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호준 "공손한 이미지, 솔직히 의식되죠"(인터뷰)

영화 '쓰리썸머나잇' 왕해구 역 손호준 인터뷰

김소연 기자 / 입력 : 2015.07.17 06:15 / 조회 : 78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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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우 손호준/사진=홍봉진 기자


이쯤되면 대세 중에서도 대세다.

케이블채널 tvN '꽃보다 청춘'을 시작으로 SBS '정글의 법칙', tvN '삼시세끼-어촌편', '집밥 백선생'까지 출연하는 예능마다 대박을 쳤다. tvN '응답하라 1994'로 배우로서 눈도장을 찍은지 2년 만에 손호준(31)은 안방극장에서 예능과 드라마를 넘나들며 활발한 활동을 펼치고 있다. 얼마 전엔 SBS 새 월화드라마 '미세스 캅'에 합류해 김희애, 김민종, 이다희 등과 어깨를 나란히 할 예정이다.

영화 '쓰리썸머나잇'(감독 김상진·제작 더 램프)은 이런 손호준의 첫 스크린 주연작이다. 갑갑한 일상에 지친 세 남자가 술에 잔뜩 취해 기대에 부풀어 해운대에 갔다가 하루아침에 지명수배가 되면서 벌어지는 일을 그린 소동극이다.

손호준은 여자와 잠자리에 집착하지만 남자로서 치명적인 고민을 갖고 있는 제약회사 영업사원 왕해구 역을 맡았다. "내가 다 꼬셔줄께"라며 당당하게 해운대 해수욕장을 배회하지만, 정작 허점 많은 허세밖에 내세울 게 없는 미워할 수 없는 남자다.

16일 개봉을 앞두고 마주한 손호준은 "첫 주연작이다보니 설레기도 하고 기대도 된다"며 기분좋은 표정을 감추지 않았다. 그러면서 "촬영장에서 막내다보니 많은 선배들이 챙겨주셨다"며 '쓰리썸머나잇'에 얽힌 추억담을 털어 놓았다.

"다들 성격이 비슷했어요. 조용하고 낯도 가리고요. 그래도 회식을 하면서 바로 친해졌던 것 같아요. 처음엔 어색했는데 이후엔 정말 친해졌어요. 촬영장이 재밌었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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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우 손호준/사진=홍봉진 기자


첫 코믹 연기인만큼 부담감은 있었다. 극중 여장은 물론 비키니까지 몸을 사리지 않는 연기를 펼쳤던 손호준은 "'이게 과연 웃길까'라는 생각이 들 때가 있었다"며 "코미디가 익숙하지 않다보니, 어떻게 하면 더 재밌을지 고민이 많았다"고 털어 놓았다.

"그냥 감독님을 믿고 따라갔던 것 같아요. 촬영을 하면서 바뀐 부분들이 많아요. 베드신도 그렇지만 여장도 촬영 현장에 가서야 알게 됐어요. 처음엔 '정말 이거 하는 거예요?'라고 물었는데, 찍어 놓고 보니까 정말 재밌더라고요. 감독님이 '주유소 습격사건', '신라의 달밤' 등 코미디를 오랫동안 해왔기 때문에 감이 좋으신 것 같아요."

현장에선 무조건 '열심히'였던 손호준이었다. 배가 나올 정도로 회식에도 빠지지 않게 참석했고, 베드신을 찍기 전엔 "꼭 해야 하냐"고 물으면서도 3일간 밥을 굶으면서까지 몸을 만들었다. 이런 손호준의 태도 때문에 김상진 감독을 비롯해 함께 출연했던 배우들 모두 손호준을 칭찬할 정도였다.

'쓰리썸머나잇'에서 막내로 사랑받았지만 각종 예능프로그램에서도 손호준은 막내로 귀여움을 독차지해왔다. 드라마 촬영 때문에 부득이 하차를 결정했지만, 매회 자체 최고 시청률을 경신하고 있는 '집밥 백선생'을 비롯해 '삼시세끼' 등에서 함께 출연했던 출연진 모두 손호준을 칭찬할만큼 깍듯한 예의범절로 호감을 샀다.

그렇지만 손호준은 "너무 저를 좋게 봐주시다 보니 부담도 되고, 의식도 된다"고 담담하게 심정을 전했다.

"처음 만났을 땐 나이가 저보다 어리더라도 존댓말을 쓰고요. 어른들에겐 예의를 지키고, 이런 기본적인 매너를 중요하게 생각하긴 하는데요. 워낙 예능 프로그램에서 편집을 좋게 해주신 것 같아요. 친한 친구들과 있을 땐 까불까불거리고, 짓궂은 장난도 많이 쳐요. 다들 그렇게 좋게 보시니까 길에서 담배를 태울 때에도 저도 모르게 눈치가 보이고, 조심스럽더라고요."

기본적인 예의를 중요시하는 것은 여자를 볼 때에도 적용이 됐다. 손호준은 "어릴 땐 이상형이 임수정 씨였다"며 "외모를 많이 봤다. 작고 귀여운 스타일을 좋아했다"고 말했다. 그렇지만 "요즘은 예의바르고 배려심이 좋은 사람이 좋다"고 솔직하게 여성관을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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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호준/사진=홍봉진 기자


실제 연애스타일도 '쓰리썸머나잇' 속 해구를 비롯해 명석, 달수와 차이가 있다고 설명했다.

"해구는 허세가 있어요. 부잣집 아들인척 거짓말을 하고 다니고요. 저는 그런 과시욕은 없어요. 있는 그대로 말하는 스타일이에요. 명석이는 여자친구에게 잡혀 사는데, 저는 맞춰주려 하지만 눌려서 억지로 행동하진 않는 것 같아요. 달수는 아이돌을 좋아하는 삼촌팬이라는 설정인데, 아이돌이 좋긴 하지만 그렇게 따라다니진 않거든요."

"너무 바빠서 연애 하기 힘들다"면서도 "몰래몰래 몇 번 만나긴 했다"고 말하는 솔직한 청년 손호준은 결혼 계획을 말할 때에도 시원시원했다.

"부모님이 어릴 때부터 알콩달콩 예쁘게 사셨어요. 항상 엄마는 아빠 편, 엄마는 아빠 편이라 분명 엄마가 잘못 했는데 무조건 아빠가 엄마 편을 들어 제가 억울했던 적도 있었고요. '나도 빨리 결혼해서 내편을 만들어야겠다'는 생각을 했고, 지금도 마찬가지에요. 지금도 부모님이 그렇게 사시는데, 그게 부럽더라. 빨리 결혼하고 싶다는 생각을 많이 하고 있어요."

그렇지만 오랜 기다림 끝에 배우가 됐고, 사람들의 인정을 받고 있는 만큼 연기에 대한 욕심도 만만치 않았다. 손호준은 2007년 타키온이라는 아이돌 그룹으로 데뷔해 단역과 조연을 거쳐 지금의 자리까지 왔다.

"아직도 멀었지만, 이름이 조금 알려지게 된 후 좋아진 점은 저를 불러주는 곳들이 많아지다 보니 해보고 싶었던 것들을 할 수 있는 기회가 늘어났다는 것 같아요. 아직 작품을 선택하고 고른다고 하기엔 이른 것 같고요. '이걸 하면 잘되겠다' 하는 생각도 세밀하게 하지 못해요. 그냥 재밌으면 어떤 역할이든 하고 싶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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