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V별점토크]'비정상회담' 초심의 '토론'으로 돌아가다오!

이수연 방송작가 / 입력 : 2015.07.03 13: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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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매불망, 꿈까지 꾸며 갖고 싶던 물건이 3일만 지나면 무덤덤해지는 일. 한 번만 만나주오, 막상 연애를 시작하고 3개월 지나면 설렘이 사그라드는 경험. 처음의 신선함과 호기심이 시간이 지남에 따라 사라지는 일. 이는 세상만사 돌아가는 이치요, 지극히 자연스러운 일이다. 이건 방송 프로그램에서도 마찬가지다. 첫 방송에서 시청자의 마음을 확 잡아끌며 승승장구하던 프로그램들도 어느 정도 시간이 지나면 또 다른 새로운 프로그램의 뒷전으로 밀리게 되니까. 그래서, 프로그램을 만드는 제작진들은 매너리즘에 빠지면 안 되고 끊임없이 새로운 것을 창조해내야 한다. 아마도 이런 이유 때문에 JTBC의 '비정상회담'도 멤버 교체라는 결단을 내렸으리라.

'비정상회담'은 로빈, 줄리안, 타쿠야, 블레어, 수잔, 일리야, 여섯 명의 멤버가 교체된다. 이들의 교체 사실이 알려진 후, 대체 왜, 무엇 때문에 멤버 교체를 할까? 의견들이 분분하다. 지금까지 자기 역할을 충실하게 했던 멤버들이 개인적인 이유도 없이 갑작스레 하차를 하게 되었으니 당연하다. 팬층 또한 탄탄하니 아쉽기도 하다. 깊은 속사정을 알 순 없으나, 분명한 건 멤버교체를 시점으로 하여 프로그램을 재정비하려는 목적이 가장 클 것이다.


자, 그렇다면 새 멤버로 교체되는 '비정상회담'은 어떤 모양새가 될까? 개봉전이니 섣부른 판단을 할 순 없다. 다만 초심의 성격을 되찾기를 바란다. '비정상회담'의 첫 방송이 나갔을 때 기억을 떠올려보자. 바로 실시간검색어에 오를 만큼 폭발적인 반응을 불러일으켰고, 외국인 출연자들은 단숨에 스타로 급부상했다. 당시 '비정상회담'에 열광했던 이유는 한국인보다 한국말을 더 잘하는 외국인들의 '토론' 때문이었다. 한 가지 주제를 놓고, 각국의 청년들이 치열한 토론을 벌인다. 그것도 신랄한 비판과 독설이 오고가는 토론을 말이다.

어찌보면 우리들 문화에선 쉽게 찾아볼 수 없는 생소한 그림이었다. 나와 반대되는 의견을 말하면 얼굴이 울그락불그락하거나 상대가 맞는 말을 해도 인정하면 패배라고 생각해서 오기로 더 버티는 일, 이런 모습들에 더 익숙했으니까. 그런데, 서로 잡아먹을 듯이(?) 으르렁 대며 치열하게 토론하다가 화제전환이 되면 언제 그랬냐는 듯이 웃고 떠드는 외국인 청년들의 모습이 신선했다. 시청자들은 그들의 쿨한 토론이 반가웠다. 하지만, 언제부터인가 프로그램은 '토론'이 사그라들었다. 해외뉴스나 그들의 신변잡기식 토크로 변질되는 듯했다. 이런 분위기와 발맞추며 시청률 또한 점점 하락세를 탔다.

'비정상회담'에서 보고 싶은 건 피부색만큼이나 다양한 의견들이다. 누구의 눈치를 보며 적당히 비위맞추는 의견이 아니라, 자신의 확고한 의견을 세련되게 표현하는 토론말이다. 다른 문화와 가치관을 가진 외국인들이 각자의 시선으로 의견을 내놓는 걸 보면서 시청자들 역시 생각하는 시간이 되었다. 스튜디오와 거실로 공간은 분리되지만, 마음은 공감 또는 반대로 그 토론에 함께 참여할 수 있었다. 그것이 '비정상회담'의 매력이었다.


새로운 멤버 교체, 정들어서 떠나보내기 아쉽지만 그래도 박수를 보낸다. '새술은 새부대에'라는 말처럼, 술뿐 아니라 부대 역시 새로 바꿀테니까. 단, 초심의 토론은 꼭 지키기를.

'비정상회담'생생하게 살아 움직이는 멤버들의 토론이 그립다. 그래서 제 별점은요~ ★★★ (3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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