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V별점토크]'냉장고를 부탁해', 이제는 요리에 집중할 때!

이수연 방송작가 / 입력 : 2015.06.26 14: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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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제공=JTBC


‘노이즈 마케팅’이란 구설수를 이용하여 인지도를 높이는 마케팅 기법이다. 홍보를 위하여 상품과 관련 된 각종 이슈를 만들어 대중들의 이목을 끌어들이는 전략. 장점은 짧은 시간에 홍보할 수 있지만, 수위조절에 실패할 경우 신뢰성 하락으로 이어져 역효과를 낼 수도 있다는 단점이 있다. 여기서 주목할 점은 바로 수위조절이다. 내용, 양, 시간에 따라 ‘노이즈 마케팅’이 성공이냐, 실패냐가 나뉠 수 있다는 얘기다. 때로는 방송 프로그램에서도 ‘노이즈 마케팅’의 득과 실이 적용될 때가 있다.

요즘 몇 주 동안 계속 시끄러운 프로그램이 있다. 바로 jtbc의 ‘냉장고를 부탁해’이다. 방송한지 얼마 안 돼서부터 시청률 상승과 출연한 셰프들이 모두 스타가 될 만큼 시청자들에게 사랑받는 프로그램이다.


‘냉장고를 부탁해’가 사랑받는 이유는 아주 간단하다. 바로 재미다. 그 재미란 뭔가? 웃음과 정보가 적절하게 배분되어진 재미다. ‘냉장고 속 평범한 재료를 가지고 셰프들이 15분 만에 고급진 요리를 만든다’는 콘셉트로 탄생한 이 프로그램은 여기에 충실하게 프로그램을 제작했다.

출연자의 냉장고를 직접 스튜디오로 옮겨 오는 작업은 마치 스타를 엿보는 듯 한 착각을 준다. 냉장고에서 나온 재료들을 보며, 그들이 평상시 어떻게 지내는지, 그들의 식성은 뭔지, 그들이 만나는 사람은 누구인지, 그들이 깔끔한지, 아닌지까지 추측하고 짐작하게 만드는 재미가 있다.

여기에 특급 셰프들은 15분의 마술을 부린다. 어랏? 어떻게 저런 요리가 저 냉장고에서 탄생했지? 하는 감탄사가 나올 정도로 말이다. 바로 이것이 ‘냉장고를 부탁해’가 재있는 이유다. 오래 돼 버릴까, 말까 갈등을 부를 만큼 뭉글해진 재료들, 우리집 냉장고에도 있는 평범한 재로들의 변신 말이다. 그걸 셰프들은 15분 만에 보여준다.


결국 ‘냉장고를 부탁해’는 ‘쉽게 따라할 수 있는 요리’가 아닌 ‘평범한 재료들의 화려한 변신’이 관전 포인트다. 그래서 두 셰프가 요리대결을 펼치지만, 이기고 지는 것에 큰 의미가 없다. 물론 누가 이길까에 대한 관심은 있으나, 진다고 부끄러운 요리가 결코 아니기 때문이다. 양쪽 셰프들 모두 너무나 훌륭한 요리들을 만들었단 사실을 인정하니까. 진다고 실력이 부족한 게 아니라는 걸 시청자들은 15분 동안 눈으로 확인했으니까 말이다.

그런데 몇 주 동안 시끄러웠다. 바로 맹기용 셰프로 인해서. 비린내를 잡지 못했던 ‘맹모닝’ 논란 이후로 요리를 할 때마다 논란이 끊이지 않는다. 여기선 그의 잘잘못을 따지지 않으련다. 솔직히 이건 잘했다, 잘못했다로 나눌 일은 아니다.

다만 ‘냉장고를 부탁해’의 콘셉트에 어울리지 않는다라는 게 좀 더 맞는 표현 아닐까, 싶다. 방송을 만드는 사람으로서 한 마디 보태자면, 제작진들은 누구의 아들, 집안 등으로 출연자를 선정하지 않는다.

왜냐하면 시청자가 왕이기 때문에. 시청자에게 호감을 주는 출연자를 선정할 뿐이다. 맹기용 셰프도 다른 프로그램에선 요리의 깜짝 레시피 등을 선사하며 시청자에게 호감을 주었던 셰프다. 그렇기에 ‘냉장고를 부탁해’에 출연하게 됐을 것이다. 그러나 결과적으로 ‘화려한 요리 변신’이란 콘셉트와 잘 맞지 않아 이런 논란이 야기됐으리라 생각한다.

지금 제작진이나 맹기용 셰프, 그 누구의 편을 들려는 게 아니다. 다만 몇 주에 이르는 논란이 안타까워서이다. ‘노이즈 마케팅’은 그것이 의도적이든 아니든 상관없이, 수위조절이 중요하다. 순간적으로 시선집중을 할 수는 있겠지만, 지속적일 경우 오히려 실패하게 된다. 자, 이제는 ‘냉장고를 부탁해’가 초심으로 돌아갈 때이다. 이 프로그램은 대중에게 유명한 셰프들이 출연해서 성공한 게 아니다. 누구나 쉽게 만들 수 있는 요리가 아니라, 마치 일류 레스토랑에서나 볼 수 있을 것 같은 멋진 요리들 때문에 거꾸로 셰프들이 유명해진 거니까.

‘냉장고를 부탁해’에서 쉽게 만드는 아이디어 요리, 자취생들이 쉽게 따라하는 요리를 보고 싶지는 않다. 그래서, 제 별점은요~ ★★★☆ (3개 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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