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윤호의 MLB산책] 불안한 다저스 마운드..류현진이 그립다

장윤호 스타뉴스 대표 / 입력 : 2015.07.07 08:48 / 조회 : 298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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류현진./AFPBBNews=뉴스1


5일(이하 현지시간)까지 경기를 마친 결과 LA 다저스는 46승37패로 내셔널리그 서부지구에서 2위 샌프란시스코 자이언츠(42승41패)에 4게임차로 앞서 선두를 달리고 있다. 시즌 개막전부터 서부지구는 물론 내셔널리그 전체 유력한 우승후보로 거론됐던 다저스 입장에서 볼 때 시즌의 반환점을 눈앞에 둔 현 시점에서 디비전 레이스에서 어느 정도 리드를 확보하며 당초 기대했던 수준의 성적을 이어가고 있는 셈이다.

하지만 다저스의 팀 사정은 가만히 들여다보면 밖에서 보는 것만큼 그렇게 여유가 많은 처지가 아님을 알 수 있다, 무엇보다도 류현진과 브랜던 맥카시가 부상으로 빠진 선발 로테이션은 보강이 갈수록 시급해지고 있다. 클레이튼 커쇼라는 메이저리그 최고의 에이스가 버티고 있는데다 2선발이라고 부르기가 미안한 ‘넘버 2 에이스’ 잭 그레인키가 눈부신 피칭을 거듭하고 있어 선발 로테이션엔 큰 문제는 없는 것처럼 보이지만 시즌이 진행될수록 류현진과 맥카시의 빈자리에 대한 허전함이 커지고 있다. 특히 그동안 이 둘의 빈자리를 메워왔던 선수들이 한계에 도달한 모습을 보이기 시작하면서 트레이드 데드라인(7월31일) 이전에 선발투수 영입 필요성이 갈수록 절실해지고 있다.

지금까지 다저스는 선발진을 커쇼와 그레인키에 이어 마이크 볼싱어와 카를로스 프리아스, 그리고 브렛 앤더슨의 5인 체제로 꾸려왔다. 1, 2번 선발은 메이저리그에서 둘째가라면 서러울 정도로 막강하고 제3선발로 분류되는 앤더슨(5승4패, 방어율 3.00) 역시 지금까지 꾸준한 모습을 보여주면서 제 몫을 충분히 해주고 있다. 여기에 메이저리그 2년차 선수들인 볼싱어와 프리아스가 기대 이상으로 안정된 모습을 보이면서 다저스는 6일 현재 선발진 방어율 3.21로 메이저리그 전체에서 5위, 피안타율(0.248)은 ML 8위, NL 4위에 올라있다.

하지만 영구적인 해결책이 아니라 땜질로 채워진 선발진이 그리 오래가기 힘든 것은 어쩌면 당연했다. 지난달부터 볼싱어와 프리아스가 시름시름 앓는(?) 모습을 보이기 시작했고 결국은 지난 주말 본격적으로 고장이 났음을 드러냈다. 마지막 8차례 등판에서 방어율 5.40을 기록했던 프리아스(5승5패, 방어율 4.39)는 5일 허리통증을 호소, 부상자명단(DL)에 올랐고 다저스는 서둘러 트리플A 오클라호마시티에서 좌완 에릭 서캠프(트리플A 성적 4승2패, 방어율 4.50)를 불러와 6일 경기에 프리아스 대신 선발로 내보내기로 했다. 하지만 마지막 메이저리그 경기의 승리가 4년 전이었던 서캠프가 장기적인 선발진의 해결책이 될 수 있다는 생각은 할 수 없는 입장이다. 프리아스는 지난 3차례 선발등판에서 허리통증을 안고 마운드에 올랐던 것으로 알려졌는데 검사 결과 구조적인 문제는 나타나지 않았으나 허리통증을 안고 피칭을 계속할 경우 투구모션에 변화가 불가피해 팔 부상으로 이어질 수 있다는 경고를 받은 것으로 알려져 얼마나 빨리 복귀할 수 있을지 장담할 수 없다.

한편 이날 경기에 선발로 나선 볼싱어(4승3패, 방어율 3.09)는 이날 첫 22명의 타자 중 11명에게 출루를 허용하는 등 5이닝동안 시즌 최고인 101개의 공을 던지며 악전고투 끝에 9안타로 4실점하는 시즌 최악의 피칭을 보였다. 이날 포함, 볼싱어는 마지막 5차례 등판에서 4번이나 5회 이상을 버티지 못했다. 올 시즌 첫 5차례 선발등판에서 방어율이 1.15였던 볼싱어는 그 이후 7차례 선발등판에서 방어율이 4.79로 치솟은 상태로 갈수록 효율성에서 떨어지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 지금 당장 무너질 것이라고 걱정해야할 수준은 아니지만 전체적인 추세에서 팀에 우려를 안겨주기엔 충분한 모습이다.

프리아스와 볼싱어는 지난달 14일 이후 둘이 합쳐 마지막 9차례 선발등판에서 한 번도 6이닝을 마치지 못했고 이 기간 중 다저스는 4승5패에 그쳤다. 특히 이들이 조기 강판이 잦아지면서 불펜의존도가 높아졌고 이로 인해 불펜이 자주 소진되면서 커쇼와 그레인키의 부담이 커지고 있다. 커쇼와 그레인키로선 피곤한 불펜을 감안해 등판 때마다 가능한 많은 이닝을 소화해줘야 하는 입장이기 때문이다. 포스트시즌을 감안해 서서히 투구이닝을 조절할 필요도 있는 시점이 다가오지만 현재로선 이들에게 그럴 여유가 허락될지 미지수다. 다저스로선 로테이션의 마지막 두 자리에 대해 보완책을 서둘려야 하지 않을 수 없는 상황이다.

일단 다저스는 현재 백투백 게임으로 나서는 볼싱어와 프리아스의 등판 순서를 흔들어 그 사이에 커쇼나 그레인키가 끼어들도록 로테이션 순서를 바꾸는 것을 고려하고 있다고 한다. 불펜 의존도가 큰 이들이 두 경기에 잇달아 나설 경우 불펜이 버티기 어렵기 때문이다. 단 매팅리 감독은 “이들(프라이아스, 볼싱어)은 불펜에 부담을 주고 있기는 하지만 그래도 우리에게 (승리할) 기회를 제공해왔다”면서 “이들을 (등판순서에서) 흩어놓으면 불펜의 이닝 관리가 조금은 쉬어질 것”이라고 밝혔다.

한편 매팅리 감독은 볼싱어가 최근 다소 불운에 시달리고 있을 뿐 그의 최근 부진은 근본적인 문제가 아니고, 프리아스 역시 DL에서 휴식을 취하고 돌아오면 종전처럼 효과적인 피칭을 할 수 있을 것이라고 희망적인 관측을 내놓고 있다. 하지만 이는 지나치게 낙관적인 견해라는 우려가 돌고 있다. 근본적으로 이들은 류현진과 맥카시의 부상으로 인해 그 자리를 떠맡은 선수들로 지금까지 땜질선수로선 더 이상 욕심내기 어려울 만큼 좋은 모습을 보여준 것은 사실이지만 이들이 끝까지 류현진과 맥카시의 빈자리를 메워줄 수 있으리라고 기대하는 것은 지나친 욕심인 것이 분명해 보인다. 이들의 개스탱크가 서서히 바닥나는 조짐을 보이는 이 때 보완책을 마련을 서두르지 않으면 안된다.

다저스의 앤드루 프리드먼 사장과 파한 자이디 단장은 이미 여러차례 선발진 보강의 중요성을 강조한 바 있다. 하지만 아직까지는 프리아스와 볼싱어가 기대이상으로 빈자리를 메워준데다 확실한 선발투수 영입이 쉽지 않기 때문에 아직까지는 특별한 소식이 들리지 않고 있다.

오히려 다저스로선 지난 오프시즌 보험용으로 계약했던 브랜던 비치가 시즌 후반기부터 선발진에 가세할 가능성도 점쳐지고 있다. 두 번째 토미 존 수술을 받고 재활 중인 비치는 현재까지 마이너리그에서 4차례 재활등판에 나선 방어율 1.42를 기록하고 있는데 현 추세라면 올스타 브레이크가 끝난 뒤엔 로테이션 합류가 가능하리라고 점쳐지고 있다. 한때 애틀랜타 브레이브스에서 유망주로 기대를 모았던 비치(28)는 두 번째 토미 존 수술 후 FA로 풀렸다가 지난 2월 다저스와 1년간 275만달러에 재계약한 바 있다. 다저스가 두 번이나 토미 존 수술을 받고 당장 마운드에 설 수도 없었던 비치에게 개런티 275만달러라는 만만치 않은 액수를 안겨주면서 계약했던 효과를 볼 수 있을지 주목된다. 앞으로 상황이 어떻게 전개될지는 예측불허이지만 지금 다저스가 류현진에 대한 그리움이 갈수록 커지고 있다는 것만큼은 분명한 사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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