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종원 "뮤지컬 스타 잊고 신인 배우로 시작, 후회 없어"(인터뷰)

영화 '성난화가' 드라이버 역 문종원

김소연 기자 / 입력 : 2015.06.25 09:14 / 조회 : 71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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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종원/사진=김창현 기자


이국적인 외모, 남성적인 목소리로 뮤지컬계 스타로 군림했던 배우 문종원(36)이 신인배우로 영화에 도전장을 냈다.


문종원은 2003년 뮤지컬 '렌트'로 데뷔해 경력이 10년이 넘는 베테랑 뮤지컬 배우다. 2013년엔 '레미제라블'에서 장발장을 쫓는 자베르 역을 맡아 뮤지컬 어워즈 남우조연상을 받기도 했다. 꾸준히 작품을 하면서 뮤지컬계에선 정상에 자리에 올랐던 문종원이 '성난화가'를 통해 영화에 도전장을 냈다. "뮤지컬을 하는 게 훨씬 안정적이지만, 그래도 지금 영화에 도전하는 것을 후회하지 않는다"며 단단한 마음가짐도 숨기지 않았다.

'성난화가'는 문종원에게 첫 주연작이다. 앞서 독립영화 '모피를 입은 비너스'에 출연한 이력은 있지만 스크린에서 본격적으로 매력을 분출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극중 드라이버 역을 맡은 문종원은 거친 남성미를 마음껏 발산한다. 드라이버는 화가(유준상 분)와 함께 문제를 일으키는 사람들을 처단하고, 장기를 적출해 도움이 필요한 아이들에게 기증하는 인물이다. 험한 외모, 행동과 달리 순수한 사랑까지 보여준다.

문종원은 첫 주연이지만 차분하게 극을 이끌어갔다. 제한상영가 판정을 받았을 정도로 파격적인 액션, 베드신 등이 연달아 등장했지만 이 역시 몸을 사리지 않고 소화해냈다. '성난화가'에 함께 출연했을 뿐 아니라 문종원을 같은 소속사로 데려올 만큼 아꼈던 배우 유준상은 "엄청난 매력과 연기력을 갖춘 배우"라고 칭찬했을 정도.


문종원은 이런 칭찬에 쑥스러운 표정을 감추지 못했다. "부모님껜 공식적으로 보여드리긴 어려울 것 같다"고 할만큼 파격적인 '성난화가'에 출연하게 된 이유에 대해 "새로운 것에 도전하고 싶었기 때문"이라고 털어 놓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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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종원/사진=김창현 기자


문종원이 '성난화가' 출연을 결정했던 시기, 뮤지컬에서 그의 주가는 고공행진 중이었다. 그럼에도 문종원에겐 스스로 느끼는 풀리지 않는 갈증이 있었다.

"10년 넘게 공연을 하다 보니 '이쯤 하면 되겠지'라는 생각이 생기더라고요. 새로운 무언가를 하고 싶다고 많이 느껴왔었고, 지치고 힘들 때였어요. 그때 전규환 감독님이 '같이 해보자'고 제안을 주셨죠. 신의 계시처럼 '숨 쉴 수 있는 기회다' 싶었어요. 감독님과 제작진이 깔아준 판에서 놀아보고 싶었고, 노출 장면 등은 솔직히 신경 쓰이지 않았어요."

그럼에도 나체 상태로 격투를 벌이는 액션 장면은 "힘들었다"는 말이 절로 나올 정도로 어려운 작업이었다.

"베드신은 24시간 찍었는데, 이 액션 장면은 3일 정도 찍었던 것 같아요. 그리고 제가하는 액션은 합이 정해져서 딱딱 맞추는 게 아니라 정말 레슬링처럼 막 싸우는 거거든요. 실제론 때릴 수 없는데, 꺾고, 비틀고, 매달려야 하니까요. 그게 힘이 엄청 들더라고요. 온 몸에 타투를 한 설정인데, 살을 비비는 게 많다보니 자꾸 지워지고, 땀 때문에 더 안 마르더라고요. 그래서 더 시간이 걸렸어요."

'성난화가'는 큰 자본이 투입된 작품은 아니다. 유준상은 노개런티로 출연했고, 문종원의 사정도 크게 다르지 않았다. 그럼에도 문종원은 "돈은 중요하지 않았다"고 강조했다.

"돈은 공연만 한다면 훨씬 안정적이에요. 하지만 아직은 안정적인 걸 바라지 않아요. 지금은 고생을 해야 할 때이고, 버틸 만 해요. 지금은 영화를 느끼고 알아가는 게 재밌어요. 돈은 그 이후에 차차 벌면 되겠죠."

오랫동안 많은 사람들에서 연기를 해왔지만 뮤지컬과 영화의 연기 방식은 분명 다르다. 뮤지컬 스타들이 영화나 드라마에 도전했다가 다시 무대로 돌아가는 이유도 이와 무관하진 않다. 자칫 혼란을 느낄 수 있는 상황이지만 문종원은 이 자체를 즐기고 있었다. "대작을 한다고 해서 큰 사람이 되는 것은 아니다"며 "유명한 배우가 아니라 노력하고 치열하게 살아가는 배우가 되고 싶다"다고 했다. 그리고 지금 이 순간 문종원을 치열하게 하는 것이 영화라는 것.

"지금 머리 속에는 영화로 가득 차 있어요. 정말 재밌어요. 이전에 뮤지컬을 할 땐 '이 노래는 어떻게 할까', '어떻게 하면 더 잘할 수 있을까'를 고민했는데, 어느 순간 획일화된 틀로 그냥 그렇게 하게 되더라고요. 마음가짐도, 행동도 그렇게 되고요. 지금은 치열할 수 있다는 게 행복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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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종원/사진=김창현 기자


문종원의 연기 열정이 통했기 때문일까. 이미 '성난화가'의 후속작 촬영까지 마무리됐다. 문종원은 이순재, 류현경, 박정민 등과 함께 '지벨, 다시 태어나다'에 출연한다. '성난화가'에서는 터프한 모습이 강조됐다면, 이번엔 코믹한 모습을 선보일 예정이다.

"'성난화가'에 출연하면서 20kg 정도 찌웠는데, '지젤, 다시 태어나다'에 출연하면서 25kg 정도를 감량한 것 같아요. '지젤, 다시 태어나다' 촬영 이후 계획은 아직 잡히지 않았어요. 그동안 뮤지컬은 쉬었지만, 연극이나 영화에 출연하면서 계속 활동해왔는데요. 이제부터 아무 것도 안 하는 날 무엇을 할 지 하나씩 계획을 짜 보려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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