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님' 류승룡 "또 1000만? 흥행 기대하고 작품 택한 적 없다"(인터뷰)

영화 '손님' 우룡 역 배우 류승룡 인터뷰

김소연 기자 / 입력 : 2015.07.07 11:58 / 조회 : 68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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류승룡/사진=임성균 기자


배우 류승룡(45)이 돌아왔다.

영화 '광해, 왕이 된 남자', '7번방의 선물'에 이어 '명량'까지 최근 3년간 1000만 관객을 돌파한 흥행작들엔 류승룡이 있었다. 지략가에서 딸 바보 아빠, 일본인 장수까지 각기 다른 캐릭터로 강한 인상을 남겼던 류승룡은 이번엔 피리 부는 악사로 변신했다. "귀가 달린 짐승이라면 모두 내 피리 소리에 반응한다"는 악사 우룡을 통해 류승룡은 다정한 아빠, 사랑에 서툰 남자, 그리고 복수의 화신까지 다채로운 매력을 선보일 예정이다.

많은 도전을 해야 했기 때문일까. 베테랑 배우 류승룡도 '손님' 개봉을 앞두고 긴장된 표정을 감추지 못했다. 특히 "이번에도 1000만이냐"고 묻는 질문에 당황하며 "1000만 관객이 오는 작품을 골라서 한 적은 한 번도 없다"고 털어 놓았다.

"흥행할 작품을 골라서 한다는 말은 오해의 소지가 있어요. 작품이라는 게 저 혼자 하는 것도 아니고요. 다른 출연진, 감독님, 스태프 등 모든 사람이 다 열심히 하다 보니 사랑받았던 것 같아요. 같은 맥락으로 저도 연기가 재밌어서 하는 거지, 유명해지고 싶어서, 연말에 상을 받는다거나 해외 영화제에 출품될 것 같아서 선택한 적은 없어요. 그냥 열심히 하다 보니 감지덕지하게도 상을 받았고, 5등신인 이 얼굴에 광고도 찍을 수 있는 보너스를 주신 것 같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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류승룡/사진=임성균 기자


그렇다면 류승룡이 작품을 선택하는 기준은 무엇일까. 류승룡은 연극을 할 때부터 생각했던 삼위일체를 설명했다. 연출자와 작품, 그리고 출연료 이 모든 것이 충족되는 작품이 가장 좋겠지만, 이 중 2가지만 충족돼도 행복한 선택을 할 수 있다는 것.

"'불신지옥', '된장' 같은 작품은 지금도 뿌듯하고 좋은 작품이라고 생각해요. 훌륭한 감독님과도 작업하는 것도 즐겁고요. 그렇지만 제가 가장이다 보니 생활을 생각하지 않을 수도 없어요. 요즘엔 이런 부분들을 충족시켜줄 수 있는 작품들이 많아져서 행복해요."

그렇지만 '다작배우'나 '광고를 많이 찍는 배우'라는 타이틀에 대해선 우려하는 모습도 보였다. 배우로서 치명적인 이미지소비를 스스로 경계하고 있었던 것. "1년에 개봉하는 작품은 2편 정도"라며 "광고도 배달앱과 통신광고 등 2개 브랜드와 계약이 돼 있다"고 해명했다.

"물질만능주의에 빠진 오해를 받아서 주변 분들이 더 걱정을 해주시더라고요. 저의 본질은 작품에 있다고 생각해요. 지금도 그 작품 때문에 고민하고 있고요."

사실 류승룡처럼 배역을 가리지 않는 배우도 드물다. 2012년 영화 '7번방의 선물'로 흥행성과 연기력을 모두 인정받으며 남자 원톱 배우로 자리매김했다. 그럼에도 이후 출연한 작품에서도 캐릭터의 경중 보다는 강렬한 인물을 보여주는데 더욱 집중하는 모습을 보였다.

"이전엔 '명품조연'이란 말이 싫었어요. 좋은 말 같지만 조연만 계속 하라는 것 같았거든요. 조연과 주연, 경계를 나누고 비중에 집착하는 것도 싫고요. 배우라면 좋은 배역, 좋은 작품이면 당연히 출연해야 한다고 생각해요. 물론 주연에 좋은 배역이 있는데 굳이 그걸 마다할 필요는 없죠.(웃음) '명량' 구르지마도 비중은 크지 않지만 제가 아니면 누가 할까 생각했어요. 선생님과 같은 최민식 선배와 팽팽한 긴장감을 줄 수 있는 역할을 한다는 것만으로도 설렜죠."

'손님'을 택한 이유도 평소의 소신과 다르지 않았다. 류승룡은 "다채로운 모습을 보여줄 수 있을 것 같다"고 작품에 출연하게 된 배경을 설명했다.

"평범한 사람이 괴물이 되어가는 부분이 자극이나 충격이 됐어요. 그래서 앞부분엔 낙천적으로 노력했고요. '피리 부는 사나이'란 동화가 모티브인데, 이게 굉장히 이국적인 정서를 갖고 있잖아요. 이걸 우리나라 산골 오지로 갖고 오면서도 공감할 수 있고, 메시지를 전달할 수 있다는 부분이 독특했죠."

그러면서 '손님'에서도 "내가 극을 이끌지 않는다"고 강조했다.

"'7번방의 선물'에서도 함께 출연했던 배우들에게 온전히 제 몸을 던졌어요. 이번에도 마찬가지였어요. 촬영장이 강원도 평창, 정선, 양양 같은 오지였는데요. 힐링하는 기분으로 촬영을 했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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류승룡/사진=임성균 기자


류승룡은 겸손하게 얘기했지만, 작품을 위한 류승룡의 노력은 치열했다. 직접 피리를 배우고, 절뚝이는 다리를 연기하느라 지병인 허리 부상은 더욱 심해졌다. 여기에 이전보다 체중을 16kg이나 늘리면서 변화된 이미지를 연출했다.

그럼에도 작품에 대해선 조심스러웠다. "열심히 했으니 이렇게 봐달라"는 강요도 없었다.

"제가 나오는 영화를 객관적으로 보지 못하겠어요. 항상 부족함을 느껴요. 물론 다시 하라고 하면 못하겠어요.(웃음) 그때의 상황과 집중력, 이런 걸 고려하면 부족해도 그게 제 능력이고 한계 같아요. 그렇지만 이번 작품에는 제가 처음 시나리오를 읽었을 때 느꼈던 의도는 보이더라고요. 그 부분들이 다른 분들에게도 보일지 궁금하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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