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같은 과오 반복한' 두산, 마야 사태에서 뭘 배웠나

창원=김지현 기자 / 입력 : 2015.05.28 12:45 / 조회 : 43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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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산-NC전서 일어난 벤치클리어링. /사진=OSEN



두산 베어스가 또 다시 실수를 반복했다. 지난해 마야의 욕설 파문과 비슷한 맥락이다.

27일 창원 마산종합운동장에서 열린 '2015 타이어뱅크 KBO리그' NC-두산전서 오후 8시 46분부터 8시 52분까지 벤치클리어링이 일어났다.

벤치클리어링은 7회초에 나왔다. 해커와 오재원이 신경전을 벌인 것이 시발점이었다. 더 큰 사건은 벤치 클리어링 중에 일어났다. 오재원과 해커가 신경전을 벌일 때 공이 해커 쪽으로 날아왔다. 해커는 움찔하며 공을 피했고 두산과 NC는 서로 뒤엉켜 몸싸움을 벌였다. 심판진은 장민석이 공을 던졌다고 판단했다. 또한 이를 비신사적 행위로 보고 장민석에게 퇴장을 명령했다. 하지만 공을 던진 선수는 장민석이 아닌 민병헌으로 밝혀졌다.

두산은 28일 오전 전날 해커에게 공을 던진 것과 관련해 공식 사과했다. 민병헌은 구단을 통해 "사실 어제 벤치클리어링 이후 심판들이 덕아웃에 와서 공을 던진 선수가 누구인지 물었을 때, 손을 들었지만 (장)민석이 형이 먼저 나서서 퇴장 명령을 받고 나갔다. 경기가 끝나고 호텔에 와서 나의 잘못된 행동으로 동료가 피해를 보는 것이 미안하고 괴로웠다"면서 "그리고 야구 선수로서 해서는 안될 행동을 했다. 진심으로 반성하고 뉘우치고 있다. 프로야구를 사랑하는 팬들에게 죄송하다"라고 말했다.

문제는 두산이 보인 초동대처다. 현장에서 퇴장 명령을 받아야 될 사람은 장민석이 아닌 민병헌이었다. 심판이 공을 던진 선수를 찾았을 때 두산은 진실을 말했어야 했다. 장민석은 두산의 핵심 전력이 아니다. 올 시즌 3경기밖에 소화하지 못했다. 반면 민병헌은 명실상부한 두산의 중심 타자다. 두산이 전력 차질을 우려해 '대리 퇴장'으로 사건을 막으려했다는 의혹의 눈초리를 받을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밤사이 인터넷 커뮤니티에서는 장민석이 공을 던지지 않았다는 의혹이 수없이 제기됐다. 중계화면으로도 장민석이 공을 던지지 않았다는 것은 명백해 보였다. 후폭풍이 거세지자 두산은 뒤늦게 사과문을 발표했다.

두산은 지난해 이와 비슷한 사건을 겪은 적이 있다. 지난해 10월 11일 두산-LG전. 당시, 선발로 나선 마야가 LG 벤치를 향해 손가락 욕을 했다. 당시 두산은 "다음 타자가 빨리 나오라는 뜻이었다. 마야는 욕을 하지 않았다고 하는데 오해가 있었던 것 같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이는 사실이 아니었다. 거짓말이었다. 마야는 LG 벤치를 향해 욕설을 내뱉었고 손가락으로 욕을 하며 LG를 자극했다.

결국 욕설 파문이 일어난 다음날 마야는 LG 벤치로가 사과를 전달했다. 하지만 과정이 개운치 않았다. LG 양상문 감독은 마야가 사과하러 벤치에 방문할 것인지 전혀 모르고 있었다. LG 홍보팀도 알지 못했다. 양상문 감독은 마야가 사과를 하기 위해 방문한다는 사실을 사진 기자에게 전해 들었다. 사과의 진정성을 의심할 만한 일이었다. 당시에도 두산 측의 대처는 미흡했다. 두산은 당시 일어났던 사건에 대해 바로 사과했어야 옳았다. 그러나 당시, 두산은 마야의 잘못을 덮기에 급급했고, 결국 이는 부메랑이 돼 돌아와 두산에 더 큰 화를 불렀다.

마야 사태서 일어났던 일이 27일에도 반복됐다. 해커를 향해 날아온 위협적인 공은 명백한 잘못이었다. 하지만 두산은 지난해 범했던 과오를 되풀이했다. 그 당시의 상황을 모면하기 위한 안일한 태도가 이번에 또 한 번 이런 사태를 만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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