4일 논의할 것으로 보인다. 직접 이야기를 듣고 징계 여부와 수위가 결정 날 것 같다"고 소식을 전했다. 그리고 이에 앞서 3일 오후 늦게 이성민을 1군 엔트리에서 제외시키는 결단을 내렸다.

단순 해프닝으로 넘길 수도 있다. 그러나 앞서 언급했던 KBO리그 규약 제26조 2항을 조금만 비틀어본다면 선수는 경기가 진행되는 도중이라도 벤치나 그라운드가 아니라면 얼마든지 휴대폰 사용이 가능하다.

이미 메이저리그는 경기 시작 30분 전부터 경기가 끝날 때까지 선수들의 휴대폰 등 전자기기 사용을 금지하고 있다. 실제 지난 6월 보스턴 레드삭스 내야수 파블로 산도발은 경기 도중 SNS를 사용한 사실이 발각돼 구단 자체적으로 출전 정지 처분을 받기도 했다.

이 같은 행동이 계속해서 발생할 경우 선수는 선수대로 자신의 이미지를 망칠뿐만 아니라 소속 팀, 더 나아가 KBO리그의 진정성에도 좋지 않은 영향을 미칠 수 있게 된다. 이성민의 이번 사건을 계기로, 경기 도중 SNS 및 전자기기 사용에 관한 보다 엄격한 규정이 KBO리그와 구단 차원에서도 확립될 필요가 있을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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