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아서 더 특별한 호텔을 꿈꿉니다"(인터뷰)

[★청년사업가 인터뷰②] 문인식 에이메스호텔(AMASS HOTEL) 대표

김수진 기자 / 입력 : 2015.05.06 16:07 / 조회 : 1279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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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인식 에이메스호텔(AMASS HOTEL) 대표가 호텔 옥상에서 창덕궁을 배경으로 포즈를 취하고 있다. /사진=스타뉴스


안정보다 도전을 선택한 서울대 출신 젊은 부동산 디벨로퍼가 꿈꾸는 호텔


"큰 사고가 났습니다. 어서 공항철도로 갈아타세요!"

미국인 로렌스(Lawrence)는 지난 2월 인천국제공항으로 가는 공항버스 안에서 한통의 전화를 받았다. 그는 홀로 한국 관광을 마치고 귀국을 위해 공항으로 향하던 길이었다. 전화는 그가 묵었던 호텔의 직원이 한 것이었다. 직원은 그에게 영종대교에 큰 사고가 났으니 버스에서 내려 공항철도를 타라고 얘기했다. 그는 호텔 직원의 전화로 제시간에 맞춰 비행기에 무사히 오를 수 있었다. 올해 2월 12일 짙은 안개로 영종대교에서 105중 추돌사고가 난 날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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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이메스호텔(AMASS HOTEL)은 객실규모 30실의 작은 호텔이다. 서울 종로구 권농동에 지하 1층 지상 5층으로 이뤄졌다. 창덕궁과 길 하나를 사이에 두고 마주하고 있다. 한국, 몽골, 싱가포르, 중국인으로 구성된 다국적 직원 9명이 근무 중이다. 지난해 1월 오픈, 이달로 오픈 4개월째를 맞았다.


"처음에 이게 잘 될지 걱정을 많이 했던 게 사실이에요. 지난 4개월이 어떻게 지나갔는지 모를 정도로 정신이 없었죠. 4개월 정도 되니 어느 정도 안정적으로 운영이 되네요. 다행이죠."

에이메스 호텔의 문인식 대표(34)는 예상보다 일찍 호텔 운영이 안정 궤도에 오른 것을 직원들 덕으로 돌렸다. 문 대표는 "직원들의 고객 감동이 큰 요인을 차지했던 것 같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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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인식 에이메스 호텔 대표 /사진=스타뉴스


"에이메스호텔은 작은 호텔이지만 작은 만큼 섬세하게 고객들을 만족시키는 게 가능할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사실 모든 호텔들이 친절하고, 고객분들을 만족시키는 서비스를 제공하기 위해 노력할겁니다. 중요한건 그게 매뉴얼 화 된 행동이나 행동 규칙에서 나오는 게 아니라 진짜로 고객들을 만족시키고 고객들이 보다 나은 여행이나 시간을 보내게 하려는 마음에서 우러나온 행동이냐는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고객들도 이게 매뉴얼인지 아니면 진심에서 우러나오는지 다 알거든요."

문 대표는 애초 '작은 호텔'을 꿈꿨다고 했다.

"처음부터 100실미만의 작은 호텔로 시작하려고 했어요. 현재 호텔 시장을 보면 양극화 되어 있거든요. 객실료가 높은 특급호텔들이 있고 바로 밑에 해외 체인화 된 호텔을 포함해 100실~300실정도의 비즈니스호텔이 있죠. 또 그 밑에는 요즘 홍대 등에 많이 생기고 있는 저렴한 게스트 하우스가 있습니다.

저는 게스트 하우스나 호스텔처럼 규모가 작음으로써 더 고객들에게 집중할 수 있는 개인화된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고, 그리고 청결이나 24시간 프론트 데스크 등 기본적으로 고객들이 호텔에 바라고 있는 것들을 만족할 수 있는 포지셔닝은 규모가 100실미만의 소형호텔이라고 생각했어요."

'작은 호텔'은 큰 호텔에 비해 인지도가 떨어진다. 문 대표는 "아직까지 특별한 홍보는 하고 있지 않다"며 "지금 현재는 온라인 판매채널(부킹닷컴, 익스피디아, 아고다, 인터파크 등)을 통해서 판매를 하고 있고, 특별하게 마케팅 활동을 하고 있지는 않아요. 시간과 비용이 제한되어 있기 때문에, 마케팅에 치중할 시간에 지금은 먼저 우리 호텔이 갖고 있는 '에이메스스러움'을 만들어 가는데 더 집중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그러나 마케팅과 관련해서도 틈틈이 밑그림을 그리고 있습니다."

그는 '에이메스스러움'에 대해 "계속해서 찾고 고민해야 하는 것이라는 단서를 달며, 작은 호텔로 시작하기로 한 처음의 이유 그리고 그 초심을 계속 유지하면서 지속적으로 개선시킬 수 있는 방향을 끊임없이 고민하는 것. 지점이 늘어나더라도 이 규모를 유지하며 고객들한테 진정으로 도움이 되는 만족할 수 있는 서비스를 제공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에이메스 창덕궁을 오픈할 때부터 지점 증설 계획을 세우고 있었어요. 2호점 부지는 몇 개 후보지를 놓고 검토 중입니다. 객실 규모는 1호점 보다는 조금 많은 70실정도 규모를 생각하고 있어요. 관광숙박시장의 공급과 수요 예측이 힘든 시점이라지만, 사실 모두가 안 좋고 모두가 좋은 시장은 원래 없는 것 같습니다. 누군가는 잘되고 누군가는 안 되는 것이죠. 우리는 우리가 진행하는 방식과 철학에 대한 확신을 갖고 있고, 그것이 사업에 대한 확신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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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인식 에이메스 호텔 대표 /사진=스타뉴스


문인식 대표는 지금 호텔업을 병행하고 있지만, 부동산 개발 업계 8년차다. 그는 서울대 건축학과를 졸업하고, ROTC 43기 공병장교로 9사단 공병대대에서 복무했다. 복무 중에 국방부 시설직 군무원 채용시험 출제위원을 하기도 했고, 육군본부에 파견, 대외홍보장교를 맡아 근무하기도 했다.

2007년 6월 군전역과 동시에 한화건설에 입사, 5개월여를 근무하다 퇴사했다. 2008년 부동산개발회사인 피데스개발에 입사했다 2010년 퇴사했다. 이후 회사를 세우고 직접 부동산개발사업에 뛰어들었다. 뜻이 맞는 파트너들이 새로 합류하면서 현재는 ㈜어반아이콘이라는 이름으로, 부동산개발, 운영, PM(프로젝트 매니지먼트)을 하고 있다.

"고등학교(상문고) 때 이과였는데 부모님은 의대 지원을 원하셨지만 틀에 얽매이는 게 싫어서 그 중에서 가장 자유스러워 보이는 건축학과에 지원했습니다."

그는 "군 제대 후 건설회사에 바로 들어갔는데 재미가 없었다"고 했다. "입사 후 건설현장 관리직 기사로 갔는데 기존에 나온 도면대로 시공을 한 것을 관리 감독하는 업무였어요. 물론 매우 의미 있고 중요한 업무이지만, 개인적으로는 주어진 그림대로 실행한다는 것이 재미있지 않았어요. 전 그 그림을 그리고 싶었거든요. 고민을 하다 우연치 않게 한국의 디벨로퍼(부동산개발) 관련 책을 읽게 됐는데 그 책을 읽고 나서 부동산개발에 가면 그 '그림'을 그릴 수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고 바로 이직을 알아보았죠."

문 대표는 "그런데 부동산개발 회사는 그 때 당시만 하더라도 직원을 공개 채용하는 분위기가 아니었고 주로 아는 이를 통해 경력직 직원을 채용하는 분위기였다"며 "어렵게 지인분의 소개로 부동산 개발회사에 연락을 하게 되었고 인턴사원으로 들어가게 됐다"고 했다.

"부동산 개발회사에 들어가니 일단 재미있었어요. 입사해서 다양한 업무를 경험했습니다. 분양하는 모델하우스에서도 잠깐 경험을 하고, 도시개발사업, 공동주택사업 등의 사업관리 뿐 아니라. PM, 신규사업기획 등에 참여해서 다양하게 일을 배웠습니다. 개발회사에서 배운 중요한 원칙중 하나는 원가(cost), 가격(price), 가치(value)의 지속가능한 관계였습니다.

원가는 가격보다 낮게 관리하고, 가격보다 고객들에게 제공하는 가치가 항상 커야만 지속가능하다는 기본적이지만 가장 중요한 원칙이죠."

"재미있었다"는 부동산 개발회사를 왜 3년 만에 퇴사했을까.

"당시 29세였어요. 지금 생각해보면 이른 나이였을 수 있는데, 본격적으로 '그림'을 그리고 싶었어요. 작지만 내가 기획에서부터 사업관리, 분양 또는 운영까지 내 방식대로 해보고 싶었습니다. 지금 생각해보면 주변에서 이르다고 했던 이유가, 쉽지 않더라고요. 그때는 사업보다 사람과 사회에 대한 경험이 많이 부족했던 것 같아요. 사업은 아이디어나 실행력이나 개인적인 성향이나 역량도 중요하지만 같이 갈 수 있는 사람과 상황을 만드는 일이 더 중요한 것 같아요. 사업하는 사람들은 누구나 느끼겠지만 사업은 기복이 있거든요. 단, 그 기복의 폭을 줄이고 그 방향성을 조금씩 더 좋은 방향으로 만들어 나가는 일이 중요한 것 같아요. 뜻이 맞는 사람들과 함께하고 같이 고민하고 일을 하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는 것을 느끼고 있습니다."

문 대표가 부동산 운영 부문에 대해 본격적으로 진행한 것은 지난해부터다. 그의 회사는 서울 논현동에서 몬스터피자앤펍도 운영하고 있다. 부동산 운영사업의 일환 중 하나다.

그는 "부동산 운영 사업과 관련해서 우리는 식음료나 호텔 등 전문 업종에서 오래하신 분들에 비하면 많은 경험을 갖고 있지 않다"면서 "호텔 등 운영부문에서 저희는 이제 시작이라 생각합니다. 신생아와 같은 거죠. 그러나 오히려 그것이 우리의 장점이라고 생각합니다. 다른 시각으로 볼 수 있으니까. 우리는 운영사업을 접근할 때 우리가 그 분야에 초보자라는 것을 항상 상기하면서 검토하고 진행합니다"고 했다.

"배우고 연구하고 고민하는 자세가 남과 다른 브랜드와 서비스를 만든다고 생각합니다. 부동산 개발도 마찬가지죠. 세상은 변하고 사업 환경은 끊임없이 바뀌기 때문에 기존 회사의 경험과, 기존에 우리가 해왔던 방식들에 대해 계속해서 우리 스스로 의문을 제기하려고 노력하고 있어요."

문 대표는 "부동산 개발 운영 쪽에 두 가지 원칙이 있다"며 "두 번째가 지속가능한 수익, 첫 번째는 할 때 즐거워야 한다는 것이다. 사업을 할 때 신나야 한다는 것이다. 신나서 한다는 것은 우리가 갖고 있는 철학과 맞아야 하고, 뭔가 다른 방식으로 결과물이 나와야 하고, 약간의 난이도가 있어야, 즐겁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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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인식 에이메스 호텔 대표 /사진=스타뉴스


"저희에게 부동산 운영사업에 있어 가장 중요한 것은 자기만의 브랜드를 만들고 키워가는 것이에요. 시간이 걸리는 과정이지만 철학을 갖지 못한 브랜드와 사업은 행동의 기준과 원칙, 방향이 흔들리기 때문에 지속 가능할 수 없다고 생각합니다. 운영 사업 중에서 호텔과 관련된 크고 작은 PM을 하면서 호텔 운영이 우리가 장기적으로 가져갈 수 있는 부동산 운영사업의 한부분이 될 수 있겠다고 생각했어요. 물론 현재 한국 시장에서 증가하고 있는 외국인 관광객 추세도 고려했습니다."

그는 "호텔 사업을 시작하면서 우리만의 운영 철학이나 에이메스스러움에 대해서 고민을 많이 한다"며 "지금은 그 답을 찾아나가는 과정이라고 본다. 단순히 객실을 팔고 호텔시설에서 어떤 서비스를 제공하는 것이 아니라 우리 호텔에 숙박하는 분들에게 여행의 일부로서 좋은 추억을 제공해주고 싶다. 그래서 우리는 고객들이 우리 호텔에 머물지 않는 순간에도 고객들과의 관계를 유지하고 좋은 추억을 환기할 수 있는 방법이 무엇인지 고민하고 있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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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인식 에이메스호텔 대표 /사진=스타뉴스


그에게 "10년 후 어떤 모습일 것 같냐"고 물었다.

"나의 꿈보다는 회사의 꿈, 부동산 운영과 관련돼서 강력하게 차별화된 브랜드를 2~3개 정도 운영하고 대담한 해외 부동산 개발 프로젝트를 진행하고 있었으면 좋겠어요."

30대에 자신의 사업을 시작한 문 대표에게 비슷한 꿈을 꾸고 있는 예비 청년사업가 지망생들에게 해주고 싶은 얘기를 물어보았다.

"처음에 안정된 직장을 다닐 때도 그렇고, 안정된 직장을 나와서 사업을 시작할 때도 주위의 우려나 반대가 많았어요. 제 생각이 맞는지 우려가 맞았는지는 지금 현재는 아무도 모르는 거죠. 그 아무도 모르는 상황으로 나를 내모는 게 사업의 첫 발입니다.

요즘에는 안정된 직업을 얻는 것이 최고의 목표가 되어가고 있는 상황이지만 굳이 그게 요즘에만 그런 것도 아니었다고 봐요. 과거에서부터 항상 안정과 도전 사이에서 그 누군가는 고민을 하고 도전한 자 중에 일부는 사회를 변화시키고 자신이 원하는 길을 가는 거죠.

최근에 한 기사에서 중국 젊은 청년들의 스타트업에 대한 열정과 관심에 대한 기사를 본 적이 있는데 그걸 보면서 대한민국의 30대로서 위기감을 느꼈어요. 우리나라도 자신을 불확실성 속으로 밀어 넣는 용기를 가진 사람들이 많이 나왔으면 좋겠고, 그것은 직장 생활 속에서 업무나 일을 할 때도 마찬가지라고 생각해요.

사회에서 많이 도전하라고들 하는데 사실 그게 되게 막연한 얘기거든요. 어떻게 다들 사업을 하고 창업을 할 수 있겠어요. 각자 성향에 맞게 각자 맞는 길을 가는 것이죠. 먼저 내 자신에게 맞는 길이 무엇인지 진지하게 고민해야 한다고 생각해요. 투쟁하듯 진지하게 고민하고, 답이 나온 것 같다면 치열하게 실행하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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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인식 에이메스 호텔 대표 /사진=스타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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