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녀시절 "대한민국 주부, 죽지 않았어요!"(인터뷰)

문완식 기자 / 입력 : 2015.07.23 1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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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녀시절. 신지현, 박수아, 김유정, 장현아(왼쪽부터) /사진=SC엔터테인먼트


'주부(主婦)', 당신에게는 꿈이 있습니까.

10대 소녀는 꿈을 꾼다. 20대에는 꿈이 무르익고, 30대에는 꿈을 펼친다..가 됐으면 좋겠지만 현실을 그리 녹록치 않다. 대다수의 30대 여성, 특히 주부들은 채 꿈이 무르익기 전에 그 꿈을 접는다. 남편 그리고 아이들을 위한 '어쩔 수 없는' 선택이다.


그런데 접었던 꿈을 다시 펼친 이들이 있다. 것도 걸그룹 못잖은 '주부그룹'이다. 바로 소녀시절이다.

지난해 '주부그룹'으로 데뷔해 화제를 모았던 소녀시절이 두 번째 싱글을 들고 다시 나타났다. 소녀시절은 23일 싱글 '몇 시'를 공개한다. 소녀시절을 만났다.

올해 소녀시절은 몇몇 멤버의 얼굴이 바뀌었다. 성형수술은 아니고, 멤버교체가 있었다. 기존 멤버에서 김유정(36), 박수아(29)가 남고, 신지현(35)과 장현아(27)가 새로 합류했다.


리더 김유정은 "주부들이라 팀 활동을 계속하기 어려운 점이 있었다"며 "어쩔 수 없이 2명의 멤버가 나가고 2명의 멤버가 새로 들어왔다"고 했다. 김유정은 "평균 키는 커지고, 평균 연령은 낮아졌다"며 웃었다.

신지현은 결혼 10년차에 두 딸이 엄마다. 장현아 역시 4살된 딸이 있다.

신지현은 소녀시절의 '춤꾼'이다. 연기를 전공하고 재즈강사와 요가강사로 활동했다. 장현아 역시 연기 전공을 했고 발레도 했다. 장현아는 아이들에게 연기를 가르쳤다고 했다. 본인 스스로도 공연도 하고 광고에도 출연했다. 장현아는 "씨스타 보라와 모 스포츠브랜드 광고 촬영을 한 적도 있다"고 말하며 웃었다.

김유정은 "올해 1월에 오디션을 통해 선발했는데, '에너지'에 중점을 뒀다"며 "조건은 키 크고, 말하는 것 좋아하는 것. 그리고 활동을 하면서도 육아에 충실할 수 있는가였다"고 했다.

주부인데, 남편의 반대는 없었을까. 신지현은 "육아 때문에 6년을 쉬다가 작년에 겨우 활동을 새롭게 모색했다"며 "주부 모델로 활동하려고 했을 때는 반대가 많았는데 소녀시절에 들어오니까 걱정하면서도 격려를 많이 해준다"고 웃었다. 시댁의 반대도 없었다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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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녀시절. 신지현, 박수아, 장현아, 김유정(왼쪽부터) /사진=SC엔터테인먼트


아이들의 반응도 궁금했다.

"큰 딸 아이가 8살인데, 엄마 가수하는 거 얘기하지 말라니까 '왜?' 그래요. 그래서 그냥 얘기하지 말아달라고 하니 알았다고 하더라고요. 데뷔를 앞두고 이제 얘기해도 된다고 하니까 진짜 좋아하는 거예요. 하하하. 엄마가 가수 되는 게 그렇게 좋은가 봐요."(신지현)

김유정은 "우리 네 명의 공통점이 왕년에 활동을 했지만 뭔가 딱히 본인 마음에 아쉬움이 컸던 사람들이라는 것"이라며 "주부로서 이렇게 다시 나오려니 두려움 반, 설렘 반이 컸다. 전 활동에 나선지 일 년이 지났지만 아직도 뭔가 확실한 걸 못 보여준 것 같아 여전히 아쉽다"고 했다.

"이제 네 명이 또 뭉쳤으니 앞으로 진짜 열심히 활동해서 주부그룹의 모습이 이런 거구나라는 걸 보여드리고 싶어요."(김유정)

데뷔 당시 종갓집 며느리로 화제를 모았던 박수아는 "전 정말 1년 동안 원 없이 활동한 것 같다"며 웃었다. (그녀는 일 년에 10개 넘는 제사를 모신다고 했다. 그러면서도 집이 있는 경기도 용인시 수지에서 연습실이 있는 서울 합정동까지 지하철 4번, 버스 2번을 갈아타고 다니면서 연습 중이라고 했다.)

이번에 소녀시절이 내놓은 신곡 '몇 시'는 강렬한 댄스곡이다. 이들은 인터뷰 중 댄스 연습 동영상을 보여줬다. 주부들이 하면 얼마나 할까, 우습게보면 안 된다. 걸그룹 '칼군무' 저리 가라다. 높은 구두를 신고 쉬지 않고 춤추고, 노래 불렀다.

"작년 데뷔 당시에는 이것저것 경황이 없었는데, 이번에 준비하면서 좀 더 제대로 해보자했어요. 연습도 정말 많이 하고, 실력도 많이 늘었어요. 9센티미터 힐을 신고 나름 '칼군무'도 하게 됐고요(웃음)."(김유정)

물론 열정만으로 안 되는 것도 분명히 있었다.

"'몇 시'는 1년을 준비했어요. 그런데 나도 모르게 박자감, 리듬감, 체력이 떨어져요. 처녀 때는 잘한 것 같은데 아기 낳고 바뀌었나 봐요. 하하. 보시는 분들은 뭐 저게 '칼군무'야 하실 수도 있어요. 하지만 아이 낳은 주부들은 분명 공감하실 거예요. 그게 얼마나 힘든지. 저희가 얼마나 노력한 건지를요."

이들은 곡 발표를 앞두고는 몇 달간 하루 3~4시간씩 연습했다. "아이들 어린이집, 학교에 보내고 연습했어요. 연습하고 집에 가서는 또 가사를 하고요. 그랬어요. 집에서 하는 일이나 연습실에서 연습하는 거나 똑같이 일고 생각하자고요."(김유정)

분당에서 합정동까지 와야 했던 김유정은 때 4살짜리 딸을 데려오기도 했다. 김유정은 "딸과 몇 번 왔는데 한 번은 아이가 책가방을 메고 대문 앞에 서있더라. 아이는 여기(연습실) 오면 이모들이 초콜릿 주고, 사탕 주고 하니까 마냥 좋았던 것"이라고 말하며 웃었다.

"사실 일터에 아이 데리고 간다는 거 워킹맘들은 상상할 수 없는 거잖아요. 여기는 오히려 더 잘 챙겨주거든요. 고마우니까 또 데리고 가고 싶고, 맡기도 싶고 그렇더라고요. 또 있어요. 얻어서 뭐 입히고 신길 수 있잖아요(웃음). 멤버 중에 결혼한 지 꽤 된 베테랑 주부가 2명이나 있으니까 도움이 많이 돼요."(김유정)

김유정이 말한 베테랑 주부는 8살, 5살 딸을 키우는 신지현. 그리고 7살, 6살 딸을 키우는 박수아다. 신지현은 "이해를 많이 해주니 서로 공감이 많이 된다. 예전에 활동을 했던 사람들이라 배려심들도 많다"고 다른 멤버들에게 고마움을 나타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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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녀시절. 박수아, 장현아, 김유정, 신지현(왼쪽부터) /사진=SC엔터테인먼트


꿈이 뭐냐고 물었다.

"소녀시절하면, 어! 주부그룹! 이거에요. 주부그룹 소녀시절을 알리는 것. '시, 시, 시, 시, 몇 시'로 끝나는 우리 노래를 알리는 것이요. 이것 또한 목표에요."(김유정)

"음악방송에 나가보고 싶어요. 콘서트도 해보고 싶고요."(박수아)

"제 주변에 얘기하면 다들 기대감이 크세요. 활동을 열심히 해서 소녀시절하면, 아 누구누구하고 멤버들 이름이 쭉 나오면 성공이죠."(신지현)

"언니들이 다 얘기했네요(웃음). 그 이상 뭐가 더 있겠어요."(장현아)

소녀시절은 음원 공개 이후 중국으로 건너가 활동할 예정이다. '한국 아줌마' 붐을 중국에 일으키는 게 목표다.

"중국에서 즐거운 한국 주부의 모습을 널리 보여드리고 싶어요. 그 전에, 대한민국 주부들의 사랑이 필요해요. 대한민국 주부 여러분들, 주부그룹 소녀시절 많이 사랑해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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