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를 돌아봐' 조영남·김수미, 자신을 돌아봐야 할 시간

[기자수첩]

이경호 기자 / 입력 : 2015.07.14 09:13 / 조회 : 9451
  • 글자크기조절
image
지난 13일 KBS 2TV '나를 돌아봐' 제작발표회 현장을 이탈하는 조영남과 이를 만류하는 윤고운PD(사진 오른쪽)/사진=홍봉진 기자


가수 조영남이 '나를 돌아봐' 제작발표회에서 배우 김수미의 지적에 발끈, 무단으로 자리를 이탈하는 돌발 행동을 했다. 심지어 하차의사를 밝히며 현장을 나가는 사상 초유의 사태를 만든, 각본 없는 드라마를 만들었다.

조영남은 지난 13일 오후 서울 서초구 반포동 엘루체컨벤션에서 열린 KBS 2TV 예능 프로그램 '나를 돌아봐' 제작발표회에 참석해 프로그램에 출연하게 된 소감 및 각오를 밝혔다.

이날 '나를 돌아봐' 제작발표회에는 조영남 외에 이경규, 김수미, 박명수, 최민수, 이홍기(FT아일랜드)도 함께 참석했다. 조영남, 이경규, 김수미 외에 박명수, 최민수, 이홍기가 새로 합류해 향후 프로그램에서 보여줄 자신의 모습에 대해 다양한 얘기를 나눴다. 출연자들끼리 농담도 주고받으며 비교적 화기애애한 분위기였다.

하지만 '시청률'에 대한 이야기가 나오자 상황은 180도 달라졌다. 김수미가 지난 4월 파일럿 프로그램 방송 당시 조영남, 이경규 팀이 시청률 점유율이 다른 팀에 비해 제일 낮았다고 지적했다. 또한 그녀는 '시청률이 낮으면 자진 사퇴하겠다'는 조영남의 말을 두고 "본인이 하차 안 해도 KBS에서 하차시킬 것 같다"는 등 상대가 듣기에 거부감을 느낄 만한 일부 발언을 이어갔다.

이에 조영남이 "이 나이가 되도록 모욕적인 발언을 면전에서 들은 것은 처음이다"며 "이 기회를 통해서 사퇴하겠다"고 말하며 자리에서 일어났다. 그의 곁에 있던 이경규가 이 상황을 모면하려고 했다. 제작진도 나서 조영남 잡기에 나섰지만 상황은 되돌릴 수 없었다. 너스레를 떨며 시종일관 웃음을 잃지 않으려던 조영남의 표정은 '얼음'이었다.

자리를 이탈한 조영남은 돌아오지 않았고, 결국 '나를 돌아봐' 제작발표회 현장은 출연자들 간의 신경전으로 엉망이 된 채 끝이 났다. 당시 현장에 있던 제작진, 스태프는 적잖이 당황했다. 제작진은 "조영남씨가 라디오 생방송 스케줄이 있어서 간 것"이라고 상황을 수습하려고 했다. 상황은 수습되기는커녕, 오히려 더 엉망진창이 됐다. 제작발표회에서 '나를 돌아봐' 촬영이 함께 이뤄지고 있어 제작진도 쉽게 개입할 수 없었다. 프로그램이 '리얼'을 내세우고, 이를 지키려다 보니 상황 정리가 쉽지 않았다.

조영남의 '나를 돌아봐' 제작발표회 이탈은 제작진도 그의 매니저 역할을 하는 이경규도 예측하지 못했다. 조영남의 프로그램 하차 의지는 진심이라고 제작진은 전했다. 이에 '나를 돌아봐'의 예정된 촬영 일정(예고편 및 포스터 촬영)은 조영남과 이경규가 빠진 채 진행됐다.

'나를 돌아봐' 윤고운PD와 이경규가 늦은 시간까지 '조영남 설득 작업'에 매진했다. 두 사람의 설득 끝에 조영남은 하차 의사를 철회, 오는 16일부터 촬영에 합류하기로 했다.

KBS 예능국 관계자는 "조영남이 김수미의 시청률 발언에 감정이 상해 제작발표회 현장을 이탈한 것은 사실이다"며 "두 사람 모두 '나를 돌아봐'에 어렵게 합류했고, 서로 프로그램 출연에 대한 부담감이 커 예민한 상태여서 배려하지 못했던 것 같다"고 밝혔다.

조영남의 제작발표회 현장 이탈, 그것도 프로그램을 소개하고 홍보하기 위해 자리한 출연자가 돌연 하차 의사를 밝힌 이번 일을 두고 KBS 예능국 관계자들도 "사상 초유"라고 표현할 정도였다.

관계자는 "제작진도 두 사람 외에 다른 출연자들을 제어하기가 쉽지 않다. 프로그램 자체가 리얼이고, 대본도 없다보니 촬영 중 출연자들이 종종 예기치 못한 상황을 만들어 제작진을 당황시키기도 한다"며 "이번 일을 통해 제작진도 출연자들을 어느 정도 컨트롤 할 수 있는 장치를 마련하지 않을까 싶다. 파일럿 프로그램 방송 당시 일부 출연자들의 과한 언행이 지적됐던 만큼 문제를 풀기 위해 노력할 것"이라고 밝혔다.

타인을 통해 자신을 돌아본다는 기획의도를 가진 '나를 돌아봐'. 조영남과 김수미가 이번 일을 통해 자신을 '반드시' 돌아봐야 할 시간이 필요하다.

한편 '나를 돌아봐'는 다른 사람이 되어 내가 했던 행동들을 똑같이 겪어보며 타인의 마음을 헤아려 자신의 모습을 되돌아보는 역지사지 프로그램이다. 이경규, 조영남, 박명수, 김수미, 최민수, 이홍기가 출연한다. 오는 24일 오후 9시 30분 첫 방송한다.

기자 프로필
이경호 | sky@mtstarnews.com 트위터 페이스북

재미있는 방송-가요 소식을 전해드리겠습니다! 제보는 언제 어디서나 받습니다!

이 기자의 다른기사 보기

최신뉴스

더보기

베스트클릭

더보기
starpoll 배너 google play app stor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