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우리 팀 4번 타자다!".. 그래서 성적은?

김동영 기자 / 입력 : 2015.05.07 08:23 / 조회 : 63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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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 시즌도 맹타를 휘두르며 팀의 선두 질주를 이끌고 있는 최형우. /사진=뉴스1








팀의 '4번 타자'는 타선의 중심이다. 확실한 '에이스'와 함께 강팀이 갖춰야 할 가장 기본 옵션이라 할 수 있다. 그렇다면 올 시즌 KBO 리그를 치르고 있는 10개 구단의 4번 타자들은 어떤 모습을 보이고 있을까? 타자별로 '4번 타순'에 들어섰을 때의 성적만 놓고 비교해봤다.

◆ 나도 잘 하고, 팀도 잘 나가고 - 최형우(삼성), 박병호(넥센), 김태균(한화)

5월 6일 기준으로 삼성-넥센-한화는 각각 1위-4위-5위를 달리고 있다. 삼성과 넥센은 기본적인 팀 전력이 탄탄하다는 강점이 있지만, 특히나 4번 타순에서 최형우와 박병호가 확실히 중심을 잡아주고 있다. 한화 역시 올 시즌 센세이션을 일으키는데 김태균의 힘을 빼놓을 수 없다.

우선 삼성의 최형우는 팀 부동의 4번 타자다. 올 시즌 타율 0.316, 10홈런 31타점, OPS 1.008을 기록중이다. 홈런-타점 3위이며, OPS는 12위다. 6억원의 고액 연봉자에 걸맞은 활약을 보이고 있는 셈이다.


'국가대표 4번 타자' 박병호 역시 마찬가지다. 타율 0.342에 6홈런 21타점, OPS 1.011을 기록중이다. 아직 홈런-타점-OPS에서 TOP10에 오른 것은 아니지만, 박병호라는 이름값이 주는 힘은 무시무시하다. 상위권 진입은 시간문제일 수도 있다.

프로야구 최고 연봉 선수 김태균도 꾸준히 제몫을 해주고 있다. 3번으로 7타수를 소화한 것을 제외하면 거의 대부분을 4번으로 뛰고 있다. 최근 10시즌 연속 두 자릿수 홈런에 5년 연속 3할을 때렸던 김태균은 올 시즌 벌써 6홈런을 기록중이다. 타율은 3할에 못 미치는 0.284지만, 3할의 가능성은 충분하다. 여기에 20타점을 올리며 4번 타자의 역할을 톡톡히 해내고 있다. OPS도 1.076에 달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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각 팀 4번 타자 가운데 가장 좋은 성적을 남기고 있는 테임즈. /사진=뉴스1(NC 제공)







◆ 분명 잘 하고 있다.. 하지만 아쉬운 팀 성적 - 테임즈(NC), 최준석(롯데)

지난 시즌 1군 진입 2년 만에 포스트시즌 진출이라는 괄목할 성과를 냈던 NC는 올 시즌 초반 15승 14패로 6위를 달리고 있다. 특히 투수진이 아쉽다(팀 평균자책점 4.87, 7위).

하지만 타선은 제 몫을 해내고 있다. 특히 4번 타자 테임즈는 지난 시즌만큼, 혹은 그 이상의 성적을 보이고 있다. 대타 한 타석을 제외하고 전부 4번으로만 나선 테임즈는 타율 0.344, 11홈런 32타점, OPS 1.246이라는 무시무시한 성적을 남기고 있다. NC가 팀 타율 3위(0.284)-팀 홈런 공동 4위(30개)를 달리는데 결정적인 역할을 해내고 있다.

롯데 최준석 역시 좋은 모습을 보이고 있다. 올 시즌 4번 타자로 나서 타율 0.293, 6홈런 21타점에 OPS 0.977을 기록중이다. 최상급 성적이라고 말하기는 조금은 무리가 있을 수 있지만, 충분히 상위권에 속하는 4번 타자다.

다만, 롯데가 다소 들쑥날쑥한 모습을 보이면서 7위에 그쳐 있는 부분은 아쉽다. 하지만 최근 트레이드를 통해 박세웅, 이성민, 안중렬 등을 영입하며 전력 보강의 의지를 드러내고 있다. 나아질 여지가 있다는 의미다.

◆ 팀 성적은 좋은데, 4번이 문제다 - 홍성흔(두산), 브라운(SK)

두산과 SK는 현재 2위와 3위를 달리고 있다. 시즌이 당장 끝난다고 하면 포스트시즌에 진출할 수 있는 상황인 셈이다. 두 팀 모두 투타에서 탄탄한 전력을 선보이며 시즌 초반 좋은 모습을 보이고 있다.

하지만 4번 타순으로 범위를 좁히면 이야기가 달라진다. 냉정히 말해 제몫을 못 해주고 있다. 두산 홍성흔은 4번 타순으로 67타수를 소화해 타율 0.239, 1홈런 10타점, OPS 0.689를 올린 것이 전부다. 그나마 최근에는 김현수에게 4번 자리를 내주고 하위 타순으로 밀렸다.

SK 브라운 역시 비슷하다. 4번 타순에서 76타수를 소화한 브라운은 타율이 0.237로 아쉽다. 5홈런을 때려내기는 했지만, 타점이 13개에 불과해 10개 구단 4번 타자들 가운데 하위권 성적이다. 장타율도 6일 홈런을 치면서 0.461이 됐지만, 전날까지는 0.408이었다. 연봉 70만 달러(약 7억6000만원)를 받지만, 성적은 몸값에 조금은 못 미치는 모양새다.

만약 홍성흔과 브라운이 더 좋은 모습을 보였다면, 두산과 SK의 순위는 지금과 또 달랐을지도 모른다. 물론 이는 향후 순위에도 똑같이 적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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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진을 거듭한 뒤 끝에 2군으로 떨어진 나지완. /사진=뉴스1







◆ 4번의 부진.. 팀도 부진 - 이병규(7번, LG), 나지완(KIA), 김상현(kt)

지난 시즌 기적처럼 포스트시즌에 진출했던 LG는 올 시즌 현재 9위까지 처져있다. 리빌딩을 진행중인 KIA 역시 초반 좋은 모습을 보였지만 현재 순위는 8위다. 신생팀 kt의 최하위는 시즌 전부터 예상된 바 있다.

KIA의 경우 투수진은 팀 평균자책점 4위(4.65)를 달리며 나름의 몫을 해주고 있다. 특히 불펜의 힘이 좋다. 하지만 타선은 반대다. 팀 타율 0.246으로 9위, 팀 홈런 23개로 8위다.

특히 4번으로 가장 많이 나선 나지완의 부진이 치명적이다. 나지완은 84타수를 소화해 타율 0.179, 1홈런 5타점에, OPS 0.476을 남기는데 그쳤다. 그리고 결국 2군으로 내려갔다.

LG의 이병규(7번)는 지난 시즌 타율 0.306, 16홈런 87타점을 때리며 LG의 4번 타자로 완전히 자리를 잡았다. 하지만 적어도 올 시즌 현재까지는 지난해 모습이 아니다. 4번 타순에서 90타수를 소화해 타율 0.233, 4홈런 15타점, OPS 0.811을 기록중이다. 물론 적지 않은 홈런과 타점을 만들어냈지만, '잠실형 4번 타자'로서 중장거리포와 생산성을 보였던 지난해 모습이 아직은 안 보인다.

신생팀 kt의 김상현은 냉정히 말하면 최근 3년간 보였던 기록과 비교하면 부활한 모습이다. 벌써 7홈런을 때려내 지난 시즌 기록한 5홈런을 넘어섰다. 하지만 '4번 타자'로서의 모습은 아쉬움이 남는다.

4번으로서 67타석을 소화한 김상현은 타율 0.224, 3홈런 7타점, OPS 0.685에 그치고 있다. 특히 장타율이 0.411에 불과하다. 타율 0.315, 36홈런 127타점을 올렸던 지난 2009년 같은 모습을 다시 볼 수는 없겠지만, 적어도 지금보다는 더 나은 성적을 올려줘야 kt도 반등할 수 있을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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각 팀별 4번 타자의 '4번 타순'시 성적. 외국인 타자의 경우 KBO 홈페이지 공시 연봉으로 계산. 환율 1080원 적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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