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V별점토크]'무한도전', 가수들에게 갑질했다?

이수연 방송작가 / 입력 : 2015.07.31 10:42 / 조회 : 917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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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제공=MBC


'무한도전'이 갑질했다?

여름하면 바캉스, 여름방학, 시원한 냉면 등 함께 떠오르는 단어들이 있다. 여기에 MBC '무한도전' 팬들이라면 하나 더 추가되는 단어가 있다. 2년에 한 번씩 여름마다 벌어지는 '무한도전'의 축제, 바로 '무도 가요제'다. 올 여름이 바로 무도가요제가 열리는 주기를 맞이했다.

매번 내로라하는 음악의 신(神)들이 함께하는 '무도 가요제'. 이번에도 최고의 음악인들이 참여했다. 박진영, 윤상, 지드래곤&태양, 아이유, 자이언티, 혁오, 이름이 곧 브랜드라고 해도 될 만큼 가요계에 영향력을 미치는 뮤지션들이다. 무도 멤버들과 파트너 정하는 첫 회부터 '무도 가요제'는 화제가 되었으며, 방송에선 좀 낯선 자이언티나 혁오는 음원 차트 상위권을 차지할 만큼 큰 사랑을 받고 있다.

그래서일까? 팬들의 관심이 큰 만큼 다른 한편에선 불편한 시선들도 일고 있다. 몇몇 '무한도전' 멤버들이 음악에 대한 간섭이 도를 넘어서며 '무한도전 갑질'이라는 의견까지 나오고 있다. 잔잔한 노래를 주장했던 아이유와 EDM을 강요(?)하는 박명수, 박진영이 야심차게 내놓은 곡을 거부한 유재석, 혁오의 음악에 우울하다, 상조회사 같다 독설한 정형돈이 그 도마 위에 올랐다. 이들에 대한 불편함을 제기한 이유는 자신의 색깔이 분명한 음악인들에 대한 존중보다 무도 멤버들이 자신들이 원하는 음악만을 고집한다는 것. 뮤지션들에게 전적으로 의지하던 '무도 가요제' 초반과 달리 지금은 멤버들의 입김과 간섭이 세졌다는 의견들이다. 자, 그렇다면 이것이 정말 갑질일까?

개성이 강하고, 실력이 뛰어난 뮤지션들에 대한 존중, 당연하다. 바꿔 말하면 그들을 인정하기 때문에 '무도 가요제'에 공들여 모신(?) 것이리라. 이것은 변치 않는 사실이며, 무도 멤버들 역시 이를 알고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자신들이 하고 싶은 음악을 고집하는 건 무도 멤버들의 갑질이 아니라, '무도 가요제'의 완성도를 위해서 벌어지는 일이다.

근본적으로 꼼꼼히 짚어보자. '무도 가요제'가 무엇인가? 무한도전 팬들을 위해, 무도 멤버들이 최고의 뮤지션들과 축제를 벌이는 것이다. 그렇다면, 여기에 빠질 수 없는 조건들이 있다. 가요제니까 당연히 음악, 그 다음은 '무도 멤버들'이다. 그렇다면, 지금의 갑질 논란, 좀 다른 시각으로 너그럽게 봐지지 않을까? 이번에 참가한 여섯 명의 뮤지션만 있다면, 이것은 '무도 가요제와 별개가 된다. 그리고, 오직 그들의 음악, 그들의 개성만을 살린다면 그것 역시 무도 멤버들과는 별개가 된다. 오직 음악성만을 추구한다면 그것은 '무도 가요제'와 서로 동동 뜨는 결과를 초래할지도 모른다. 무도 멤버들 역시 개성강한 방송인들이다. 쟁쟁한 뮤지션들과 개성강한 무도 멤버들의 만남, 어떤가? 상상만으로 뭔가 화끈하고 새로운 것이 나올 거란 기대감이 들지 않는가?

이렇게 따질 때, 잔잔한 음악을 원하던 아이유가 EDM을 좋아하는 박명수와 만나게 될 때 어라? 아이유에게도 저런 면이? 하는 의외성과 신선함이 발견될 수 있는 것이며, 색깔 분명한 혁오와 대중성이 있는 정형돈이 만났을 때 더욱 더 시너지가 날 수 있는 것이다. 원래 우리가 알던 뮤지션들이 그들이 늘 했고, 우리가 늘 들었던 그들만의 음악을 넘어, 무도멤버들과 합해져 새로운 음악이 나올 수 있지 않을까? 그들이 그들만의 음악을 하고, 무도 멤버들이 그냥 가요제에서 앵무새처럼 노래만 부른다면, 그것은 신인이나 무명인들이 부르는 것과 차이점이 없지 않은가? 무도 팬들이 원하는 건 무도 멤버들과 뮤지션들의 환상적인 만남이다. 결국 이를 위해선 무도 멤버들의 의견이 들어갈 수밖에. 다만 좀 더 고집스럽냐, 아니냐의 차이가 있을 뿐이다.

또 하나, 뮤지션들에게 전적으로 의지하던 초반 모습과 달라졌다는 의견이다. 이것은 프로그램 처음을 만드는 것과 비슷한데, 처음엔 어떤 것도 확신할 수 없다. 다만 '이런 결과가 되리라' 짐작할 뿐이다. '무도 가요제' 역시 그랬으리라. 초반에 뮤지션들이 작곡하고 무도 멤버들이 노래를 부른다는 소박한 기획이었을 것이며, 실제로도 그랬다. 가요제의 현장 방청객 역시 소소했으니까. 하지만, 회를 거듭할수록 웬만한 가요제 뺨 칠만큼 대형 가요제로 성장했다. 또한 현장에서 느끼는 팬들의 반응을 무도멤버들은 확실하게 체감하고 있다. 그러다보니 팬들이 더 열광하는 음악을 선보이고 싶은 욕심이 생기는 것이며, 그를 위해 그들이 느낀 현장 경험을 아직 체험하지 못한 뮤지션들에게 전달하는 것이리라. 그러니, 좀 더 너그럽게, 긍정적으로 봐주자. 무도가요제는 무도 멤버만을 위한 것이 아니라, 무도 팬 전체를 위한 축제니까.

'무한도전', '무도 가요제'에서 무도 멤버들이 그저 노래만 부르는 앵무새가 아니란 사실, 기억하자! 그래서, '무도의 갑질 논란' 제 별점은요~ ★★☆(2개 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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