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채아 "노출 연기, 피하진 않지만..자신 없어"(인터뷰)

영화 '메이드인 차이나' 미 역 한채아 인터뷰

김소연 기자 / 입력 : 2015.07.02 08:14 / 조회 : 254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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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우 한채아/사진=김창현 기자


배우 한채아(33)만큼 '차근차근'이란 단어가 어울리는 배우가 있을까.


한채아는 2006년 손호영의 '사랑은 이별을 데리고 오다' 뮤직비디오에 출연한 것을 시작으로 크고 작은 작품의 조연을 거쳐 미니시리즈와 일일드라마의 주연까지 꿰찼다. 한채아가 이번엔 영화에 도전장을 냈다. 그것도 김기덕 감독이 각본과 제작을 맡은 작품이다. 파격적이기로 유명한 김기덕 감독의 작품이기에 한채아의 연기 변신에 더욱 관심이 쏠렸다.

한채아가 주연을 맡은 '메이드인 차이나'는 한국에 수출한 장어에서 수은이 검출돼 전량 폐기처분 당할 위기에 처한 중국인이 한국을 찾으면서 벌어지는 이야기를 담은 작품. 김기덕 감독이 각본과 제작, 신예 김동후 감독이 연출을 맡았다.

한채아는 극중 진실을 숨겨야 하는 여자 장미 역을 연기했다. 미모의 식약청 검사원으로 중국에서 온 첸(박기웅 분)에 연민과 사랑을 느끼는 인물이다.

전작 KBS 1TV '당신만이 내 사랑'으로 발랄하고 씩씩한 모습을 보여줬던 한채아는 '메이드인 차이나'에서 차가운 도시 여자, 일명 '차도녀'의 매력을 뿜어내며 극을 이끌었다.


냉소보다는 환한 웃음이 어울렸고, 작은 농담에도 까르르 웃음을 터트리는 한채아는 극중 미와 전혀 다른 모습이었다. 그만큼 '메이드인 차이나'는 한 장면, 한 장면을 찍을 때마다 고민해야 했던 작품이었다. 하지만 좋은 작품에 출연하고 싶다는 연기자로서의 욕심이 한채아를 '메이드인 차이나'로 이끌었다.

"지금까지 돈을 보고 작품을 선택한 적이 없었고, 이번에도 마찬가지였어요. 돈은 생각하지 않았어요. 그저 작품이 좋았어요. 미는 분명 섣불리 도전할 수 없는 캐릭터였지만, 그래도 해보고 싶었어요. 일상에 사무친 혼자만의 외로움을 연기로 표현할 수 있는 기회였으니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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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우 한채아/사진=김창현 기자


미의 모습을 찾는 것은 오롯이 한채아의 몫이었다. 한채아는 "김기덕 감독님께 조언을 구하고 싶었지만 모든 것을 저에게 맡겨 주셨다"고 고민의 시간을 떠올렸다.

"작품 준비를 하면서 김기덕 감독님을 만날 기회가 있었어요. 직접 대본을 쓰시고 제작까지 하니까 '생각하는 부분이 있을까'하고 여쭤보려 했어요. 그런데 '느끼는 대로 하라'고 하시더라고요. 사람마다 느끼는 게 다를 수 있으니, 제가 느끼는 그대로 하라는 의미였죠. 더는 물어볼 수 없었어요."

미가 되기 위해 노력했고, 자연스러운 미를 연기하기 위해 연구했다. 장어까지 맨손으로 잡고 회를 뜨던 한채아였다. 하지만 이런 것들은 어렵지 않았다. 오히려 감정 표현이 한채아가 어려움을 느꼈던 부분이었다. 특히 미와 첸이 처음으로 하룻밤을 보내는 부분을 찍을 때 미묘한 감정 변화를 전하기 위해 고민하고 또 고민했다.

미와 첸은 하룻밤을 보낸 후 급격히 가까워진다. 첸이 한국에서 머무르는 장소가 미의 집이 된 결정적인 계기도 하룻밤의 인연이었다. 하지만 급격하게 두 사람이 가까워지는 이 장면은 자칫 억지스럽게 느껴질 수 있는 부분이었다.

"많이 고민했어요. 감독님은 '원나잇'이라고 표현을 했는데요. 마음속에 절제하고 살아왔던 부분이 첸을 통해 풀려버린 것이 아닌가 생각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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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우 한채아/사진=김창현 기자


두 사람이 밤을 함께 보내는 장면은 등장해도 한채아의 노출은 전무했다. 한채아 스스로도 "단추 하나 푸르지 않았다"고 표현했을 정도. 그렇지만 한채아가 나서서 "노출은 절대 안된다"고 요구한 것은 아니었다.

"물론 노출에 대한 부담은 있어요. 아직도 자신은 없어요. 그렇지만 두 사람의 감정을 보여주는데 노출이 꼭 필요했다면 했을 거예요. 함께 처음 밤을 보내는 장면은 어떻게 표현할지 감독님과 많은 얘길 나눴는데, 굳이 다 보여주지 않아도 충분하다는 결론이 나왔어요. 그래서 노출에 대한 갈등없이 쉽게 갔던 것 같아요."

스물다섯살, 다른 또래 연기자들보다 늦게 시작했지만 차근차근 역량을 키워왔다. 그래서일까. "연애는 하고 싶지만 결혼은 아직"이라며 "아직은 일이 좋다"는 의사도 분명했다.

대학교를 들어가기 전까지 연예인이 될 것이라곤 상상도 못했던 만큼 연기자란 일을 하면서 마음의 상처도 많았고, 일을 그만두려는 시도도 했었다. 그럼에도 연기는 운명처럼 한채아를 계속 작품으로 이끌었다. 그렇게 지금까지 10년이란 시간이 지나왔다.

"올해로 10년차인데 이렇게 일을 할 수 있다는 것 자체가 감사해요. 사실 이전엔 연기가 이렇게 재밌지 않았어요. 제 외모 때문에 제약이 있진 않을까 고민도 했고, '난 해도 안 되는구나'라는 생각도 했죠. 그러다 KBS 2TV '각시탈'이란 작품을 만나게 됐고, 나를 배우로 봐주는 분들이 있다는 것을 느끼면서 연기의 재미를 느끼게 된 것 같아요. 이제는 안해 본 연기라면 다 해보고 싶어요. 연기자로서 다양한 모습을 보여드리고 싶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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