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개 든' 토종 에이스들의 '반격', 외인과의 경쟁 본격화되나?

국재환 기자 / 입력 : 2015.08.03 13:40 / 조회 : 1676
  • 글자크기조절
image
두산의 좌완 선발 유희관(왼쪽)과 장원준. /사진=두산 베어스 제공






올 시즌 역시 외국인 투수들의 강세가 두드러지고 있다. 하지만 지난주를 기점으로 토종 에이스들이 화끈한 반격을 가하며 자신들의 존재감을 드러냈다. 그 주인공들은 누구였을까.

먼저 두산의 유희관을 꼽을 수 있다. 유희관은 지난달 29일 잠실 한화전에 선발 등판했다. 전날(28일) 팀이 2-10 대패를 당했기 때문에, 분위기를 다잡기 위해서라도 호투가 절실한 상황이었다.

기대를 저버리지 않았다. 유희관은 이날 7⅔이닝 5피안타 2볼넷 4탈삼진 1실점을 기록, 전날 10점을 뽑아내는 위력을 과시한 한화 타선을 단 1점으로 밀봉하며 팀의 8-2 완승을 이끌었다. 또한 시즌 13승째(3패)를 따내며 삼성의 피가로(12승)를 제치고 다승 부문 단독 선두로 뛰어 올랐다.

두산의 또 다른 좌완 선발 장원준의 활약 역시도 돋보였다. 장원준은 지난 2일 팀이 3연패에 빠져 있는 가운데, 리그 1위 삼성을 상대로 마운드에 올랐다. 쉽지 않은 등판이 될 것으로 예상됐다. 삼성이 6연승을 달리고 있는데다 팀이 연패의 늪에 빠져 있었기 때문이었다. 덩달아 이날 경기 전까지 장원준은 삼성전에 두 차례 나서 1승 1패 평균자책점 7.11을 기록하는 등, 삼성을 상대로 약한 모습을 보여줬다. 또한 삼성의 선발은 시즌 12승을 따낸 피가로였기 때문에 여러모로 힘겨운 경기가 될 전망이었다.


우려대로 출발은 좋지 못했다. 장원준은 1회 아웃카운트 2개를 잡아낸 뒤 나바로에게 선제 솔로 홈런을 허용했다. 이어 최형우, 이승엽에게 연속 안타를 내줘 2사 1, 3루의 추가 실점 위기까지도 맞게 됐다. 그러나 이때부터 장원준은 특유의 위기관리 능력을 바탕으로 삼성 타선을 잠재우기 시작했다.

이지영을 3루수 땅볼로 잡고 1회 위기를 넘긴 장원준은 7회까지 117구를 던지며 이후 삼성에게 단 한 점도 내주지 않았다. 장원준이 삼성의 발목을 붙잡은 틈을 타, 두산은 피가로를 상대로 역전 투런 홈런을 포함해 3타점을 올린 오재일의 활약을 더해 3연패를 탈출하는데 성공했다. 팀의 3연패를 끊어낸 장원준은 시즌 11승째(6패)를 따내며 넥센의 밴헤켄과 함께 다승 부문 공동 4위에 오르는 기염을 토했다.

image
SK의 김광현(왼쪽)과 KIA의 양현종. /사진=SK, KIA 제공





두산에 유희관, 장원준 등 두 명의 좌완투수가 있었다면 SK와 KIA에는 각각 김광현과 양현종이 있었다.

김광현은 지난 2일 인천SK행복드림구장서 열린 LG와의 홈경기에 선발로 등판했다. 팀 상황이 좋은 편이 아니었다.

SK는 지난달 28일부터 30일까지 열린 KIA와의 주중 원정 3연전에서 충격의 싹쓸이 패배를 당했다. 이어 안방서 치른 LG와의 두 경기에서도 1승 1패를 기록, 위닝시리즈를 장담할 수 없는 상황에 놓였다. 분위기가 썩 좋은 편이 아니었기 때문에, SK로서는 김광현의 호투가 절실했다.

부담이 될 법도 했다. 하지만 김광현은 이날 경기를 통해 자신이 왜 SK의 에이스인지를 제대로 증명해냈다. 김광현은 이날 LG를 상대로 8이닝 6피안타 1볼넷 5탈삼진 2실점으로 호투를 펼쳤고, 팀의 8-2 승리와 함께 후반기 두 번째 위닝시리즈를 이끄는데 성공했다. 뿐만 아니라 시즌 10승째(2패)를 따내며 세 시즌 연속 두 자릿수 승수를 거두는 기쁨까지도 맛봤다.

양현종의 활약 역시 간과할 수 없었다. 양현종은 지난달 29일 광주 SK전에 선발로, 지난 2일 대전 한화전에서는 구원 투수로 깜짝 등판했다.

양현종은 두 차례 등판에서 모두 승리와 인연을 맺지 못했다. SK를 상대로는 7이닝 6피안타(1피홈런) 2볼넷 4탈삼진 4실점으로 다소 기대에 미치지 못한 모습이었고, 한화전에는 팀이 3-2로 근소하게 앞선 9회말에 등판해 ⅓이닝 1피안타 무실점의 기록만을 남겼다. 그래도 양현종은 필요한 상황에서 마운드에 올라 팀의 기적과도 같은 6연승 행진에 힘을 보태는 등, 에이스로서의 책임감을 100% 이상 발휘했다.

image
삼성 윤성환. /사진=삼성 라이온즈 제공





토종 좌완들이 힘을 낸 가운데, 우완 투수로서는 단연 윤성환의 활약이 돋보였다. 윤성환은 지난 1일 잠실 두산전에 선발로 나서 8이닝 9피안타 1볼넷 3탈삼진 2실점(1자책점)의 짠물 피칭을 선보이며 팀의 7-3 승리와 6연승을 이끌었다. 또한 시즌 10승째(6패)를 따내 토종 우완 투수들 중 가장 먼저 10승 고지를 점령하는데 성공했다.

현재 KBO리그의 각종 투수 지표를 살펴보면 피가로와 클로이드, 밴헤켄과 피어밴드, 린드블럼과 레일리, 해커, 스틴슨 등 외국인 선수들의 이름이 상위권에 올라와 있음을 알 수 있다. 반면, 토종 투수들 중에서는 앞서 언급된 유희관과 장원준, 김광현과 양현종, 윤성환 등이 다승과 평균자책점, 이닝 등에서 자신들의 존재감을 드러내고 있다.

이들의 활약은 어디까지 이어질 수 있을까. 외국인 투수들과 자존심 싸움을 펼치고 있는 토종 에이스들의 활약을 지켜보는 것도 또 하나의 큰 재미가 될 것으로 보인다.

최신뉴스

더보기

베스트클릭

더보기
starpoll 배너 google play app stor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