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트에 공 투척까지', 그라운드 추태 논란↑.. 언제까지?

김우종 기자 / 입력 : 2015.05.28 06:01 / 조회 : 35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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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C와 두산의 벤치클리어링 장면. /사진=OSEN






'2015 KBO리그'에 연일 볼썽사나운 장면이 연출되고 있다.

지난 23일, 어떤 팀의 주장은 상대 벤치를 향해 차마 입에 담기 힘든 욕설을 퍼부었다. 또 그 팀의 또 다른 누군가는 분풀이로 빈 그라운드에 부러진 배트를 투척했다. 이어 26일. 급기야 한 선수는 벤치클리어링 도중 상대 팀 투수를 맞히기 위해 야구공을 노리고 던졌다.

인기는 높아지고 있지만, KBO리그 선수들의 매너는 역주행을 하고 있는 듯하다. '그라운드 폭력 사태'. 언제까지 지켜만 봐야 할까.

27일 창원 마산종합운동장에서 열린 '2015 타이어뱅크 KBO리그' NC-두산전.


7회초 두산의 공격. NC 선발 해커가 선두타자 오재원을 상대했다. 해커가 와인드업 자세에 들어간 가운데, 오재원이 타석에서 벗어난 채 타임을 요청했다. 주심은 타임 콜을 받아들였다. 이 과정에서 해커는 주심이 타임을 받아주는 것을 확인한 뒤 포수 뒤쪽으로 공을 뿌렸다. 주심은 흠칫 놀란 뒤 다시 공을 넘겨줬다.

결국 5구째. 오재원이 친 타구가 1루수 쪽으로 향했다. 공을 잡은 테임즈는 베이스 커버를 들어온 투수 해커에게 넘겨 타자 주자를 잡아냈다. 이 과정에서 해커가 오재원에게 영어로 큰 소리를 쳤다. 해커의 말을 들은 오재원은 격분해 해커에게 달려들었다. 이어 더그아웃에 있던 양 팀 선수들이 모두 몰려나오는 벤치클리어링이 발생했다.

문제는 이 다음 장면이었다. TV 중계 화면에 따르면 벤치 클리어링 도중 두산 벤치 쪽에서 누군가 해커를 향해 공을 던진 것이었다. 두산 선수들 중 누군가로 보였다. 자신의 무릎 쪽으로 강하게 날아오는 공을 본 해커는 움찔하며 놀란 뒤 몸을 뒤로 피했다. 이 야구공은 오른쪽 외야까지 날아갈 정도로 강하고 빨랐다.

다소 믿기 어려운 장면이었다. 그동안 KBO리그에서 수많은 벤치클리어링이 나왔다. 하지만 상대 팀 투수를 표적으로 삼아 더그아웃에 있던 누군가가 공을 던지는 것은 결코 흔치 않은 장면이었다. 더욱이 위험천만한 장면이었다. 만약, 이 공에 해커가 맞았거나, 얼굴 쪽으로 향했다면 어떻게 됐을까. 이 순간, 야구공은 경기를 하는데 쓰는 '용구'가 아니라 '흉기'였다.

NC관계자에 따르면 해커는 7회 1루 수비를 마친 뒤 오재원을 향해 "Get in the box(타석으로 들어가)"라 한 것으로 전해졌다. 물론 해커 역시 잘한 것 하나도 없다. 쓸데없는 말로 상대를 도발하게끔 만들었기 때문이다. 하지만 그런 해커를 향해 야구공을 던지는 행위는 더욱 나와서는 안 될 행동이었다. 결국 심판진은 두산의 장민석(33)이 해커에게 야구공을 던졌다고 판단, 퇴장 명령을 내렸다(하지만 28일 두산 구단은 보도자료를 통해 장민석이 아닌 민병헌이 공을 투척했다고 밝혔다). 올 시즌 8번째 퇴장이자 선수로는 6번째 퇴장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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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23일 한화전 패배 뒤 한화 벤치 쪽을 향해 욕설을 하고 있는 신명철(오른쪽). /사진=OSE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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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t 더그아웃 쪽에서 배트가 날아오는 순간. /사진=KBS N 스포츠 중계화면 캡쳐





최근 KBO리그에서는 불미스러운 모습을 연출하며 야구 팬들을 실망시키고 있다. 지난 23일 수원 케이티 위즈 파크에서 열린 kt-한화전에서는 경기 후 kt 주장 신명철이 한화 벤치 쪽을 향해 욕설을 퍼부었다. 당시, 9회 나온 한화 측의 무관심 도루 및 빈번한 투수 교체가 원인이었다.

그러나 경기 후 감독이 아닌 선수가 그것도 상대 팀의 벤치를 향해 직접 욕설을 한 것은 좀처럼 보기 힘든 장면이었다. 이어 소란이 끝난 뒤에는 kt벤치에서 누군가가 빈 그라운드를 향해 배트를 투척하는 모습이 중계 카메라 및 누리꾼들의 카메라에 포착됐다. 온라인 상에서는 이 배트를 던진 사람을 찾아 사과해야 한다는 분노의 의견이 들끓었다.

KBO리그는 국내 4대 프로 스포츠 중 다른 종목과 비교할 수 없을 정도로 큰 인기를 누리고 있다. 하지만 일부 선수들의 비뚤어진 스타 의식과 프로답지 않은 행동은 팬들에게 큰 상처만 안기고 있다. 언어폭력도 모자라 배트 투척에 이어, 이번에는 야구공까지 흉기로 만들었다.

이 모습을 경기장에 있던 어린이들은 물론, TV 중계를 지켜보던 수많은 팬들이 바라만 볼 수밖에 없었다. 도대체 언제까지 이런 '그라운드 추태'를 지켜봐야만 하는 것일까. 또 해당 팀의 사령탑들은 책임에서 완전히 자유로운 것인가. KBO는 올 시즌부터 경기장 내 안전을 위해 SAFE 캠페인을 시행하고 있다. 그러나 정작 그라운드에서는 맥주병보다 더 위험한 것들이 마구 날아다니고 있다. 이런 일련의 행위들에 대한 강력한 징계가 필요한 이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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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산 김태형 감독(가운데). /사진=OSE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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