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힘 없는 한화?'.. KBO 징계 '형평성 논란', 왜 다를까?

김우종 기자 / 입력 : 2015.05.28 18:20 / 조회 : 388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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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산 김태형 감독(가운데). /사진=OSEN



27일 벤치클리어링 사태로 물의를 빚은 두산 구단 및 일부 선수가 한국야구위원회(KBO)로부터 징계를 받았다. 그런데 야구계와 팬들 사이에서는 이번 두산에 대한 징계에 있어 형평성에 매우 큰 문제가 있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한국야구위원회(KBO)는 28일 오후 2시 KBO 회의실에서 상벌위원회를 개최했다. 이 자리에서 KBO는 전날(27일) 마산구장에서 열린 두산과 NC의 경기에서 상대팀 선수를 향해 공을 던지는 비신사적 행동으로 구장 질서를 문란케 한 두산 민병헌에게 KBO 리그 규정 벌칙내규 7항에 의거, 출장정지 3경기 및 유소년 야구 봉사활동 40시간의 제재를 부과했다.

아울러 KBO는 "1군 엔트리 미등록 선수임에도 불구하고 그라운드에 나와 몸싸움을 하는 등 구장 질서를 문란케 한 두산 홍성흔에게 KBO 리그 규정 벌칙내규 7항에 의거, 제재금 100만원을 부과했다"고 밝혔다. 또 선수단 관리에 대한 책임을 물어 두산 구단에 엄중 경고했다.

하지만 지난달 초 KBO로부터 징계를 받은 한화 이글스의 경우를 떠올리는 이들은 이번 조치가 형평성을 잃었다고 지적한다. 한 야구계 관계자는 28일 오전 "이번에 KBO가 두산에 강력한 제재를 하기는 쉽지 않을 것"이라고 귀띔했다. 두산 베어스가 받을 제재가 한화 이글스 때와는 상당히 분위기가 다를 것이라는 이야기였다.

시간을 되돌려 지난 4월 12일 부산 사직구장. 경기 중 한화 투수 이동걸이 롯데 황재균의 왼쪽 엉덩이를 맞혔다. 이 과정에서 벤치 클리어링이 발생해 양 팀 선수들이 그라운드 위로 몰려나왔다. 하지만 큰 불상사 없이 사태가 마무리된 이후 경기가 끝났다. 하지만 경기 후 롯데 이종운 감독은 "우리는 (한화가) 무슨 의도로 그렇게 했는지 알고 있다"면서 "앞으로 좌시하지 않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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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재균. /사진=뉴스1



한화-롯데전 이후 야구계는 빈볼 논란에 휩싸였다. 양 쪽 구단을 향한 성토의 목소리가 높아졌다. 결국 KBO가 나섰다. KBO는 벤치클리어링 사태 이후 15일 상벌위원회를 개최해 투수 이동걸 및 김성근 감독과 구단에 징계를 내렸다.

당시, KBO가 내린 징계 내용은 이동걸 5경기 출장 정지에 벌금 200만원이었다. 이어 김성근 감독과 한화 구단에는 선수단 관리 소홀의 책임을 물어 각각 벌금 300만원과 500만원의 제재금 징계를 내렸다.

전례가 없는 징계였다. 퇴장을 당한 선수뿐만 아니라, 감독 및 구단까지 징계의 대상이 됐다. 이유는 관리 소홀이었다. 하지만 'KBO 리그'의 벌칙 내규에는 '관리 소홀'에 대한 규정이 없다. 또 양 팀 사이에서 벤치클리어링이 발생한 가운데, 한 팀의 감독만이 징계를 받은 것은 첫 사례였다.

더욱이 김성근 감독이 지시했다는 직접적인 증거도 없었다. 당시, 김 감독은 인격적인 모독까지 당하며 연일 큰 상처를 입었다. 김 감독은 같은 날, "KBO의 징계에 있어 형평성이 없다. 향후 빈볼 논란이 생길 경우, 전부 감독에게 책임을 묻겠다는 뜻인가"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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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화 김성근 감독. /사진=OSEN



한화는 야구 경기에서 흔히 일어날 수 있는 벤치클리어링 사태로 가담 및 '관리 소홀'이라는 죄목으로 총 1000만원의 제재금을 부과 받았다. 그러나 벤치클리어링 이후 상대투수를 향해 야구공을 겨냥해 던지고 1군 엔트리에 없던 선수마저 벤치클리어링에 적극적으로 가담한 두산에 내려진 징계는 어떤가.

두산 김태형 감독과 두산 구단은 '관리 소홀'의 책임에서 자유로운 것일까. 한화 김성근 감독과 한화 구단이 범한 '관리 소홀'과 이번 두산의 '관리 소홀'은 무엇이 달라서 상대적으로 경미한 제재가 내려졌나? 오히려 상대 투수를 노린 채 야구공을 투척하고 1군에도 없던 선수가 난리를 떤 게 더 심한 것은 아닌가. 그렇다면 두산, 역시 한화와 대등한 수준, 혹은 그 이상의 징계가 나와야 마땅하지 않았을까. '1000만원'과 '100만원'. 10분의 1. 과연 그 기준은 무엇일까. 많이 궁금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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