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V별점토크]'썰전' 생활경제 코너, 방향을 다시 잡아야 할 때!

이수연 방송작가 / 입력 : 2015.07.24 14:06 / 조회 : 9004
  • 글자크기조절
image
/사진제공=JTBC


일타 강사란 말을 아시는가? 수험생 대상 온라인 강좌 개설시 수강신청 10분 만에 강의가 가장 먼저 매진되는 강사를 지칭하는 용어이다. 국어, 영어, 수학, 과학, 사회, 각 영역별로 전국에서 세 손가락 안에 꼽는 스타 강사들로, 족집게처럼 요점은 밑줄 쫙, 머리에 쏙, 넣어주는 고수들이다. 이 중에 사회탐구 영역의 일타 강사, 최진기가 있다. 최진기는 일타강사로 이름을 알린 후, 사회탐구의 지식을 바탕으로 인문학 강의와 책을 출판하고, 이어서 경제학까지 범위를 넓혔다. 아마도 강사 이전 증권사에서 근무했던 과거 이력이 경제학까지 이어진 게 아닌가, 싶다.

자, 이리도 서론이 긴 건 그가 JTBC '김제동의 톡 투 유'에서 독특한 관점과 타고난 언변으로 시선을 사로잡았다. 그 영향이었을까? '썰전'이 부분개편하며 마련 한 생활경제 뉴스에 합류하게 되었다. '썰전'에서 예능심판자 코너를 없애고, '생활경제' 코너로 바꾼다고 했을 때, 박수치며 환영했다. 애초에 제작진이 밝혔듯 실시간으로 올라오는 연예계 뉴스는 방송할 때쯤 되면 뒷북(?)일 때가 많았기 때문에, 굳이 봐야 할 필요성을 느끼지 못했던 게 사실이니까. 그러니 '예능심판자' 코너를 없애고 생활경제 뉴스를 한다고 할 때 큰 기대감이 생긴 건 당연한 일일 수밖에. 특히 경제라는 게 우리들의 생존, 삶과 직결되는 문제이기에 그랬고, 최진기에 대한 믿음 때문이었다. 예전에 그가 새 차와 중고차 중에 어떤 것을 사는 것이 유리할까, 향후 5년을 두고 계산한 강의를 봤던 것이 꽤 인상적이었기에 믿음이 생겼던 거 같다.

개편 후 생활경제뉴스의 첫 주제는 '장기 렌터카와 리스 그리고 신차 구입'에 대한 이야기였다. 자동차 구입을 앞두고 브랜드나 차종뿐 아니라, 여러 가지 가격적인 면에 대해 비교를 하는 시청자들에겐 유용한 정보였다. 자가용 구입은 생활과 밀접한 문제인만큼 누구에게나 궁금하니 말이다. 이를 입증하듯 3개월 만에 3%대의 최고 시청률을 기록했다.

그런데, 그 다음 회부터가 문제다. 생활경제뉴스의 주제 선정이 기대한 방향과 다른 방향으로 나가기 시작했다. 대형마트와 창고형 생활마트, 니키 힐튼의 결혼을 통해 본 재벌가의 결혼, 중국 가전 브랜드에 대한 이야기를 다루었다. 대형마트와 창고형 생활마트는 얼핏 보면 우리들과 밀접한 관련이 있는 것처럼 보였으나, 방송 대부분에서 다뤄진 내용은 남성들이 좋아하는 전자매장, 매장의 배치 등의 눈에 보이는 부분들이었다. 기대한 것과 달리 애매한 이야기만 실컷 듣다 끝난 허무한 방송이었다.

생활경제 코너의 모토가 뭔가? 코너 서두에 김구라가 힘차게 외치는 '1원 숨겨진 비밀, 시청자 눈에 맞춘 경제뉴스' 아닌가! 그렇다면, 대형마트와 창고형 생활마트를 두고 주제를 다뤘을 땐 과자, 우유, 라면 등의 똑같은 제품이 양쪽에서 어떤 가격차이를 보이는지, 그 가격이 책정되는 기준이 뭔지 등의 경제적인 부분이다. 주차장의 불편함을 감수하면서도 창고형 할인마트를 가는 것이 이득인지, 아닌지 등의 꼼꼼한 비교 말이다. 창고형 할인마트가 미국에 알맞은 마트라는 약간의 분석 이후, 어느 시점부터 매장의 인테리어, 구경하는 재미 등에만 초점을 맞추면서 ‘생활경제’라는 말을 무색하게 했다. 그 다음 회차는 니키 힐튼의 결혼으로 부의 독점을 다루었으나, 보는 내내 해외 스타의 연예계 뉴스를 보는 느낌이었다. 대체 경제는 어디로 갔냐는 말이다. 이번 역시 중국 전자회사 이야기를 다루었지만, 그것 역시 '생활경제'라는 말을 무색하게 하는 주제였다.

생활경제는 말 그대로 가계부와 직결 된 문제를 다뤄야 한다. 치솟는 전세가, 걷잡을 수 없는 월세를 비롯한 부동산, 대출빚을 감수하면서라도 내집 마련을 해야 하는지 아닌지의 비교 분석, 유아의 복지정책, 국민 연금에 대한 궁금증, 밥보다 비싼 커피값 분석 등등 서민들이 하루하루 부대끼며 사는 문제들 말이다. 콩나물값 100원이라도 깍으려고 애쓰는 주부들이나 치솟는 물가를 쫓아가야하는 월급쟁이들에게 유용한 경제 정보들 말이다.

경제가 무엇인가? 숫자로 움직이는 것이다. 창고형 매장의 인테리어, 입점 브랜드가 좋다, 싫다, 힐링된다, 이런 문제를 따지기 이전에 숫자로 움직이는 경제 흐름을 보여야 한다. ‘썰전’의 생활경제여, 옆길로 새지 말아 다오. 시청자가 궁금한 건 돈, 경제란 말이오.

'썰전'이 생활경제는 서민지갑 두께와 밀접한 얘기들이 필요하다오. 그래서, 제 별점은요~ ★★☆ (2개 반)

관련기사

최신뉴스

더보기

베스트클릭

더보기
starpoll 배너 google play app stor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