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윤호의 MLB산책] NL신인왕 후보중 강정호는 어디쯤?

장윤호 스타뉴스 대표 / 입력 : 2015.07.31 07: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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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정호(28, 피츠버그 파이어리츠). /AFPBBNews=뉴스1





강정호(피츠버그 파이리츠)가 7월 들어 타율 0.370, 3홈런, 8타점의 뜨거운 상승세를 이어가며 이달의 신인상 후보로 떠오르고 있다. 이와 함께 올해 성적이 타율 0.295, 7홈런, 34타점으로 올라가며 내셔널리그 신인왕 레이스에서도 후보대열로 올라섰다는 평가가 나오고 있다. 특히 피츠버그 지역 언론에선 그의 신인왕 후보 자격을 옹호하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과연 다른 내셔널리그(NL) 신인왕 후보들과 비교할 때 강정호는 현재 어느 정도 위치까지 올라와 있을까.


사실 올해 메이저리그는 근래 드물게 모두의 관심을 끄는 대형 거물루키들이 많이 쏟아져 나온 해다. 특히 내셔널리그에선 가장 대표적인 슈퍼 루키 크리스 브라이언트(시카고 컵스)가 시범경기 때부터 거의 메이저리그 톱스타급의 관심을 끌어 모았고 LA 다저스는 작 피더슨을 붙박이 센터필더로 뛰게 하기위해 한때 올스타로 팀의 간판타자였던 맷 켐프를 오프시즌에 트레이드할 정도였다. 이들은 시즌 출발부터 팬들과 언론의 시선을 끌고 다녔고 초반부터 홈런포를 펑펑 터뜨리며 나란히 루키 올스타로 선발돼 올스타게임 무대를 누비는 등 시즌 내내 부동의 신인왕 후보로 뜨거운 각축전을 펼쳐왔다. 그동안 많은 팬들과 전문가들은 이들 중 한 명이 NL 신인왕을 가져갈 것이라는 것을 거의 기정사실로 생각해왔다. 사실 시즌이 절반 이상 지날 때까지 이 정도로 많은 전국적인 주목을 받았다면 누구라도 이들을 제치고 신인왕을 가져가기가 쉽지 않을 것임을 불문가지다.

하지만 이들의 NL 신인왕 레이스는 여름이 뜨거워지면서 오히려 식어가는 분위기다. 무엇보다도 피더슨이 7월 들어 바닥없는 슬럼프에 빠져 헤어나지 못하고 있다. 7월 한 달간 피더스의 타율은 0.169, 출루율이 0.229에 그치고 있다. 7월 중 나선 93타석에선 홈런은 단 1개, 볼넷은 단 4개에 그친 반면 삼진은 31번이나 당했다. 이번 주 오클랜드 애슬레틱스와의 2연전에선 8타수 무안타 6삼진의 극심한 난조를 보였고 다저스의 돈 매팅리 감독은 그의 부담을 덜어주기 위해 그의 타순을 1번에서 7번으로 끌어내렸으나 별무신통이다. 계속된 삼진에 헬멧을 집어던지는 등 스스로에 대한 실망과 분노가 쌓여가고 있는 모습을 보이고 있고 스트라이크아웃-낫아웃 상황에서 1루로 뛰는 것조차 포기했다가 다저스구장 홈팬들로부터 야유까지 받는 지경이 됐다.

피더슨의 현재 성적은 타율 0.225에 21홈런, 43타점, 출루율 0.348이다. 21홈런은 NL 공동 6위이자 에이드리언 곤잘레스와 팀내 공동 1위고 타점은 공동 33위지만 2할2푼대까지 추락한 타율이 문제다. 게다가 그의 삼진수 125개는 NL 1위다. 엄청난 타격 슬럼프에서 빨리 빠져나오지 못한다면 신인왕 레이스에선 밀려날 위기에 있다.


한편 그의 프리에이전트(FA) 권리 획득시기를 1년 늦추기 위해 컵스가 2주 늦게 빅리그에 불러올린 브라이언트는 피더슨에 비하면 한결 양호한 편이지만 그래도 7월 들어 슬럼프에 빠진 것은 마찬가지다. 최근 마지막 16경기에서 타율 0.129(62타수 8안타)에 그치면서 시즌 타율이 0.249까지 떨어져 2할5푼선 밑으로 떨어지고 말았다. 7월 타율이 0.176(91타수 16안타)에 그치고 있다.

하지만 그는 7월에 친 16안타 가운데 홈런이 4개, 2루타 3개, 3루타 2개 등 9개가 장타였고 찬스에서 몰아치기로 타점 16개를 뽑아내고 있어 아직 피더슨만큼 위기상황은 아니다. 한때 피더슨에 절대 열세였던 홈런 부문도 14홈런으로 피더슨(21개)을 많이 따라잡았고 타점에선 59-43으로 앞서있어 현재로선 피더슨을 추월해 선두주자로 나섰다고 보여진다. 브라이언트는 현재 타율 0.249에 14홈런,

하지만 이들이 7월 들어 주춤하면서 NL 신인왕 레이스에도 새 얼굴들이 후보로 떠오르고 있다. 가장 대표적인 깜짝 후보는 샌프란시스코 자이언츠에 두 명이나 있는데 바로 3루수 맷 더피와 선발투수 크리스 헤스턴이다. 올 시즌 무명의 유틸리티맨으로 출발한 뒤 주전 3루수 자리를 차지한 더피는 타율 0.304, 9홈런, 46타점의 인상적인 성적을 올리고 있고 특히 WAR(Wins Above Replacement) 부문에서 3.4로 NL 루키들 가운데 1위를 달리고 있다. 3년전 드래프트에서 18라운드에 지명됐고 지난해 더블A에서 단 3개의 홈런을 치는데 그쳤던 그가 올 시즌 이처럼 뛰어난 성적을 올릴 것을 예상한 사람은 아무도 없었다.

같은 팀의 우완 선발투수 헤스턴(27)도 깜짝 신인왕 후보로 손색이 없다. 올 시즌 11승5패, 방어율 3.14를 기록하며 에이스 매디슨 범가너와 함께 샌프란시스코의 플레이오프 도전을 이끌고 있다. 특히 그는 지난 6월9일 뉴욕 메츠를 상대로 몸 맞는 볼 3개를 내주기 했으나 9이닝을 완투하며 탈삼진 11개를 곁들여 노히트노런을 기록, 그의 존재를 전국에 알렸다. 자이언츠가 다저스를 위협하며 플레이오프 레이스에 남아 있는데 그의 역할이 결정적이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특히 불과 2년 전인 지난 2013년 자이언츠가 그를 방출했었다는 사실을 기억한다면 그의 이 같은 활약이 얼마나 예상 밖인 것인지 알 수 있다.

문제는 이들 두 선수가 같은 팀 소속이라는 것이다. 둘 중 하나가 남은 시간동안 훌쩍 앞으로 치고 나오지 못하는 한 신인왕 투표에서 표가 분산될 수밖에 없어 불리하다. 특히 브라이언트나 피더슨처럼 지명도가 높은 후보들과 맞붙을 경우엔 승산이 더욱 희박해진다.

한편 피츠버그의 강정호는 지명도에선 브라이언트나 피더슨의 상대가 되지 못하고 전체적인 성적에선 아직까지 더피에 다소 밀리고 있다. 하지만 다른 경쟁자들이 현재 하강세에 있는 것과 달리 강정호는 갈수록 성적이 향상되는 상승커브를 타고 있다. 브라이언트와 피더슨이 7월 들어 1할대의 타율을 보이고 있고 더피의 경우는 6월에 홈런 5개를 쳤으나 7월엔 단 1개로 줄어드는 등 여름에 고전하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

반면 강정호는 7월 들어 본격적으로 뜨거워지기 시작했다. 특히 최근 10게임에선 타율 0.462(39타수 18안타)와 2홈런으로 활활 타오르고 있다. 출장시간이 늘면서 메이저리그 피칭에 대한 자신감을 얻어가고 있는데다 그동안 약세를 보여온 변화구에 대한 적응력도 향상되고 있어 신인왕 후보 대열에 이름을 올릴 정도까지 이르렀다. 더구나 강정호가 주전 3루수 조시 해리슨과 유격수 조디 머서의 공백을 완벽하게 메워준 덕에 소속팀 피츠버그가 계속해서 리그 최고의 팀 세인트루이스 카디널스를 추격하며 플레이오프 레이스에 올라있는 것도 상당한 플러스 효과다.

현 시점에서 NL 신인왕 레이스는 아직도 브라이언트가 선두주자고 강정호는 피더슨, 더피, 헤스턴 등에 이어 5위권인 정도로 평가된다. 하지만 강정호가 7월의 상승세를 8, 9월로 계속 이어간다면 그 순위가 올라갈 가능성은 충분하다. 물론 그래도 쉽지 않은 경쟁이지만 강정호가 상승세를 유지하고 다른 경쟁후보들의 현 하락세가 이어진다면 레이스가 흥미롭게 될 가능성은 충분하다. 강정호로 인해 더욱 신나는 여름이 펼쳐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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