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평해전' 김동희 "실제사건 연기, 두렵고 무서웠다"(인터뷰)

영화 '연평해전' 권기형 역 배우 김동희 인터뷰

김소연 기자 / 입력 : 2015.07.06 14:20 / 조회 : 71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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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우 김동희/사진=홍봉진 기자


"기형이 형의 이야기잖아요. 그래서 더 많이 신경이 쓰였어요."

배우 김동희(29)에게 영화 '연평해전'(감독 김학순·제작 로제타 시네마)의 출연 소감을 묻자 내놓은 답변이다. 그는 극 중 맡은 역할인 권기형을 연기하기 위해 거의 매일 전화 통화를 하고, 시간이 날 때마다 찾아가 인사를 했다. 권기형 씨보다는 기형이라는 표현이 더 익숙했던 이유다. 이런 김동희의 노력 덕분일까. '연평해전'을 보기 전까지 김동희를 몰랐던 사람들에게도 강렬한 존재감을 선사하는데 성공했다. KBS 2TV '감격시대:투신의 탄생', MBC '전설의 마녀' 등을 통해 눈도장을 찍은 김동희는 '연평해전'에서 해맑은 분위기 메이커부터 악에 받친 전투 장면까지 다채로운 모습을 선보이며 탄탄한 연기력을 인정받았다.

'연평해전'은 2002년 발발한 제 2연평해전을 배경으로 한 작품. 사건 발발 당시 2002년 월드컵 3,4위전 경기가 있었다는 점, 그리고 해당 전투로 3명의 젊은이가 목숨을 잃었다는 점 때문에 더욱 비극적인 사건으로 기록되고 있다. 김동희는 제2연평해전 당시 의무병으로 복역 하다가 실제로 손에 부상을 당했던 권기형을 연기했다.

권기형은 극 초반 화기애애하고 유쾌한 참수리357호의 분위기 메이커다. 전입 온 박동혁(이현우 분)의 동기로 그가 참수리357호에 적응할 수 있도록 따뜻하게 배려해 주는 인물이기도 하다.

김동희는 "영화의 내용 대부분이 실제 사건과 동일하다"며 "참고한 작품도 없었다. 기형이 형의 이야기를 듣고 인물을 표현하는데 초점을 뒀다"고 작품을 준비했던 시간을 소개했다.

2013년 KBS 2TV '사춘기메들리'로 데뷔한 이후 지금까지 차근차근 자신의 역량을 키워 왔던 김동희다. 하지만 강력한 인상을 남기는 권기형 역할을 제안받았을 땐 기쁨보단 두려움이 더 컸다. 아직 신인이지만 "힘들 것 같다"고 정중하게 거절하기도 했다.

"처음엔 두려웠어요. 실존 인물을 표현하는 부담감도 컸고요. 촬영을 얼마 앞두지 않고 연락을 받은 거라 뭔가 준비가 안된 느낌도 있었죠. 어설프게 표현할 바엔 안하는 게 나으니까요. 그래도 감독님께서 '하자'고 강력하게 말씀 해주셨고, 그 말을 믿고 '연평해전'에 출연하게 됐던 것 같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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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우 김동희/사진=홍봉진 기자


김동희와 김학순 감독의 인연은 2년 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당시 김동희는 '연평해전'의 단역으로 캐스팅됐었다. 하지만 '연평해전' 촬영이 연기되고, 김동희는 드라마 촬영이 시작하면 서 부득이 출연하지 않기로 했다. 김동희는 "그때의 저를 기억도 못할 거라 생각했는데, 이후에도 저를 생각해줘서 감사했다"며 "배역도 더 커졌고, 더 큰 믿음을 주셨다"고 말했다.

망설임과 두려움 끝에 출연한 '연평해전'이었지만 막상 촬영이 시작하고 나서는 완전히 극에 몰입했다. 극중 친구로 등장했던 이현우와는 실제로 6살 차이가 나지만 친구처럼 지냈다.

"저희들끼리 많이 뭉쳤던 것 같아요. 현우가 술을 좋아하진 않지만, 가끔 술이 당기는 날이 있을 땐 저랑 매니저 형이랑 넷이서 막창도 먹고 , 해물도 먹으며 잔을 기울였던 것 같아요. 그러면서 속 깊은 얘기 도 하고요. MBC 수목드라마 '밤을 걷는 선비'에도 출연하게 됐는데, 현우도 특별출연을 하더라고요. 촬영장에서 다시 만나니 반갑고, 좋고 했어요. "

하지만 군생활을 다시 하는 듯한 '연평해전' 촬영장 분위기에 적응하는 것은 낯선 작업이었다. 김동희는 "육군 출신이라 군대를 다시 간 느낌이었다"며 "군가부터 복식까지 다 새로 배웠다"고 털어 놓았다. 경례를 할 때 육군은 "충성"을 외치지만 해군은 "필승"이라고 한다. 이런 작은 부분들까지 신경 쓰다 보니 NG도 심심치 않게 나왔다 .

여자는 찾아볼 수 없는 제2의 군생 활이었지만 "그래도 전우들과 함께 했기에 즐거웠다"는 김동희였다. 그는 "남자들끼리 진솔한 대화를 스스럼없이 털어 놓았다"며 "연애 상담부터 연기에 대한 고민까지 주거니 받거니 하면서 편하게 작업을 했다"고 현장 분위기를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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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우 김동희/사진=홍봉진 기자


힘들지만 즐겁게 작업한 작품인만큼 "작품을 작품 그대로 봐주길 바란다"는 당부도 잊지 않았다. '연평해전'을 둘러싼 이념 논란에 대해 출연 배우로서 안타까움을 드러낸 것.

"개인적인 관점 자체가 다를 수 있으니 여러 얘기는 오갈 수 있다고 생각해요. 하지만 이 작품을 본 관객들이 그때 그곳에 있었던 그분들을 기억하는데 초점을 맞춰 줬으면 한다는 바람은 있어요. 정치적인 성향보다는 그분들이 가장 중요하니까요. 어쨌든 해전은 있었고, 그들이 전우들을 지켜내기 위해 열심히 싸운 건 분명한 사실이잖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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