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준호 "나는 광대, 웃기지 못해 죄송해요"(인터뷰)

이경호 기자 / 입력 : 2015.07.23 06: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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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그맨 김준호/사진제공=김준호


지난해부터 올 상반기까지 자신이 콘텐츠 사업부 대표로 있던 소속사 코코엔터테인먼트의 경영난, 파산으로 가슴앓이를 했던 개그맨 김준호(40). 이제 심란한 마음을 다잡고 도약을 준비하고 있다.

김준호는 지난 21일 오후 서울 강남구 역삼동 머큐어 앰배서더 강남 쏘도베에서 스타뉴스와 만나 자신이 콘텐츠 사업부 대표로 있던 코코엔터테인먼트가 경영난과 파산하기까지 이른 과정에 대해 속내를 고백했다.


김준호의 소속사이기도 했던 코코엔터테인먼트는 지난해 12월 전 대표 김모씨가 회사 자금을 횡령, 해외로 도피했다. 이후 지난 1월 24일 코코엔터테인먼트는 경영의 어려움, 부채로 인해 폐업을 결정했다. 지난 6월 코코엔터테인먼트는 대주주 겸 채권자 A사가 낸 파산 신청을 받아들여 파산을 선고했다.

자신이 몸 담았던 회사의 파산, 후배 개그맨들을 끝까지 챙겨주지 못했다는 김준호다. 그는 스타뉴스에 그동안 하고 싶어도 할 수 없었던 속마음을 하나 둘 꺼내 놨다.

-콘텐츠 부문 사업부 대표로 있던 코코엔터테인먼트가 경영난으로 폐업에 파업까지 이르게 됐는데, 정말 모르고 있었나요.


▶사실 몰랐어요. 경영에 대해 잘 몰랐고, 외식사업에 대해서는 관여하지를 않았어요.

-코코엔터테인먼트 대표의 횡령혐의는 언제 알게 됐나요.

▶코코엔터테인먼트 설립 후 1년 뒤에 김우종 대표가 레스토랑 외식사업을 한다고 했어요. 그 때도 몰랐죠. 외식사업을 한다고 한 1년 뒤에 소속 연예인들과 관련한 정산문제가 있다는 것을 알았죠. 참을 수가 없어서 회계에 대한 내용을 알려달라고 했는데, 회계 책자 하나 주고 보라고 하더라고요. 제가 뭘 알겠어요. 지난해 8월 후배들 재계약을 해야 했는데, 돈이 들어오지 않았어요. 그 때 횡령에 대해 알게 됐었죠. 그리고 제가 2대 주주에게 급하게 돈을 빌렸죠. 제 이름으로 할 수 없어 회사 명의로 했는데, 김 대표가 그 돈에 손을 댔죠. 그게 후배들 재계약금이었는데, 들어온 돈이 외식사업부로 빠지고 남은 돈 중 1억원을 가지고 해외로 도피했어요. 그 돈이 우리 후배들 줄 돈이었는데 말이죠.

-코코엔터테인먼트의 폐업, 파산은 예상 했었나요.

▶예상하고 일을 하는 사람이 있을까요. 지난해 경영난이 있었고, 김 대표가 횡령혐의로 고소를 당한 후 해외로 도피했죠. 그렇게 도피를 한 것은 앞서 횡령사건으로 집행유예였기 때문인 것 같다. 이번 일 말고 한 차례 횡령사건으로 집행유예 기간이었다고 한다. 이번에는 실형을 받게 될 상황이라 도피를 해버린 것 같다. 때문에 회사가 이렇게 될 줄은 몰랐다. 그저 사람들 웃기는 광대, 개그맨인데 제가 회사 경영에 알면 얼마나 알겠어요.

-배임혐의로 코코엔터테인먼트 업무대행자에게 피소를 당했는데, 억울한 점은 없었나요.

▶억울했죠. 저도 무고죄로 소송도 하려고 했다가 하지 않았는데, 진짜 소송은 뜬금없었죠. 무엇보다 소송을 한 이사는 폐업에 대해서도 얘기를 했었는데, 저한테 되레 파산을 종영했다고 하니까 화도 났죠. 1년에 서너 번 봤던 사람이었고, 저는 경영에 관련도 안 했는데 이렇게 하는 게 말이 안 돼요.

-사비를 털어 코코엔터테인먼트 소속 개그맨들에게 정산되지 않은 계약금 및 출연료 일부를 돌려줬는데, 미지급분은 어떻게 대처할 것인가요.

▶먼저 저를 믿고 코코엔터테인먼트에 왔던 후배들에게 미안해요. 제가 후배들에게 줬던 돈은 얼마 안 되거든요. 또 우리 매니저, 직원들도 받지 못한 월급 처리도 해줬어야 했는데 그것도 못해줬어요. 제가 해주고 싶어도 한계가 있잖아요. 사실 코코엔터테인먼트에서 돈을 받아야 하는데, 그게 안 되니까 미안해요. 파산 선고가 나서 회사가 정리돼도 건물 보증금 정도가 남을 거라고 하더라고요. 지금 상황에서는 저도 뾰족한 수가 없죠.

-김대희가 설립한 JD브로스는 어떤 의미였는가요.

▶코코엔터테인먼트 사태로 소속되어 있던 후배들이 갈 곳이 없어졌어요. 일부는 새 소속사를 찾았지만 또 그렇지 못한 후배들도 있었죠. 모두 함께 했고, 여전히 함께 하자는 뜻을 가진 후배들이 많아요. 그래서 (김)대희 형이 JD브로스를 설립한 거예요. 저뿐만 아니라 후배들을 위해 본인이 직접 총대를 멘 거죠.

-JD브로스와 계약한다고 언급됐었는데, 거취를 정한 건가요.

▶우선 저와 관련된 소송이 해결 되면 JD브로스로 가지 않을까 싶어요. 하지만 지금 결정하는 것은 시기상조에요. 아직까지 해결해야 할 문제들이 많으니까요.

-앞으로 매니지먼트 사업은 또 할 생각인가요.

▶제가 워낙 일 벌이는 것을 좋아하니까, 또 모르죠. 할 수도 있어요. 하지만 다시 하게 된다면 회계, 경영은 전문가를 두고 코코엔터테인먼트처럼 문제없이 철저하게 할 거예요. 확실한 체계를 만들어서 운영하고 싶어요. 이번에 내부가 부실해서 고통 받았고, 그렇게 하면 안 된다는 것을 깨달았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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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그맨 김준호/사진제공=김준호


-2015년 상반기는 고난의 연속으로 방송 활동도 주춤했는데, 하반기에는 어떤 활동 계획을 세우고 있나요.

▶방송 활동은 우선 KBS 2TV '개그콘서트', '해피선데이-1박2일 시즌3'에 집중할 계획이에요. 소송이 아직 진행 중인 상황이잖아요. 저 때문에 괜히 다른 분들께 피해를 끼치고 싶지 않아요. 그리고 지금 부산코미디페스티벌을 준비하고 있어요. 올해 3회째인데, 지난해보다 더 알찬 내용으로 준비하고 있어요.

-부산국제코미디페스티벌을 진행하는데 문제는 없나요.

▶코코엔터테인먼트와 별개라 문제는 없어요. 올해는 그간 어려웠던 예산 문제도 많이 해결 됐어요. 그래서 올해는 다양한 콘텐츠의 개그를 선보일 계획이에요. 선배님들의 공연도 있어요. 지난해보다는 확실히 다를 거예요. 또 '개그콘서트' 외에 tvN '코미디 빅리그', SBS '웃음을 찾는 사람들'의 합동 공연도 준비 중이에요. 오는 8월 6일 영국 에든버러 페스티벌을 보러 가요. 거기서 또 뭔가 배우고, 우리 공연에 올 분들도 섭외해 보려고요. 기대하셔도 좋아요.

-김준호는 왜 부산국제코미디페스티벌을 포기하지 않는 건가요.

▶우리 코미디도 해외 유명 페스티벌처럼 규모가 커지는 게 제 꿈이에요. 일을 계속 벌이고 있는데, 잘 됐으면 해요. 그래서 한류 코미디 콘텐츠가 끊이지 않고 생산 됐으면 하거든요. 누군가는 해야겠지만, 우리 코미디를 해외에 알려야죠. 이게 언제 성공한다고 말할 수 없지만 계속 할 생각이에요.

-개그맨 김준호는 다시 일어서는 중인가요.

▶예전처럼 다시 활동하는 게 쉽지 않겠죠. 시간은 더 걸릴 거예요. 저는 내년까지도 생각하고 있어요. 소송도 다 끝나야 되면 그 때는 지금보다 더 많은 일을 해 볼 생각이에요. 코코엔터테인먼트 사태를 돌아보면서, 나를 돌아보면서 코미디를 하겠죠. 어려움은 있었지만 저는 광대에요. 광대 짓 할 때 만큼은 제대로 해서 대중에게 웃음을 드려야죠. 그간 웃음 드리지 못해서 죄송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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